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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2025
아픈 몸을 천천히 일으키자 침대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는 돈에 한숨을 쉬며 하나하나 모아 지갑에 담았다. 참으로 비참했지만 이제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작게 미소 지으며 몸을 씻고 모텔을 나왔다.  

  

50만원. 필요치도 않는 물건들을 잔뜩 사고 다섯 번을 응모한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쾅쾅. 세게 두드려지는 문에 한숨을 쉬고 입술을 꼭 물며 살짝 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을 세게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남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왜,. 왜 오셨어요."  

  

"뭐,"  

  

"아.."  

  

  

  

  

  

  

  

가만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재미가 없던 것인지 내 뒤로 가 나를 안으며 큰 손으로 가슴을 아프게 주물 거리는 남자에 입술을 꾹 깨물며 신음을 참고 주먹을 세게 쥐었다.  

  

  

  

.  

  

  

"아파요.."  

  

  

  

.  

  

옷 안으로 손을 넣는 행동에 소름이 끼쳐 눈을 꾹 감았다. 반항도 하지 못하고 멍하게 서 있다 손을 빼고 저를 빤히 보는 남자를 마주 봤다. 왜, 왜.  

  

  

  

  

  

  

  

"오늘은 그냥 심심해서 온 거야. 조금 있다 스케쥴 있어서 오늘은 아쉽게도 못 해."  

  

  

  

  

  

  

  

남자의 말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남자는 가수였다. 티비가 없는 나는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꽤나 알아주는 가수라고 했다. 1년 전. 처음에는 그저 후원자로 만났었다. 한 달에 10만원. 한 달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액수였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었다. 그렇게 5개월 쯤 지냈을까, 남자가 제안을 해왔다. 한 번 잘 때마다 50만원씩 주겠다고. 이미 나는 몸을 파는 일을 하고 있었고, 망설일 것은 없었다. 알겠어요. 한 달 정도는 내가 원할 때만 남자와 잤다. 하지만 얼마 정도 지나자 남자는 강제로 관계를 요구했고, 결국 남자에게 맞으면서 강간을 당했다. 남자는, 참 비참하게 아침에 눈을 뜨면 사라졌고 항상 배 위에 돈을 흩뿌려 두고 갔다. 내게 참 공포스러운 사람이었다 남자는.  

  

  

  

  

  

--  

  

  

  

  

  

약 일주일이 지나고 브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자 공지로 떠 있는 당첨자 명단에 '박○○' 내 이름이 적혀 있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랬다. 오빠를 만날 수 있다. 머리 속에 작게 오빠의 얼굴을 그려보았다. 얼른, 보고 싶다.   

  

오빠가 무엇을 좋아하던가, 생각하다가 어렸을 때 정말 좋아해 마지않던 딸기잼 쿠키를 만들어주자. 하는 생각에 마트로 가 재료를 사고 아직 집에 남아있던 오븐을 이용해 쿠키를 굽기 시작했다.  

  

  

  

  

  

"버터에 박력분을 넣고…"  

  

  

  

-  

  

  

  

"맛있다."  

  

  

  

  

예쁘게 구워진 쿠키들에 흐뭇하게 웃으며 하나하나 예쁘게 포장해 작은 종이 가방에 넣었다. 내일 분명 기쁘게 받아 줄 오빠를 기대하며.  

  

다음날이 되자 일찍도 떠지는 눈에 팔을 쭉 펴고 하품을 한 번 하고 깨끗하게 몸을 씻었다. 오랜만에 보는 오빠한테 더러운 냄새를 맡게 하지 않았으면 해서. 집에 있던 가장 예쁜 옷을 꺼내 입고 몸을 팔 때처럼 진한 화장이 아닌 연하게 살짝 바른 수수한 화장을 하고 머리도 예쁘게 올려 묶었다. 오늘, 박○○. 정말 예쁘다. 정말 예뻐.  

  

3시간 정도 이르게, 팬미팅 장소로 이동하자 분명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꽉 찬 건물에 새삼 놀라 잠시 휘휘 돌아보다 자리를 잡아 앉았다.   

  

  

  

  

  

  

"야, 저 분 박찬열 닮지 않았어?"  

  

"누구? 헐, 진짜. 완전 똑 닮았.."  

  

  

  

  

  

  

주위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에 뭔가 싶어 고개를 들자 갑자기 터지는 플래시에 놀라 잠시 굳어 있다 다시 핸드폰으로 고개를 돌렸다. [남자].. 입술을 한 번 꾹 깨물고 거절을 눌렀다. 내 오빠를 만나러 온 이런 날에 기분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갑자기 귀를 찌르는 비명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자 엑소 멤버인 듯한 12명이 보였다. 저기 있다. 내, 내 오빠.   

  

웃음이 맑은 사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커다란 눈도, 오똑한 코도, 특이한 모양의 귀도. 모두 단 번에 오빠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을 만큼.  

  

  

  

  

  

  

"We are one! 안녕하세요 엑소 입니다."  

  

  

  

  

  

와 정말 많이 오셨네요. 멤버가 말을 하면 팬들이 소리를 지르고, 말을 하면 소리 지르고. 너무 시끄러워서, 잠시 나갔다 올까 하다가도 오빠를 놓쳐 버릴 것 같아 귀를 살짝 막으며 오빠를 줄곧 응시하고 있었다.   

  

  

  

  

  

  

  

  

"자, 질문을 하는 시간이죠! 질문이 있으신 분 손 번쩍!"  

  

  

  

  

  

  

리더인 듯 보이는 사람의 말에 소리를 지르며 손을 드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손을 들어볼까 하다가 어떤 질문을 해야 할 지 몰라 소심하게 두 손을 꼭 쥐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듣고만 있었다.   

  

  

  

  

  

"오빠, 저 어때요?"  

  

"초콜릿이 좋아요 사탕이 좋아요?"  

  

  

  

  

  

의미 없는 질문들이 이어지고 그 다음 질문,  

  

  

  

  

  

"멤버 전부, 형제 관계가 어떻게 돼요?"  

  

  

  

  

  

  

그 질문을 하자마자 눈에 띄게 굳어지는 오빠의 표정이 보였다. 오빠는, 어떻게 대답할까.   

  

  

  

"아, 일단 중국 멤버들은 부모님만 있으세요. 중국은 한 명의 아이만 낳도록 하거든요."  

  

"음, 저는 여동생 한 명 있죠. 동글동글 예쁘장하게 생겼어요. 못 본 지 한참 돼서 좀 그립네요."  

  

"맞아요, 민석이 형 동생 진짜 예쁘게 생겼어요. 장난으로 소개 시켜 달라고 하면 정색하면서 안 돼. 이러더라고요. 엄청 동생 바보예요. 동생 바보."  

  

"저는 형 한 명이요. 서강대 졸업 했어요. 정말 잘생기고 키도, 크고."  

  

  

  

  

리더의 형 소개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탄식 -잠깐의 현타-이 터져 나온다.   

  

  

  

"저는."  

  

  

낮은 목소리의 오빠가 마이크를 들었다.  

  

  

  

  

"저는,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좀 길게 이야기 해도 될까요?"  

  

  

  

  

네에. 팬들과 리더의 허락을 구하고 입을 여는 오빠는 어딘지 슬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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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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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이게얼마만이에요!!완전완전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부디ㅇㅇ이와찬열이가다시만나서잘살수있기를ㅠㅠㅠㅠㅠㅠ너무애틋해요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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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ㅠㅠㅠㅠㅠ찬열아 제발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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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34.2
열아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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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으헝... 찬열아 바로 앞에 있어 어헝헝헝...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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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2.224
너무ㅜ재밋셔워ㅓㅓㅓㅓㅠㅠㅠㅠㅠㅠ 슬퍼ㅓㅠㅠㅠㅠ언제또나와여ㅠㅠㅠㅠ빨리오세여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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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으앙찬열이랑동생이랑얼른만낫으며뉴ㅠㅠㅠㅠㅠㅠ동생앞에잇자네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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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ㅠㅠㅠㅠㅠㅠㅠㅠㅠ얼른 만났으면 좋겠어요 찬열이가 제발 알아보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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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으허 그리워 하고 있구나!!! 엄청 그리워 하고 있는거야 분명히!!!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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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그래친열아!!어서어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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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아아ㅏㅏㅏㅏㅏㅏㅏ 작가님 타이밍 진짜 짱으로 끊으신다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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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ㅠㅠㅠㅠㅠㅠ해ㅠㅠㅠ해도되ㅠㅠㅜ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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