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금 눈이 젖어든다. 또, 이렇게, 또? 2 어쩐지 너무 쉽게 끝을 보았다. 꽤나 힘들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쩐지. 어쩐지 네가, 너의 내가 아닌 네가 너무 쉽게 떠올랐다. 3 그네들이 모두 아무도 나의 것이 아님을 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것이 아닐 것임을, 안다. 어쩌면 그때문일까? 코끝이 찡해지는 이유가. 4 결국 내게 남은것은 무엇이고 얻은것은 무엇이었나? 내가 너를 이렇게 가까스로 밀어내고 남은것은? 지금 여기, 네 대신 도대체 무엇이. 너를 품고 놓지 못했던 수많은 밤들, 내안의 너와 함께했던 그 수많은 날들이 이렇게, 흘러 흘러 저 멀리 가버리고 나면. 아, 여기엔 대체 무엇이 남을까? 5 그래, 자연스러운 것이리라. 이렇게 눈이 새빨개지는것, 어느새 눈이 척척히 젖어드는것, 울분이 터지는것, 이 모두 자연스러운것이리라. 언젠가 훗날에 내 지금을 떠올리면, 만족하게 되리라. 비로소 깨닫게, 비로소 알게 되리라. 만약 그때에 결과가 다르다 하여도, 지금은 이를 붙들어야지. 허해진 내 손에, 맘에 이를 붙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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