[짤 거의 없음 주의]
입학식부터 지각이라는 판타스틱한 일이 나한테 일어날줄은 꿈에도 몰랐다...
라고 말하고싶다만, 사실 이건 피할수없는 현실이다.
덕질하느라 늦게잔지 어언 4일.새벽 2시에 일어나 오후 5시에 일어나기만 했는데..
오늘이 입학식인줄도 모르고 덕질에 빠지다니.역시 나란인간.
버스타고가기엔 애매한 거리라 뛰어가고 있자니 다리 장난아니게 아프다.
이걸 어지다가 하소연할수도 없고,송민호한테 말하면 쪼개기나 하겠지.
강당이 어디에있는지도 몰라서 헉헉거리며 지나가는 선배(아마도)에게 물어보니 상냥하게 손가락질까지 해주시며 알려주셨다.
헉헉 숨을 내쉬며 강당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시작하기 바로, 전인듯 모두가 의자에서 일어나있는 모습에 1-1 줄 가장 뒤로 가서 섰다.
"그럼,지금부터 재학생 선서가 있겠습니다. 재학생 대표는 단상앞으로 나와주십시오."
oh 재학생 대표 oh
개오초-개오중-개오고.
이런 루트로 올라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모르는 사람투성이었다.
무엇보다, 여기 있을건 대충 다 있지만...조금 시골이고.
전교생 다 해봐야 200명도 안되는 수에 조금 놀랬다.
내가 서있는 1-1반도 고작 20명이니 말 다했지.
키 엄청 커보이는 남자 하나가 단상위로 올라갔다.
쫙 줄인 교복에 마이도 없이 와이셔츠 하나만 입고 덜렁덜렁 올라가서는 당당히 선서하는 모습에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저 흰피부하며,날카로운 눈매..겁나 짱 큰 코라니..!
진심 지나가다가 사람 한대 치게 생긴게, 보통 성격이 아니겠다.
"우와..무서뭐 무서워..."
옆에서 무슨 동굴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긴장이라도 한건지 물을 꿀꺽꿀꺽 마시며 말하는 모습이 조금...음 그랬다.
키는 엄청 큰놈이 저렇게..띨빵한 표정으로...
뭔가 신기한 생명체를 보는것만 같아서 빤히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흐흫,찡긋!"
"아..그래."
본인 입으로 "찡긋!"이라는, 흡사 고전 일본 만화에 나올것만같은 효과음을 내며 윙크하는...동급생을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
머리가..조금 아픈애인가보다.
얘를 보다가 아직도 단상위에 있는 선배를 바라보니 정말로 멋진것만같았다.
이름이 우지호?
oh oh
지호센빠이
oh oh
더럽게만 보이던 눈매가 이렇게 보니까 세쿠시하다. 핡 날 가져요 센빠이...!(부들부들)
선배가 뭐라뭐라 말하는데 목소리가 겁나좋다. 녹음해서 알람음으로 만들고싶다.
오 맙소사 멀린이시여...!이런 느낌?
"-하기때문에 가급적이면 이러한 행동들은 삼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시겠죠?"
"네에!!!"
어.
어어.
알겠냐는 말에 너무 크게 소리질러버린거같다.
전교생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있다. 물론 지호센빠이도..★☆
"대답해주셔서 기쁘네요."
그럼 이상으로, 개오고등학교 제 20회 입학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 말을 끝으로 입학식이 끝났다. 헐, 기쁘다니 헐헐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