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X김동혁
바비X비아이
※두 커플이여서 다각으로 제목 했다가 다음 회부터 준혁 분량이 더 많아 질 것 같아서 제목 수정했어요ㅠㅠ※
ㅌ
난 올바르고 착한 학생이다. 비록 아주 작고 사소한 사고를 치는 바람에 학교에서 잘려 시골로 강제 전학을 왔지만 난 순수하고, 착한 올바른 학생이다. 너 때문에 내가 못 살겠다며 시골에 짱박아두려는 부모님의 말씀을 반항 없이 따라 시골로 내려왔다. 사촌 형이 여기서 하숙집을 하고 있다나 뭐라나. 난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쓸쓸하고 외롭게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아아, 날씨가 좋아요. 어머니는 잘 계신가요? 평소에 좀 잘 할 걸 그랬나 봐요.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휙휙 지나가는 창밖을 즐겼다. 내 나이 18세. 난 어리다. 엄마가 보고 싶어. 손에 들린 호두과자를 씹어먹으며 사색에 잠겼다. 아니야, 구준회 넌 잘 할 수 있어. 넌 잘생겼잖아? 창밖을 보다 창문에 비친 제 얼굴에 키스를 날렸다. 이렇게 잘생겨서 어떡할래, 너? 하. 너란 구준회... 위험한 구준회... 옆에 앉아 계시는 파마한 아주머니가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내가 잘생겨서 쳐다보시나 봐. 또 한번 뿌듯해졌다. 그렇게 버스는 달리고 또 달려서 평창에 도착했다. 올림픽 열릴 때까지 여기 살지 뭐. 좋네! 엄마가 문자로 대충 설명해 놓은 길을 따라 이 골목 저 골목을 지나 도착한 곳은 상당히 커다란 집이었다. 사실 난 내 사촌 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사촌 형도 나만큼이나 잘생겨서 주변에서 가만두지를 않았다는 것 같은데. 그래서 속세와의 연을 끊고 산으로 들어온 거라나 뭐라나. 일단은 엄마가 전화를 해놨다 했으니 핸드폰 화면을 보며 머리를 정리하고 '난 벨 이에요.'라고 말하는 것 처럼 툭 튀어나온 버튼을 꾹 눌렀다.
-하읏!
씨,씨발. 이거 뭐야. 버튼을 누르자 이상한 소리가 아주 커다랗게 울렸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번 버튼을 꾹 누르자 똑같은 소리가 또 커다랗게 울렸다. 이 미친 집은 뭐야!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자 안쪽에서 우당탕탕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렸다. 와, 나보다 키가 크잖아? 또래보다 큰 편이라 누굴 올려다 본 적이 없는 나였는데 이 남자는 나보다 한 5cm는 큰 것 같았다. 서로 아무 말없이 눈만 껌뻑이며 바라봤다. 한 30초간을 그렇게 있었나? 남자는 다시 스르륵 문을 닫았다. 왜 닫아!!
"저기요? 김한빈씨 되십니까?"
-누구냐 넌
"그쪽 사촌 입니다만?"
-엥?
아마 방금 나왔던 남자가 내 사촌 형인가 보다. 다시 문이 벌컥 열리고 커다란 토끼 같은 남자가 다시 툭 튀어나왔다. 지금 보니 이 사람 옷을 안입고 있다. 첫인상이 강렬하네요? 정말 순수한 의도로 말한 건데 남자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게이야? 왜 이래? 그리고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김한빈(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뒤에 허옇게 마른 남자가 똑같이 아무것도 입지 않고 눈을 비비며 서있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남을 이해할 줄 알고 나와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는 트인 생각의 가진 구준회니까! 아무렇지 않아. 태연하게 토끼형을 밀치고 현관으로 들어섰다. 어어, 네가 준회구나! 하고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말한 토끼형은 다급하게 내 앞을 막았다. 뭐야? 인사하라는 거야? 안녕하세요. 꾸벅 허리를 숙이고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내 방이 어디냐는 뜻을 내포한 눈빛으로 나의 사촌 형(으로 추정되는 토끼형)을 쳐다봤다. 당황해서 어, 어? 왜? 왜? 하는 것을 보니 내 깊은 뜻을 알아듣지 못했나 보다. 뒤에 서서 아무 말도 않고 있던 허연 남자는 대충 바닥에 있던 담요를 뒤집어쓰곤 계단을 가리키며 이층. 하고 짧게 말했다. 저 형이 나랑 말이 좀 통하는 것 같았다.
"저 그런데 한빈이 형? 여기 벨소리 왜이래요?"
"나? 난 한빈이가 아닌데..."
...?
"그쪽이 아니라,이쪽."
토끼형이 내 사촌 형 아니었어? 충격과 공포에 빠져 어깨에 턱 올려진 손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담요를 뒤집어쓴 허옇고 마른 남자가 눈을 비비며 나를 보고 있었다. 뭘 봐. 악의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절하지도 않은 목소리가 퉁명스럽게 툭 말을 뱉었다. 캐리어를 어떻게 계단으로 끌고가요? 난, 연약한데. 그게 무슨 개소리냐는 황당한 표정을 짓는 사촌 형의 표정이 볼만했다. 난 피곤하고 지금 매우 지쳐있지만 티는 나지 않을 거야. 왜냐고? 내가 티를 내지 않고 있으니까. 하는 수 없이 연약한 팔로 캐리어를 안아들었다. 옆에 있던 토끼형이 들어주려는 듯 팔을 뻗었지만 김한빈 형이 그런 토끼형의 등짝을 퍽 내리쳤다. 이제 보니 완전히 놀부구먼? 답지 않게 소녀감성을 가진 난 나에게 도움을 주려 했던 토끼형에 대한 호감도가 50 정도 상승했다. 낑낑거리며 이층으로 올라오자 방이 4개나 있었다. 선택의 문? 뭐 어디 열었더니 나니아 연대기 옷장의 비밀 뭐 이런 세계가 펼쳐지고...,는 사실 내 바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니아 연대기를 감명 깊게 봤던 난 항상 내가 선택받은 아이라 생각하고 남의 집을 갈 때마다 옷장 구석에 처박혀 '너네를 구해줄게' 따위의 개소리를 지껄였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내가 심하게 쪽팔린 듯 나를 모르는 척 외면했다. 하지만 이번엔 느낌이 좀 달라, 그래! 이 문 뒤에는 분명 나니아가...!
"죽고싶냐, 씹새야?"
"죄송합니다."
곧바로 문을 닫았다. 일단 첫 번째 문은 실패였다. 문 안에 있는 사람은 굉장히 난폭해 보였다. 딱 봐도 나보다 키도 작고 동글동글하게 생겼지만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은 걸걸했다. 뒤에 따라올라온 나의 사촌 형의 표정이 꼭 '저 멍청한 새끼...'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느새 옷을 다 입고 있는 김한빈 형은 터벅터벅 걸어가 제일 끝에 있는 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저기가 내 방이구나. 캐리어를 끌고 따라 들어가자 보인 방의 모습은 단편적으로 침대 하나, 작은 옷장과 책상 하나 그리고 그 위에 콘돔 하나. 배려심 넘치는 사촌 형. 그래도 난 아직 미성년자라 그런 건 필요 없어요. 많이 해봤을 것 같아도 사실 동정이거든요. 거울이 없네? 하지만 괜찮아. 내 캐리어 안에 거울은 많으니까. 모닝 준준회 이브닝 준회 굿나잇 준회. 하루에 세 번 거울을 봐야 할 필요가 있는 얼굴이었다. 그래야 이 각박한 세상에서 좀 숨통이 트이지 않겠어? 거울을 어디서 달까 고민하며 여기저기를 둘러보자 김한빈 형은 천천히 내려오라는 말을 하곤 방을 쏙 나가버렸다. 그리고 얼마있지 않아 밖에서 화난듯한 김한빈 형 목소리도 들렸지만 뭐라고 하는지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 여기가 좋겠다! 나는 침대와 책상의 사이에 거울을 걸어놓고 만족스럽게 내 얼굴을 쳐다봤다. 이 눈, 이 코, 이 입술! 완벽해. 살짝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방을 나섰다. 동시에 앞 쪽 방문이 열리더니 웬 부잣집 아들처럼 생긴 사람이 절대로 내가 한 게 아니야, 한빈아! 하며 마구 뛰어 내려갔다. 나만큼은 아니지만 잘 생겼네. 조금 높은 계단을 혹여나 넘어질까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거실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아까 그 토끼형은 바지만 입은 채로 무언가 열심히 볶아댔고 김한빈 형은 부잣집 아들처럼 생긴 사람을 마구 때려댔다.
"내가,집에,올,때는,여자,끼고,오지,말라고!"
"악! 내가,내가 데리고 온 게 아니라니까!"
"그럼 누가 데려왔냐고!"
왜 저를 보세요? 전 방금 전에 이 집에 들어왔는데... 억울해져서 시선을 피하자 김한빈 형은 나를 빤히 보다 다시 부잣집 아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지금 네 방에 있는 여자 당장 내보내라고! 걔가 나한테 오빠라고 했단 말이야! 아, 지금 그게 문제인 거야? 득도한 듯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끄덕이며 부엌으로 가 토끼형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뭘 만들고 있는 거야? 인육 볶음밥? 토끼형은 양파를 도마에서 자르지 않고 굳이 손위에다 잘랐다. 내가 알기론 분명 양파는 흰색인데 형이 들고 있는 양파는 붉은색이었다. 난 밥 안 먹어야지. 왠지 저거 먹으면 큰 병에 걸릴 것 같아. 내 가방에는 프링글스가 들어있으니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야. 계단이 삐걱거리는 소리에 그쪽을 쳐다보자 아까 그 난폭한 사람이 인상을 잔뜩 쓰고 내려왔다. 난 저 사람이 무서워. 살면서 누군가를 향해 두려운 마음을 품은 건 처음이야. 슬금슬금 난폭한 남자를 피해 거실 구석에 찌그러졌다. 그때 누군가 후다닥 현관문을 벌컥 열고 도망쳤다. 저 사람이 부잣집 아들이 데려온 여자인가? 나도 마음만 먹으면 저런 여자들쯤은 줄줄이 나를 따를 텐데.
"한빈아! 나 밥 다 만들었어! 네가 좋아하는 김치볶,"
"네가 만든 거 안먹어"
차가운 우리 사촌 형..., 토끼형 표정이 거의 울기 직전이다. 저 형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소녀감성인가? 내 섬세한 성격과 잘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저 난폭한 남자는 정말 나와 맞지 않아. 어떻게 저 인육 볶음밥을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어? 저 밥이 빨간 건 케첩 때문이 아니라 저 토끼형 피 때문이고 거기서 씹히는 고기는 돼지고기가 아니라 토끼형 살이라고! 잔인한 사람. 가까이해서는 안될 블랙리스트 1순위가 분명하다. 그리고 저 우리 형한테 맞고 있는 부잣집 아들. 저 형은 여자관계가 복잡해 보이니까 친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방이 하나 더 있던데 거기에는 누가 살고 있는 거야? 들썩이는 토끼형의 어깨를 토닥이며 한숨을 쉬었다.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힘겨운 나날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 집에 들어온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에너지맨인 구준회가 기가 딸리는 것을 보면 이 집에는 마(魔)가 끼어있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도대체 왜 김한빈 형이랑 토끼형은 옷을 벗고 있던 거야? 정말 게이야? 히익! 내가 지금 게이를 달래주고 있는 거야? 자, 내 오른손아. 당황하지 마. 넌 같은 사람을 달래주고 있을 뿐이야. 절대로 게이를 달래주는 게 아니라고!
"야"
"...예?"
"이름이 뭐냐?"
"꾸주네라는데?"
"구준회에요."
꾸주네가 아니라. 뭉게지는 발음의 토끼형은 흐어엉 하며 우는소리를 내더니 이 집에 일층에 있는 방 중 하나로 잽싸게 들어가 버렸다. 아 왜 저래, 진짜!! 난폭한 형은 정말 '난 지금 저 새끼가 한심해서 죽기 직전이야' 라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김한빈 형은 왜 따라 들어가? 맞고 있던 부잣집 아들은 더러운 거실 바닥에 널브러져 꿈틀거렸다. 어색하다. 지금 거실엔 난폭한 형과 맞아 죽은듯한 부잣집 아들, 그리고 잘생긴 나밖에 없었다. 1시간 같은 10초의 정적이 지나고 김한빈 형과 토끼형이 들어간 방에서 이상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청력 좋은 나는 듣고 싶지 않아도 선명하게 들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시위하냐? 니가 만든 밥 안 먹었다고?
-나 손도 이렇게 다쳐가면서 너 주려고 만들었는데...
-난 대신 니 몸에서 나온 다른 거 먹잖아
....네 몸에서 나온 다른게 뭐죠? 그래. 이제야 확실히 깨달았다. 이 집은 이상해. 나만 빼고 다 비정상이야. 인육 볶음밥을 먹고 있는 저 남자도, 기절한 줄 알았더니 자고 있는 저 부잣집 아들도. 그리고 게이 사촌 형과 게이 토끼형 이 둘이 제일 이상해. 어머니, 서울의 달은 오늘도 아름답나요? 오늘따라 보고 싶어요. 물론 아침에 보고 왔지만 말이에요. 조만간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서울로 올라갈게요.
-
설명 드릴게 있는데 준회 설정이 중2병이라 말투가 저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해좀...(먼산)
그렇게 구준회는 게이형들을 따라 김동혁을 좋아하게 되는데.....
연재... 꾸준히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ㅅ;... 일단 올리고 ...(도망)
+) 난폭한 형 진환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진환공 좋아해서.........(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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