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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는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이었어. 평범하긴 했지만 노력할 줄도 알아서 남들이 가고싶어했던 대학에 붙어 당당히 재학중이었지. 대학생활은 가끔 힘든일도 있었지만(성스러운 얼굴의 선배가 후배들을 모아놓고 웃는 낯으로 갈군다거나, 예쁘게 생긴 중국유학생에게 장난을 걸었다가 정강이를 까였다던가) 그래도 지 처럼 비글돋는 동갑내기 친구들을 만나서인지 상당히 해맑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편이야.

 

   

언젠가부터인지 종대는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알아차리게 돼. 대강당끝자리에서도 잘만 보이던 칠판인데 요새는 앞쪽 자리에서도 흐리게 보이고, 전에는 배터리를 탕진해가며하던 스마트폰 게임도 이젠 다른게 아니라 눈이 피곤해져서 못 하게 된거야. 하지만 우리의 멘탈건강맨종대는 그냥 요새 내가 롤을 좀 했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그래도 점점 악화되는 시력은 어쩔수 없는지 종대는 두꺼운 뿔테안경을 맞춰. 92비글들이 븅신같다며 좀 낄낄거리기는 했지만 패션안경의 멋짐을 모르는 너네는 불행해요로 응수해. 왠지 안좋은 예감이 스치기는 했지만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하기엔 종대와 친구들은 너무 젊었어.

 

 

 지옥같던 기말고사가 모두 끝나고 방학이 찾아왔어. 종대에게는 앞으로 한달간 과외도 없어서 그야말로 펑펑 놀 수 있는 꿀같은 시간이 찾아온거지. 종강총회를 마치고 얼큰하게취해 자취방에 돌아온 종대는 무거운안경을 벗고 그대로 침대로 뛰어들어. 이대로 푹 잠들면 내일 오후쯤에나 눈 뜨려나... 하는 시덥잖은 생각을 끝으로 종대는 간만에 만끽하는 긴 수면시간에 돌입해. 아니, 돌입하려 했어. 밖이 어스름하게 밝아올 무렵 머릿속이 끓어오르는 듯한 통증에 잠에서 깼어야 했으니까. 방 안은 새벽녘에 물들어 푸르스름한데 머리는 불타는 듯이 지끈거리기만 했어. 울고 싶을 정도로 아팠지만 눈이 너무 뜨거져서 다 말라버렸는지 망할 눈물도 안 나왔어.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이지. 종대는 굴러떨어지듯 침대에서 나와 서랍을 뒤져 타이레놀을 털어넣었어. 12정이라는 용법을 훌쩍 넘은 양을 삼켜댔지만 더러운 통증은 영 가시지 않았어.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만 같았지. 바닥에 주저앉아 장판만 연신 쥐어뜯던 종대는 결국 콜택시를 불렀어.

 

  

종대를 괴롭히던 것은 악성 종양이었어. 뇌 깊숙한 곳에서 자라난 종양은 굉장히 지랄맞게도 희귀한 편에 속한 놈이었어. 그 위치는 또 시신경과 맞닿아 있어서 일부는 눈에까지 전이가 시작된 상황이었지. 무턱대고 물리적 수술을 시행했다간 자칫 신경을 손상시켜 실명이 되거나, 다른 중요한 부위를 건드려버릴 수도 있었지. 혹여나 운이 좋게도 실명을 피했다 하더라도 높은 확률로 신체 다른 부위에 마비가 오거나 아니면 아예 사망할 수도 있었어. 약물로 치료하기에는 이미 시기를 놓쳐서 그저 진행만 늦 출 수 있는 정도였고. 진통제를 맞은 종대는 멍한 표정으로의사의 말을 그저 듣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어. 처음엔 적당히 네, 네대답을 하던 종대가 점점 말이 없어지는 것에도 아랑곳 않고 의사는 말을 이었어. 개인의 불행에 하나하나 응대하기에 의사는 이미 그런 것들에 면역이 된 사람이었거든. 굳은 얼굴로 말을 듣던 종대가 이윽고 입을열었어.

 

 

그러면...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병원에 들어갈 때만 해도 아침이었는데 어느덧 점심때가 되어있었어. 집에서기어 나오다시피 하는 와중에 안경을 챙길 정신은 없었어서 시야가 좀 흐리긴 했지만 진통제 때문인지 머리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어. 그러고보니 아까 아침엔 정말 죽는 줄 알았는데. 자취방에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종대는 아침의 일을 떠올렸어. 상태가 어지간히도 안좋아 보였는지 연신 백미러로 뒷좌석을 살피던 택시기사는 병원에 도착하자 종대를 부축해 건물안에 데려다주기까지 했어. 생각해보니 경황이 없어택시비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우리 아들놈 생각나서 그래- 정신없이 휘청대던 와중에 왠지 그런 말을 들었던 것도 같았어. 친절한 기사님이셨구나. 요즘에도 저런 사람이 있다니. 역시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생각에 골몰하던 종대는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어. 정류장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종대를 흘끔대기 시작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어.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아직

살만한 세상인데.

 

 

  

 

 

 

 

 

 

 

  

 

방학이 시작된 지 2주정도 흘렀어그동안 종대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 찬열이, 백현이와 피씨방에 가 주구장창 롤을 하거나, 가끔은 경수도 함께 껴서 넷이 술을 마시러 가기도 했어. 벌써부터 찾아온 더위에 친구들과 은행에 들어가 시간을 때우려다 직원에게 단호히 쫓겨나기도 했고, 슬슬 군대에 가기 시작하는 고등학교 친구들 송별회에 참석해 술을 무진장 마시기도 했어. 종대는 사람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그 나잇대 남자애였거든. 외로워지고싶지 않았어. 2주간 종대는 약간의 시간을 제외하고 거진 친구들과 붙어있었어. 그리고 그 약간의 시간동안 홀로 병원을 찾아 큼지막한 의료기계 안에 들어가 정밀검사를 받았지.

 

 

 종대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상황을 알리지 않았어. 아니, 실은 말하지 못했다는게 더 정확할거야. 가족들, 그리고 주변사람들이 슬퍼하는 것을 보고싶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실은 종대는 정말이지 실감이 나지 않았거든. 잔병치레 하나 없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만 살아왔는데 갑자기 1년안에 죽을 수도 있다니. 실감은 커녕 절대 믿고 싶지도 않았어. 아무려면, 별일 아닐지도 몰라. 혹시 그 의사가 잘못 보았는지 누가 알겠어싶은 마음도 있었지. 이맘때 종대는 현실을 잊기 위해서라도 더 많이웃고, 더 많이 웃기고, 또 더 많이 웃기는 짓을 했어. 덕분에 아무도 종대가 실은 밤마다 진통제를 몇 알씩이나 삼키고, 몰아닥치는 절망적인 상상때문에 공포에 질려 잠이 드는 처지라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했지.

  

  

3주째 되는 날, 정밀검사결과가 나왔어. 종대의 알량한 희망을 짖밟기라도 하듯 진단서는 확실하게, 종대의 죽음을 선고할 뿐이었어. 이 속도대로 진행된다면 적어도 9개월안에 사망할 것이라는 쓸데없이 자세한 설명까지 더해져 있었지. 의사는 종대에게 치료를 받을것인지를 물었고종대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어. 수술을 받더라도 살아날 확률은 0에 가까웠고 설령 살아날 수 있다 하더라도 막대한 의료비를 갚을 만한 돈은 종대에게도, 종대의 부모님에게도 없었어. 진통제를 한 아름 처방받고 병원을 나서는 종대의 머리위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어.

 

 

  

 

 

 

 

 

 

 

 

 

 

 

 

 

 

(커플은 아직 미정이지만 작가의 성향을 미루어보아 클첸이나 첸민이될 것 같습니다. 일단은 다음 편이 나와봐야 작가도 감이 잡힐 것 같아여 ^_^...)

(브금 수정하는 도중에 띄어쓰기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띄어쓰기를 고치는 잉여징어의 머리 위로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_T.....)



REPL LUX

 TAS  MEA

~댓글은 나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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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우리 종대 어떡해요 슨생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혼자라니 ㅠㅠㅠㅠㅠㅠ 얼마나 힘들까 ㅠㅠㅠㅠㅠㅠㅠㅠ어떡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클첸이라니..!!!!대박 재밌을 거 같아요 ㅠㅠ 꼭 챙겨볼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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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종대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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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ㅠㅠㅠㅠㅠㅠ종대야ㅠㅠㅠㅠ죽지마ㅠㅠㅠ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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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종대야 엉엉...죽지마 엉엉ㅠ ㅠ 비글대장님죽으면 비글들 어떠케살으라가 엉엉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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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종대야ㅠㅠㅠ종대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죽으면안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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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ㅠㅠㅠ종대야ㅠㅠㅠ안되ㅠㅠㅠㅠ재밌을것같아요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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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종대...헐...신알신이요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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