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a
Written by.비얀코
똥오빠님이 주신표지임니다♥ 소고기님께서 주신 표지입니다♥![[Exo-k/찬백] Reina 23 完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0/3/b03d6300e689a93db28454adf3cf09c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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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훈에게 사장자리를 넘겨준 지 5일 째 되던 날 이였다. 회사 앞이 기자들로 붐벼서 소란스러웠다. 카메라 플래시가 여러 번 번쩍거린다. 세훈은 그저 회사 바로 앞에 작게 카페트를 깔아놓고 동그란 단상위에서 간소하게 기자회견을 했다. 가장 먼저 사장자리에 올라가서 추후에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설명했고 다음에 찬열에 대해 언급했다. 호적상의 형제에 불과하지만 자신은 진정으로 찬열을 따른다고, 멋있는 형이라고. 또한 사장이란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게 될 찬열을 응원한다고 했다.기자들이 찬열이 무슨 사업을 하냐고 캐물으려하자,
형이 자신의 힘으로 사업해 보고 싶다하셔서 더 이상은 말씀 못 드리겠네요. 하고 세훈이 미소 지었다.
찬열이 모자를 꾹 눌러쓴 채로 그런 세훈을 지켜보고 있었다. 옆에는 당연하게도 백현이 있었다. 귓속말을 했다. 역시 말은 진짜 잘하네요. 그리고 그 말에 동의하며 응, 그러게. 하고 속삭였다. 말이 끝난 듯 세훈이 작은 단상에서 내려와 회사의 회전문 안으로 쏙 들어갔다. 기자들도 장비들을 주섬주섬 주워 철수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찬열이 백현의 손을 꼭 쥔 채로 빠르게 그 틈을 스쳐지나갔다. 엘리베이터가 열려있는 게 보여 빠르게 탑승했다. 역시나 그 안에는 오세훈이 있었다.
"지켜보고 있었구나."
"응, 당연하지. 잘하더라. 믿음직스럽네."
"아… 다행이다, 근데 형, 아지트에 있었던 쓸만한 사람들이 다 나갔어…."
"아 종인이랑 경수?"
"또 있어…."
…누구? 했더니만 그 예전의 아줌마 기억하냐고 세훈이 웃는다. 그래, 백현이 어머님이잖아. 집으로 데려왔어. …그리고 내 어머님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거, 아시고 나서 처음으로 내 집에 오래 계시다 가셨어. 어떻게 됐냐고? 백현이 어머님이랑 친해지셨어. 그리고 백현이와 나와의 관계에 대해 정의했어. 당연히 놀라시더라, 하지만 아들을 믿어주시더라, 잘 지내보라고…. 절때 아버지와 같은 계보를 걸어서는 안 된다고. 잘해보라고 응원해주시더라. 음, 그리고 집에 남아있던 빈 방하나 드리려 그랬는데, 아들 연애하는데 방해하실 수 없다고 하셔서 부담 갖지 않게 편안한 오피스텔로 집 마련해드렸어.
엘리베이터가 8층에서 멈추어 섰다. 내려서 당연하게도 사장실로 갔다. 거기엔 당연하게도 김준면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또 그 반대편에는 루한이 앉아있었다.
…루한? 찬열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루한 팀장이 왜 여기 있어? 쩬니오 그룹 사람이잖아. 하고 말했다.
"…이런, 여태껏 속여서 미안해. 형. 루한은 쩬니오그룹 사람도 맞지만, 실질적으론 내 밑에 있던 사람이야."
"……무슨 소리야?"
"스파이였단 소리야. 쩬니오그룹에서도, 우호그룹에서도."
"그럼, 루한이 왜 네게 총을 쏘았지?"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 이였다. 그래, 루한이 이곳에 있으니 스파이였다고 생각할 법도 하다. 근데 그렇다 치면 저번에 총은 왜 쏜 거야? 세훈의 밑에 있는 사람이라면서…. 그러자 루한이 씁쓸하게 웃으며 입을 떼었다. 그 때 만큼은 찬열의 편이였어요. 세훈이 미웠거든요. 하고 대답했다. …왜? 하고 묻자 루한이 고개를 절레 젓는다. 그런 게 있어요. 이만하면 됐고, 이제 서로 인사나 하지 그래? 응? 이제 이쪽에서 손 떼시니까. 얼굴보기 힘들 텐데. 세훈의 말에 루한과 준면이 고개를 돌려 인사해왔다.
"백현아, 잘 지냈어? …그 때. 고마웠어."
"아뇨, 뭘요. …형 믿었어요. 그래서 형 믿고 그럴 수 있었어요."
"찬열이도 이제 볼 일 없겠네? 질긴 인연 이였지, …그래. 미안했고 고마웠다."
준면이 짧게 인사를 했다. 조금 어색하면서도 분위기 자체는 편안했기 때문에 찬열은 아무렇지 않게 세훈과 준면, 루한 세 사람에게 모두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실은 얼굴을 더 보고 얘기할 마음이 없어서였다. 특히 …준면은 아무리 오해를 풀었고, 이해해주었다고 한들 어린날의 앙금과 더불어서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아랫입술을 꾹 깨문채로 사장실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한 여름이라 그런지 백현과 잡고있던 손에 땀이 배겨들었다. 백현이 손을 살짝 빼내어 옷에 자신의 손을 문지르고 다시 찬열의 손을 잡아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서도 그 손을 놓지 않은 채로 밖으로 나왔다. 회사의 공영주차장으로 가서 익숙하게 흰 세단의 차에 올라탔다.
오늘 아침에서야 완공된 아이스크림 집으로 갈 생각 이였다. 디자인은 백현이가 좋아할 만 할 것 같다. …말 안했는데. 당연히 놀래겠지?
"형, 어디가요? 집도 아니고, 아지트도 아니고…."
"또, 데이트 가는거야. 시내로 갈거야."
"아, 진짜요? 우와, 오늘은 뭐해요?"
"글쎄?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갈까?"
카페가 밀집되어있는 혜화의 중심부에 상가를 사들였다. 원래 카페를 하던 곳이라고 했다. 그 곳은 원래 이층짜리 카페였다. 나무테라스소재의 마당과, 또 바깥에도 목재계단이 있는 그런 형태였다. 깔끔하고 단아한 곳 이였다. 그 분위기 자체가 마음에 들어서 기존의 틀은 그대로 두고, 안쪽 내부 인테리어를 수정했다. 새하얀 벽면위에 옅은 분홍의 수채화물감을 흩뿌렸다. 또 부드럽게 밑으로 흘러내리는 물감이 옅어지는 마무리를 흰색의 물감으로 마감 처리했다. 불규칙적으로 되어있는 물감의 배열은 지저분하다는 느낌보다는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그리고 테이블위에는 진짜 꽃은 아니지만 빨갛고 노란 조화의 꽃이 화병에 담겨있었다. 모든 것이 아이스크림 집이라기 보단 조금 고급스러운 느낌 이였지만, 아이스크림에 사업자등록증을 올렸을 때 적혀있는 상호명인 Reina에 딱 적합했다. 벌써부터 대학로에서 학생들의 입소문이 퍼졌다.
곧 개장하는 아이스크림집이 있는데, 보통의 카페와는 다른 아이스크림 자체를 독보적으로 판매하는 카페형이고,
또 스쳐지나 가면서 보았을 때. 디자인 또한 예술 이였다고 칭찬을 했다.
*
가게 앞에 도착했다. 아직 문도 안 열은 카페에서 무얼 하겠다는 건지 의문인 백현이 찬열의 손에 이끌려 레이나의 문 앞에 섰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백현에게 찬열이 속삭였다. 여기가 우리 아이스크림가게 제 1호야. 백현아. 간판 보여? Reina야.
"…이게 뭐에요."
"우리 첫 가게."
"…너무 예쁘잖아요."
문 입구에서부터 감탄하듯 입을 꼭 막은 백현이 가게로 들어섰다. 아직은 모든 것이 새 거여서 페인트 냄새가 빠지지 않은 채였다.
테이블에 흰색의자와 분홍색의자가 교차해서 놓여져 있었다. 여대생들이 좋아할 법한 취향 이였다. 물론 찬열은 그런 공략보다는 백현이를 떠올리며 구상한 디자인 이였다.
"…언제, 이걸 다 준비했어요?"
"아이스크림 먹었던 날에. 끝나고 집에 와서 땅 알아봤어."
"이렇게나 빨리 만들었어요?"
"다음 날에 바로 땅 사고, 인테리어 하는 분들 불렀어."
대체 언제인가 했더니만, 어쩐지 백현을 종인과 경수의 집에 두고 놀고 있으라고 했던 이유가 이거 였나보다. 꼭 붙어있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는데, 이것 때문 이였구나, 어쩐지 바쁘다고 할 때 조금 수상하긴 했는데. 백현이 신기하단 듯이 내부를 둘러봤다. 아직 카운터는 니스 칠을 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니스 냄새가 났다.
그리고 안에는 서랍장위에 비닐로 씌워진 아이스크림 기계가 있었다. 저걸 다 언제 사고 준비한 건지, 백현은 진심으로 찬열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뭘 그렇게 돌아 다니냐고 핀잔을 주는 찬열에 얌전히 의자에 앉았다. 눈 앞에 바로보이는 조화로 된 꽃이 예뻤다.
"…신기하니까 그렇죠. 예쁘고 또 신기하고."
"어차피 네 가게야, 백현아. 맨날 볼 건데."
"아 진짜, 꿈같아요 안 믿겨요."
"그럼 더 놀라운 사실 알려줄까?"
뭔데요? 백현이 눈을 깜빡이며 물어왔다. 여기 알바생 말이야. 벌써 구했어. 근데 그게 김종인이랑 도경수야. 백현의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진짜요? 허락은 맡고 하는 말이죠? 솔직히 경수형은 그렇다 쳐도. 종인형은 안하려고 했을 거 같은데…. 했더니만 회사다닐 때랑 월급 똑같이 준다고,
이런 가게의 알바가 어디 그런 월급을 받겠냐고 찬열이 웃었다.
"…어?"
"왔네, 김종인하고 도경수."
"불른거에요? 또?"
"응."
"…왜 자꾸 놀래켜요. 서프라이즈는 하나만해요."
아, 미안. 찬열이 개구지게 웃었다. 맑은 종소리가 딸랑거리며 문이 젖혀졌다. 그리고 앉아있는 찬열과 백현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조직에서 있을 때와는 다르게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이였다. 그리고 경수가 눈이 휘둥그레 져서 눈을 굴리며 가게 내부를 살폈다. 찬열 형이 직접 디자인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는데. 검은색, 흰색이 아니라 흰색과 옅은 분홍이였다. 되게 분위기 좋다. 종인 역시 고개를 왼쪽, 오른쪽으로 둘러보며 가게를 확인했다. 아직은 비닐도 안 베껴낸 새 테이블과 새 의자도 보였다.
가게를 둘러보며 느릿하게 걸어오던 종인과 세훈이 찬열과 백현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걸어와서 빈 의자에 앉았다.
"…제법이네요, 형님. 가게 예쁘다."
"어렵진 않았어. 백현이 이미지에 맞게 디자인 한 거야."
"진짜, 저랑 형님이랑 10년 이상을 알아왔지만…, 좀 딴 사람 된 거 같아요."
일에 냉철하고, 또 한편으로는 보스로써의 결단력도 있고 연애 따위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았던 찬열 이였다. 그래서 종인은 지금 이 상황이 좀 신기했다. 하긴 백현을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다. 원래 찬열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크게 호의를 베풀지 않았다. 천성은 착했지만, 험한 일에 종사하다 보니 여러모로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 이였다. 그 때는 사랑에 처음 빠진 소년 같았는데, 지금은 소중했던 그룹을 내려놓고 자신의 일을 모두 그만둘 정도로 백현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남자 중에 남자답고 종인이보아도 찬열은 제법 멋있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근데, 찬열형, 이제 조직일 그만두셨으니까. 전 이렇게 부르고 싶은데…."
"편안대로 해, 경수야."
"…신난다. 아이스크림 있어요?"
"오늘 인테리어만 겨우 끝마쳤는데, 무슨 아이스크림이야."
그 말에 경수가 금새 풀이 죽었다. 아, 진짜 김종인은 자기보다 더 큰 애를 데리고 사는게 틀림없다. 종인이 내가 사올게. 하고 말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말 가게를 빠져나갔다. 경수가 어버버버 거렸다. 나도 데리고 나가지. 커플 틈에 놔두고 가다니.
"경수형, 그러고 보니 종인형 붕대 아예 풀었네요?"
"응! 맞아, 잼잼도 가능해, 막 이렇게 쥐었다 폈다…."
금새 종인의 손 얘기가 나오자 아이처럼 웃으면서 종인의 자랑을 했다. 자기 손을 직접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이거 우리 종인이도 할 수 있다? 완전 기특해. 멋있어. 하면서 연신 자랑을 하는 경수였다. 백현이 같이 웃었다. 정말이지, 경수형은 아이 같은 구석이 있었다. 기쁜 걸 숨길 줄 모르고 솔직하고, 또 팔불출 같기도 하고.
"베라 요 앞에 있던데…. 금방 오겠지?"
"아…베라요? 베라 가는 거였어요?"
"아니, 아닐 수도 있는데, 아이스크림 카페로는 거기가 혜화에선 제일 유명하잖아."
"아, 그렇구나…."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큰 길가 앞에 있던 베스퀸라빈스는 제법 규모가 있어보였다. 일층은 물론이거니와 이층까지 있는 가게였으니까.
경수는 도란도란 백현과 수다를 떨었다. 의외로 찬열은 말을 하지 않고 둘의 대화를 들어주면서 웃어주고 있었다.
사실 자신보다 어린 두 사람의 대화는 말투에서부터 귀여운 그런 느낌이 있었다.
어느새 더운 여름날에 이마에 땀을 흘리며 종인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역시나 손에는 분홍색봉지가 들려있었다. 테이블위에 올려놓은 종인이 봉지를 열었다. 아이스크림이 담겨있는 컵에는 뚜껑도 덥혀있었고, 내리쬐는 여름 날씨에 녹지 않게끔 드라이아이스도 들어있었다. 그리고 컵을 꺼내들고 뚜껑을 열었다.
뚜껑을 열음과 동시에 경수와 백현이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바로 위에 체리쥬빌레와 레인보우샤베트가 보였다.
"오, 김종인. 어떻게 알고 사왔어? 백현이 상큼한 거 좋아해."
"…경수도 좋아해요. 왜, 백현이 생각만해요? 난 경수 생각해서 사온건데."
"아…, 그래? 먹자."
찬열이 어색하게 웃으며 먹자고 말했다. 다들 분홍색 스푼을 손에 쥐고 아이스크림을 떠먹기 시작했다. 사이즈가 제법 크다. 묻지도 않았는데 종인이 하프갤런이에요.
하고 말해왔다. 먹으면서 생각해보았다. 가게의 타이틀에 맞는 아이스크림의 맛을. 레이나라는 가게 이름에 걸맞도록 먹었을 때 황홀한 그런 느낌.
"아직, 아이스크림 어디서 떼올지 못 정하셨죠?"
"응, 사실 계속 보고 배우는 중이야. 어렵더라고, 기계에서 그냥 뽑아내면 되는게 아니라, 맛이 있어야하니까."
"음, 젤라또 형태도 괜찮을 거 같아요. 옆 옆카페에서 팔고 있던데. 소프트하고 쫀득해서 그 맛에 찾는 손님들이 많대요."
"어, 그것도 고려해보고 있었어."
매일 매장에서 젤라또를 만들 사람이 필요했다. 기술자를 한명 정도 고용할 생각이였다. 일단 그 전의 일의 분배를 생각해보면 카운터에서 인사하는 일을 백현이와 경수에게 맡길 생각 이였다. 그리고 돈 계산은 찬열이, 잡다한 일은 종인이. 뭔가 웃긴 조합이였지만, 그런대로 꽤 괜찮을 거라 확신했다. 일단 인사를 하는 백현과 경수는 인사할 때 웃는 게 예뻤다 가게에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법했다. 종인은 뒷정리 담당 이였다. 손님이 먹었던 컵들을 모아 재활용쓰레기 통에 넣는 단순한 일이였다. 종인이 무뚝뚝하기는 하지만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제일 얼굴이 많이 기억될 듯싶어서였다. 종인은 잘생긴 호감형얼굴이여서 단골손님을 끌어당길 매출의 요소로 생각하고 있었다. 종인이 한텐 좀 미안하지만 정말로 그럴 생각이였다.
*
Reina가 문을 연지도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역시나 구상했던 대로 가게 내부로 사람들이 들어서면 백현과 경수가 흰색와이셔츠의 유니폼을 입은채로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장사가 꽤 잘되어서 개업한지 얼마 안되어서 한 순간뿐일까 염려했었는데. 오히려 지금 더 입소문을 타서 가게가 복작복작했다. 2층의 선반에 물이 떨어졌다는 소리에 종인이 2층으로 올라갔다. 레몬이 동동띄워진 물이 담긴 주전자를 쟁반과 함께 내려놓았다. 그리고 뒤돌아서는데 앞에 앉아있던 여고생과 눈이 마주쳤다.
"…와, 진짜 잘 생겼어."
솔직히 그 뒤의 내용은 듣지 않고 그냥 다시 발걸음을 돌려 1층으로 내려온 종인이였다. 한두 번 듣는 소리도 아니고. 계단을 내려와서 카운터로 갔다. 여전히 웃으며 인사를 하던 경수와 눈이 마주쳤다. 왔어? 물 금세 떨어지네? 아이스크림이 목 맥히나? 상큼해서 갈증도 해소되던데…. 작게 중얼거리는 경수의 목소리가 꽤 진지했다.
"도경수, 나 목마르니까, 그 상큼한 아이스크림 좀 퍼다줘봐."
"응!"
바로 대답을 한 경수였지만, 뒤 돌아서니 찬열의 강한째림이 느껴졌다. 그 시선을 애써 무시한 채 작은 컵에 레몬 젤라또를 퍼담았다. 슬쩍 보이는 레몬 알갱이들이 씹히면 정말 입에 침이 고일 것만 같았다. 종인에게 내밀자, 종인이 컵을 받아 들고 웃는다. 일이 조금 바빴지만 꽤 재미있었다. 일단 경수와 같이 있으니 일을 해도 일같지 않고 재밌었고, 또 찬열형이 있으니 믿고 일할 수 있었고. 카운터 벽을 사이에 두고 종인이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며 경수와 같이 히히덕 거렸다.
찬열이 한 숨을 쉬며 백현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쟤들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연애나 하네. 확 짤라 버려?"
"…장난이라도 그런 말 말아요. 보기 좋잖아요."
"내 생각엔 쟤네 보다 우리가 더 보기 좋은 거 같아."
"…지금 질투해요?"
"아니, 내 눈엔 백현이 네가 제일 예쁘고, 내가 제일 잘생겨서."
백현이 그 말에 소리내서 웃었다. 그러고 보니 종인과 경수는 카운터에 가로막혀서 서로 손끝조차 닿지 못하는 상황이였다.
찬열이 백현의 목을 끌어안은 채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현이 고개를 살짝 돌려, 어디가요? 아직 손님, 많을 시간인데 하고 말해왔다. 찬열의 대답은 단순했다. 너 예뻐서.
카운터 옆의 문으로 들어갔다. 준비실 이였다. 사람이 많았다. 젤라또를 만드는 기술자 두 분과 조수들이 손을 재빠르게 움직였다. 인기가 많아서 금방금방 카운터에 아이스크림이 떨어지는 탓 이였다. 찬열이 들어오자 잠시 시선이 찬열에게 멈추어 섰다가, 찬열이 백현에게 입을 맞춤과 동시에 시선이 알아서 다시 자신들이 하던 일로 돌아간다, 거품기로 시끄럽게 휘핑크림을 돌리는 소리가 난다. 거기에 묻힌 쪽쪽거리는 소리가 좀 더 진득하게 입을 맞추게끔 했다. 벽에 백현을 밀고 턱을 잡았다. 깊숙하게 혀를 밀어넣고 돌리자 백현이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를 냈다. 자꾸만 입을 맞추자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점점 벽에 기대어 있던 자세가 점점 낮아졌다. 찬열이 백현의 허리를 잡아 일으켰다. 몇 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 더 입을 맞추려는 찬열을 백현이 조금 밀어냈다. …숨 모잘라서 머리 어지러워요.
"미안해, 예뻐서 그랬지."
"치, 맨날 똑같은 소리."
"알겠어, 이제 나가자."
"네."
하지만 찬열의 입술이 또 한번 백현의 입술근처로 닿았다. 윗입술을 입술틈으로 물고 살짝 핥다가, 아랫입술 역시 똑같은 모양새를 취했다.
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아이스크림보다, 네 입술이 더 맛있어. 그런 느끼한 소리를 해댔다.
밖으로 나오니 카운터 앞에 계속 서있었을 때와는 달리 조금 더 선명하게 가게 내부가 보였다. 예쁜 인테리어와 웃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이 부를 때마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종인까지도, 모두 보기 좋았다. 그리고 자연스레 카운터 앞에 딱 섰을 때 투명한 가게 문의 정 가운데에 쓰여 있는
Reina를 보고 문득 미소가 지어졌다.
바로 옆의 찬열이 금방이라도 '여왕님' 하고 불러줄 것 같아서.
*
박찬열이 변백현을 사랑하고 또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더 이상의 불행은 없을 것이라고. 그 이상의 무엇의 정의는 더 필요하지 않았다.
단지 서로를 믿어주고 의지하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고. 또 위험했던 일들을 같이 겪어냈기에 그들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다고.
왕은 여왕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몸소 여왕의 기사가 되었다. 그리고 프랑스의 옛 왕이 자신의 왕비를 위해서 만들어주었던 베르사유의 궁전처럼,
자신만의 여왕을 위해 작은 가게를 선물해주었다. 이제 이 공간 안에서 달콤한 사랑만 할 수 있도록.
달콤한 사랑이 깃든 Reina로 오세요.
그들이 여전히 사랑하고 있을 테니깐요.
-Reina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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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가 왜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잌ㅋㅋㅋㅋㅋ멘붕이다..
저는 진심으로.. 눈물을 머금었어요... 나름 고급스럽게 쓴다고 생각했는데.
분명 완결은 맞지만 24편이 루한세훈준면번외이신거 아시죠? 25편이 찬백떡번외.
분명 끝이긴 하지만 아예 끝난거 아니니까 떠나지말아요. .ㅠㅠ 25편 다쓰고.. 조만간. .카디 번외를 다쓰고 나면
또 텍파공유공지가 올라갈겁니다.ㅠㅠㅠ어휴,..그리고.. 나서 후속작.. 상콤발랄티격태격 학원물을 연재할 예정이여요
큽..근데 이건 완결 약조를 못드리겠는게.. 내가 백수에서 벗어날 확률.. ..아직 안버리고 있어요..
제발 나를 거두어가요..회사님들..ㅋ. ㅠ 이런다..ㅋㅋㅋㅋㅋ앜... 진짜.. 죄송해요.. 봐주셔서 너무 감사하구요.
암호닉 전편에서 끌어올게요. .진짜 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독자님들.ㅠㅠㅠㅠㅠㅠㅠ
이번 편은.. 좀 고급스럽게 써볼려고 했는데.. 제손이 잘 표현했나모르겠네요.
무튼.. 해피엔딩이다.. 찬백카디행쇼S2...
카디번외는 암호닉특전이에요.. 꾸준히 댓글 달아주시거나 정주행해주신분에 한해서만 드리니..
이점 참고해주세여.. 텍파공유공지올려도 똑같이 올릴거에요 그때와서 정주행해도 안드림.. 지금빨리 달려갔다오세여..
★카디 떡번외는 제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말하죠 上,中,下 상편(과거)(병원)(완결후)
상중하가 다 떡. 그리고..병원떡이 제일야할듯. 왜냐. 김종인이 손다쳐서 손 불편해해서.. 도경수가...^^..텁... 여기 까지
그리고 어머님들까지 친해지심..와우.. 깨알같지만.. 진정한 해피엔딩이다.
고롬 2000만^^~
또 레이나가 초록글에 갔다.. ㅠㅠㅠㅠㅠㅠ흡.. 너무 신기해요 ㅠㅠㅠ
암호닉 내사랑 독자님들 ^ㅡ^!
템즈 크림 쁘띠첼 수면양말 큰발 이불 백토끼 카디찬백덕후 레모나 리카
라떼 고나리자 백설기 콕써 익인9 민들레 백백 빵빠레 루멘 밥줘 수박
짜파게티 베지밀 둡우전 토마토 잉여 초콜릿 모모 똥오빠 아미노산 라임 이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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