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을 천천히 일으키자 침대 이곳저곳에 흩뿌려져 있는 돈에 한숨을 쉬며 하나하나 모아 지갑에 담았다. 참으로 비참했지만 이제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작게 미소 지으며 몸을 씻고 모텔을 나왔다. 50만원. 필요치도 않는 물건들을 잔뜩 사고 다섯 번을 응모한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쾅쾅. 세게 두드려지는 문에 한숨을 쉬고 입술을 꼭 물며 살짝 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을 세게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남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왜,. 왜 오셨어요." "뭐," "아.." 가만히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재미가 없던 것인지 내 뒤로 가 나를 안으며 큰 손으로 가슴을 아프게 주물 거리는 남자에 입술을 꾹 깨물며 신음을 참고 주먹을 세게 쥐었다. . "아파요.." . 옷 안으로 손을 넣는 행동에 소름이 끼쳐 눈을 꾹 감았다. 반항도 하지 못하고 멍하게 서 있다 손을 빼고 저를 빤히 보는 남자를 마주 봤다. 왜, 왜. "오늘은 그냥 심심해서 온 거야. 조금 있다 스케쥴 있어서 오늘은 아쉽게도 못 해." 남자의 말에 작게 한숨을 쉬었다. 남자는 가수였다. 티비가 없는 나는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지만, 꽤나 알아주는 가수라고 했다. 1년 전. 처음에는 그저 후원자로 만났었다. 한 달에 10만원. 한 달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액수였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었다. 그렇게 5개월 쯤 지냈을까, 남자가 제안을 해왔다. 한 번 잘 때마다 50만원씩 주겠다고. 이미 나는 몸을 파는 일을 하고 있었고, 망설일 것은 없었다. 알겠어요. 한 달 정도는 내가 원할 때만 남자와 잤다. 하지만 얼마 정도 지나자 남자는 강제로 관계를 요구했고, 결국 남자에게 맞으면서 강간을 당했다. 남자는, 참 비참하게 아침에 눈을 뜨면 사라졌고 항상 배 위에 돈을 흩뿌려 두고 갔다. 내게 참 공포스러운 사람이었다 남자는. -- 약 일주일이 지나고 브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자 공지로 떠 있는 당첨자 명단에 '박○○' 내 이름이 적혀 있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달랬다. 오빠를 만날 수 있다. 머리 속에 작게 오빠의 얼굴을 그려보았다. 얼른, 보고 싶다. 오빠가 무엇을 좋아하던가, 생각하다가 어렸을 때 정말 좋아해 마지않던 딸기잼 쿠키를 만들어주자. 하는 생각에 마트로 가 재료를 사고 아직 집에 남아있던 오븐을 이용해 쿠키를 굽기 시작했다. "버터에 박력분을 넣고…" - "맛있다." 예쁘게 구워진 쿠키들에 흐뭇하게 웃으며 하나하나 예쁘게 포장해 작은 종이 가방에 넣었다. 내일 분명 기쁘게 받아 줄 오빠를 기대하며. 다음날이 되자 일찍도 떠지는 눈에 팔을 쭉 펴고 하품을 한 번 하고 깨끗하게 몸을 씻었다. 오랜만에 보는 오빠한테 더러운 냄새를 맡게 하지 않았으면 해서. 집에 있던 가장 예쁜 옷을 꺼내 입고 몸을 팔 때처럼 진한 화장이 아닌 연하게 살짝 바른 수수한 화장을 하고 머리도 예쁘게 올려 묶었다. 오늘, 박○○. 정말 예쁘다. 정말 예뻐. 3시간 정도 이르게, 팬미팅 장소로 이동하자 분명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꽉 찬 건물에 새삼 놀라 잠시 휘휘 돌아보다 자리를 잡아 앉았다. "야, 저 분 박찬열 닮지 않았어?" "누구? 헐, 진짜. 완전 똑 닮았.." 주위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에 뭔가 싶어 고개를 들자 갑자기 터지는 플래시에 놀라 잠시 굳어 있다 다시 핸드폰으로 고개를 돌렸다. [남자].. 입술을 한 번 꾹 깨물고 거절을 눌렀다. 내 오빠를 만나러 온 이런 날에 기분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갑자기 귀를 찌르는 비명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자 엑소 멤버인 듯한 12명이 보였다. 저기 있다. 내, 내 오빠. 웃음이 맑은 사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커다란 눈도, 오똑한 코도, 특이한 모양의 귀도. 모두 단 번에 오빠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을 만큼. "We are one! 안녕하세요 엑소 입니다." 와 정말 많이 오셨네요. 멤버가 말을 하면 팬들이 소리를 지르고, 말을 하면 소리 지르고. 너무 시끄러워서, 잠시 나갔다 올까 하다가도 오빠를 놓쳐 버릴 것 같아 귀를 살짝 막으며 오빠를 줄곧 응시하고 있었다. "자, 질문을 하는 시간이죠! 질문이 있으신 분 손 번쩍!" 리더인 듯 보이는 사람의 말에 소리를 지르며 손을 드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손을 들어볼까 하다가 어떤 질문을 해야 할 지 몰라 소심하게 두 손을 꼭 쥐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듣고만 있었다. "오빠, 저 어때요?" "초콜릿이 좋아요 사탕이 좋아요?" 의미 없는 질문들이 이어지고 그 다음 질문, "멤버 전부, 형제 관계가 어떻게 돼요?" 그 질문을 하자마자 눈에 띄게 굳어지는 오빠의 표정이 보였다. 오빠는, 어떻게 대답할까. "아, 일단 중국 멤버들은 부모님만 있으세요. 중국은 한 명의 아이만 낳도록 하거든요." "음, 저는 여동생 한 명 있죠. 동글동글 예쁘장하게 생겼어요. 못 본 지 한참 돼서 좀 그립네요." "맞아요, 민석이 형 동생 진짜 예쁘게 생겼어요. 장난으로 소개 시켜 달라고 하면 정색하면서 안 돼. 이러더라고요. 엄청 동생 바보예요. 동생 바보." "저는 형 한 명이요. 서강대 졸업 했어요. 정말 잘생기고 키도, 크고." 리더의 형 소개가 끝나자 여기저기서 탄식 -잠깐의 현타-이 터져 나온다. "저는." 낮은 목소리의 오빠가 마이크를 들었다. "저는,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좀 길게 이야기 해도 될까요?" 네에. 팬들과 리더의 허락을 구하고 입을 여는 오빠는 어딘지 슬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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