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첸백] 상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6/4/c64214181ef4c8512781a98303c8a888.jpg)
너 혹시 변씨니
태형을 처음 본 종대가 한 말이었다. 이름도 묻기 전 자칫 기분 나쁠수도 있을 질문에 태형은 네? 하고는 흐흐 하고 웃었다. 그래, 딱 흐흐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미안, 나 아는 사람이랑 닮아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머쓱하게 말하고 나니 그 동그란 눈이 저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B.A.P 대현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어요.
어어, 닮았다. 근데 백현이도 닮았어.
그사람이 변씨에요?
응, 변백현. 이름 예쁘지?
저는 김씨에요. 김태형.
알아, 태형이.
사실 종대는 태형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과외하는 학생 이름도 모르고 간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니까. 그럼에도 얼굴을 보자마자 자연스래 나온 물음은 태형이 백현이와 꼭 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헷갈릴정도로 닮은건 아니었지만 순한 눈이며, 물씬 풍기는 소년느낌이 제가 처음 백현을 봤을때를 떠올리게 했다.
*
세살이라는 적은 나이차이 때문인지 태형과 종대는 사제지간이라기 보다는 친한 형동생 같았다. 시험기간이 맞물린 덕에 집앞 카페에 마주보고 앉아 공부하는 지금도 그랬다.
무슨생각해요?
니생각?
아ㅡ 백현이형 생각하는구나?
아냐~
형 나 보면서 맨날 백현이형 생각하잖아.
야아, 내가 언제그랬어~ 공부나 해
가끔은 얼굴도 모르는 백현이형이 우리 친형같다니까? 공부하라는 종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태형이 수다를 떨 요량으로 종대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태형에게 백현이 이야기를 많이도 했다. 과외 첫날, 태형에게 백현이를 닮았다는 소리를 한 이후로도 종대는 자주 태형에게 백현 이야기를 꺼냈다. 태형에게서 백현의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었다. 너 글씨 되게 못쓴다, 백현이도 글씨 못쓰는데! 백현이는 손은 되게 예뻐. 완전 섬섬옥수야. 근데 글씨는 진짜진짜 못쓴다? 매번 저에게 백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게 섭섭할만도 한데 태형은 예의 그 생글거리는 얼굴로 종대를 받아주었다.
어쩔수 없어. 나 백현이 좋아하거든.
네?
나 지금 너한테 커밍아웃 하는거야. 나 게이라고
태형의 눈이 동그래져선 저를 쳐다봤다. 나도, 내가 왜 태형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외 그만둘거야?
아니, 괜찮아요. 나도 남자 좋아해.
그러니까, 울지마요.
종대의 첫 커밍아웃이었다. 저도 모르게 터져버린 눈물에 종대가 멍청한 얼굴을 하고는 태형을 쳐다봤다. 같은 동성애자를 만난 반가움인지, 태형이 저를 떠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종대는 그렇게 커피숍 구석, 태형의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짝사랑?
응..
많이 힘들었겠네.
응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태형은 한없이 다정했다. 어느새 제 옆자리에 와서 토닥거리는 모습에 종대가 태형을 밀어냈다. 야 사람들이 쳐다봐~
*
태형아아... 술주정에 가까운 전화에 금새 나온 태형이는 자다 일어난 모습이었다. 제자한테 이게 무슨 진상이야. 생각하면서도 뛰어오는 태형을 보니 눈물이 다시 왈칵 하고 올라왔다. 형, 술냄새나요. 등을 토닥여주는 손과 상반되는 태형의 투정어린 말에도 가슴팍에 고개를 묻은 종대가 한참을 울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다 울었어요?
응..
백현이의 네번째 손가락에서 빛나는 반지에 가장 먼저 생각난건 태형이었다.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하던 다정한 목소리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종대의 말에 귀기울이던 태형은 한참 후에서야 입을 열었다.
짝사랑은 원래 힘든거에요.
너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도 뭐, 짝사랑이지.
종대는 그날 처음 태형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고, 웃는게 예뻐요. 입꼬리가 이렇-게 올라가거든. 성격도 착해, 근데 눈치가 좀 없다. 그래서 내가 좀 힘들어요.
*
나 과외하는 학생, 너랑 완전 닮았다?
진짜?
으응, 진짜. 하고 대답하는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백현이 갑작스래 얼굴을 들이댄 덕이었다. 사진 있는데, 보여줄까? 서투르게 핸드폰을 꺼낸 종대가 태형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띄워 백현에게 건냈다.
나보다 잘생겼네~ 어리고.
아냐. 너가 더 잘생겼어!
김종대 이거, 빈말하는거 봐라.
빈말 아닌데. 제 마음도 몰라주는 백현에 종대가 입을 비죽 내밀었다. 좋아, 형이 오늘 저녁 쏜다! 하는 말에 종대가 시간을 확인하고 울상을 지었다. 태형이 과외 가야할 시간인데... 백현을 한번, 핸드폰에 있는 태형을 한번 번갈아 쳐다본 종대가 결정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이한테 내일 보자고 해야겠다.
태태~ 우리 과외 내일하자~~
왜요? 어디 아파요?
아니 백현이가 맛있는거 사준대ㅎ...
뭐야ㅋㅋㅋ 알았어요 내일봐요
형이 내일 맛있는거 사줄게:]
종대는 백현 앞에선 마치 짝사랑하는 여고생이 된 기분이었다. 짝사랑하는건 맞지만.. 변백현은 왜 임자도 있으면서 저를 자꾸 설레게 하는지 참. 남자 둘이 파스타집에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은 썩 유쾌하진 않겠지만 종대에겐 별 신경쓸 거리가 되지 못했다.
너 혹시 변씨니?
태형을 처음 본 종대가 한 말이었다. 이름도 묻기 전 자칫 기분 나쁠수도 있을 질문에 태형은 네? 하고는 흐흐 하고 웃었다. 그래, 딱 흐흐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미안, 나 아는 사람이랑 닮아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머쓱하게 말하고 나니 그 동그란 눈이 저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B.A.P 대현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어요.
어어, 닮았다. 근데 백현이도 닮았어.
그사람이 변씨에요?
응, 변백현. 이름 예쁘지?
저는 김씨에요. 김태형.
알아, 태형이.
사실 종대는 태형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과외하는 학생 이름도 모르고 간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니까. 그럼에도 얼굴을 보자마자 자연스래 나온 물음은 태형이 백현이와 꼭 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헷갈릴정도로 닮은건 아니었지만 순한 눈이며, 물씬 풍기는 소년느낌이 제가 처음 백현을 봤을때를 떠올리게 했다.
*
세살이라는 적은 나이차이 때문인지 태형과 종대는 사제지간이라기 보다는 친한 형동생 같았다. 시험기간이 맞물린 덕에 집앞 카페에 마주보고 앉아 공부하는 지금도 그랬다.
무슨생각해요?
니생각?
아ㅡ 백현이형 생각하는구나?
아냐~
형 나 보면서 맨날 백현이형 생각하잖아.
야아, 내가 언제그랬어~ 공부나 해
가끔은 얼굴도 모르는 백현이형이 우리 친형같다니까? 공부하라는 종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태형이 수다를 떨 요량으로 종대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태형에게 백현이 이야기를 많이도 했다. 과외 첫날, 태형에게 백현이를 닮았다는 소리를 한 이후로도 종대는 자주 태형에게 백현 이야기를 꺼냈다. 태형에게서 백현의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었다. 너 글씨 되게 못쓴다, 백현이도 글씨 못쓰는데! 백현이는 손은 되게 예뻐. 완전 섬섬옥수야. 근데 글씨는 진짜진짜 못쓴다? 매번 저에게 백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게 섭섭할만도 한데 태형은 예의 그 생글거리는 얼굴로 종대를 받아주었다.
어쩔수 없어. 나 백현이 좋아하거든.
네?
나 지금 너한테 커밍아웃 하는거야. 나 게이라고
태형의 눈이 동그래져선 저를 쳐다봤다. 나도, 내가 왜 태형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외 그만둘거야?
아니, 괜찮아요. 나도 남자 좋아해.
그러니까, 울지마요.
종대의 첫 커밍아웃이었다. 저도 모르게 터져버린 눈물에 종대가 멍청한 얼굴을 하고는 태형을 쳐다봤다. 같은 게이를 만난 반가움인지, 태형이 저를 떠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종대는 그렇게 커피숍 구석, 태형의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짝사랑?
응..
많이 힘들었겠네.
응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태형은 한없이 다정했다. 어느새 제 옆자리에 와서 토닥거리는 모습에 종대가 태형을 밀어냈다. 야 사람들이 쳐다봐~
*
태형아아... 술주정에 가까운 전화에 금새 나온 태형이는 자다 일어난 모습이었다. 제자한테 이게 무슨 진상이야. 생각하면서도 뛰어오는 태형을 보니 눈물이 다시 왈칵 하고 올라왔다. 형, 술냄새나요. 등을 토닥여주는 손과 상반되는 태형의 투정어린 말에도 가슴팍에 고개를 묻은 종대가 한참을 울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다 울었어요?
응..
백현이의 네번째 손가락에서 빛나는 반지에 가장 먼저 생각난건 태형이었다.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하던 다정한 목소리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종대의 말에 귀기울이던 태형은 한참 후에서야 입을 열었다.
짝사랑은 원래 힘든거에요.
너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도 뭐, 짝사랑이지.
종대는 그날 처음 태형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고, 웃는게 예뻐요. 입꼬리가 이렇-게 올라가거든. 성격도 착해, 근데 눈치가 좀 없다. 그래서 내가 좀 힘들어요.
*
나 과외하는 학생, 너랑 완전 닮았다?
진짜?
으응, 진짜. 하고 대답하는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백현이 갑작스래 얼굴을 들이댄 덕이었다. 사진 있는데, 보여줄까? 서투르게 핸드폰을 꺼낸 종대가 태형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띄워 백현에게 건냈다.
나보다 잘생겼네~ 어리고.
아냐. 너가 더 잘생겼어!
김종대 이거, 빈말하는거 봐라.
빈말 아닌데. 제 마음도 몰라주는 백현에 종대가 입을 비죽 내밀었다. 좋아, 형이 오늘 저녁 쏜다! 하는 말에 종대가 시간을 확인하고 울상을 지었다. 태형이 과외 가야할 시간인데... 백현을 한번, 핸드폰에 있는 태형을 한번 번갈아 쳐다본 종대가 결정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이한테 내일 보자고 해야겠다.
태태~ 우리 과외 내일하자~~
왜요? 어디 아파요?
아니 백현이가 맛있는거 사준대ㅎ...
뭐야ㅋㅋㅋ 알았어요 내일봐요
형이 내일 맛있는거 사줄게:]
종대는 백현 앞에선 마치 짝사랑하는 여고생이 된 기분이었다. 짝사랑하는건 맞지만.. 변백현은 왜 임자도 있으면서 저를 자꾸 설레게 하는지 참. 남자 둘이 파스타집에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은 썩 유쾌하진 않겠지만 종대에겐 별 신경쓸 거리가 되지 못했다.
너 되게 포크질 못한다. 태형이도 못하는데.
태형이?
아... 나 과외하는애. 너 닮았다고 한.
아아, 이런것도 닮은거야? 좋을거 없는데~
장난스런 말투에 종대가 어색하게 웃었다. 갑자기 태형이 이야기가 왜 튀어나왔지?
너 혹시 변씨니?
태형을 처음 본 종대가 한 말이었다. 이름도 묻기 전 자칫 기분 나쁠수도 있을 질문에 태형은 네? 하고는 흐흐 하고 웃었다. 그래, 딱 흐흐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미안, 나 아는 사람이랑 닮아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머쓱하게 말하고 나니 그 동그란 눈이 저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B.A.P 대현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어요.
어어, 닮았다. 근데 백현이도 닮았어.
그사람이 변씨에요?
응, 변백현. 이름 예쁘지?
저는 김씨에요. 김태형.
알아, 태형이.
사실 종대는 태형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과외하는 학생 이름도 모르고 간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니까. 그럼에도 얼굴을 보자마자 자연스래 나온 물음은 태형이 백현이와 꼭 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헷갈릴정도로 닮은건 아니었지만 순한 눈이며, 물씬 풍기는 소년느낌이 제가 처음 백현을 봤을때를 떠올리게 했다.
*
세살이라는 적은 나이차이 때문인지 태형과 종대는 사제지간이라기 보다는 친한 형동생 같았다. 시험기간이 맞물린 덕에 집앞 카페에 마주보고 앉아 공부하는 지금도 그랬다.
무슨생각해요?
니생각?
아ㅡ 백현이형 생각하는구나?
아냐~
형 나 보면서 맨날 백현이형 생각하잖아.
야아, 내가 언제그랬어~ 공부나 해
가끔은 얼굴도 모르는 백현이형이 우리 친형같다니까? 공부하라는 종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태형이 수다를 떨 요량으로 종대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태형에게 백현이 이야기를 많이도 했다. 과외 첫날, 태형에게 백현이를 닮았다는 소리를 한 이후로도 종대는 자주 태형에게 백현 이야기를 꺼냈다. 태형에게서 백현의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었다. 너 글씨 되게 못쓴다, 백현이도 글씨 못쓰는데! 백현이는 손은 되게 예뻐. 완전 섬섬옥수야. 근데 글씨는 진짜진짜 못쓴다? 매번 저에게 백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게 섭섭할만도 한데 태형은 예의 그 생글거리는 얼굴로 종대를 받아주었다.
어쩔수 없어. 나 백현이 좋아하거든.
네?
나 지금 너한테 커밍아웃 하는거야. 나 게이라고
태형의 눈이 동그래져선 저를 쳐다봤다. 나도, 내가 왜 태형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외 그만둘거야?
아니, 괜찮아요. 나도 남자 좋아해.
그러니까, 울지마요.
종대의 첫 커밍아웃이었다. 저도 모르게 터져버린 눈물에 종대가 멍청한 얼굴을 하고는 태형을 쳐다봤다. 같은 게이를 만난 반가움인지, 태형이 저를 떠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종대는 그렇게 커피숍 구석, 태형의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짝사랑?
응..
많이 힘들었겠네.
응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태형은 한없이 다정했다. 어느새 제 옆자리에 와서 토닥거리는 모습에 종대가 태형을 밀어냈다. 야 사람들이 쳐다봐~
*
태형아아... 술주정에 가까운 전화에 금새 나온 태형이는 자다 일어난 모습이었다. 제자한테 이게 무슨 진상이야. 생각하면서도 뛰어오는 태형을 보니 눈물이 다시 왈칵 하고 올라왔다. 형, 술냄새나요. 등을 토닥여주는 손과 상반되는 태형의 투정어린 말에도 가슴팍에 고개를 묻은 종대가 한참을 울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다 울었어요?
응..
백현이의 네번째 손가락에서 빛나는 반지에 가장 먼저 생각난건 태형이었다.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하던 다정한 목소리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종대의 말에 귀기울이던 태형은 한참 후에서야 입을 열었다.
짝사랑은 원래 힘든거에요.
너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도 뭐, 짝사랑이지.
종대는 그날 처음 태형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고, 웃는게 예뻐요. 입꼬리가 이렇-게 올라가거든. 성격도 착해, 근데 눈치가 좀 없다. 그래서 내가 좀 힘들어요.
*
나 과외하는 학생, 너랑 완전 닮았다?
진짜?
으응, 진짜. 하고 대답하는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백현이 갑작스래 얼굴을 들이댄 덕이었다. 사진 있는데, 보여줄까? 서투르게 핸드폰을 꺼낸 종대가 태형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띄워 백현에게 건냈다.
나보다 잘생겼네~ 어리고.
아냐. 너가 더 잘생겼어!
김종대 이거, 빈말하는거 봐라.
빈말 아닌데. 제 마음도 몰라주는 백현에 종대가 입을 비죽 내밀었다. 좋아, 형이 오늘 저녁 쏜다! 하는 말에 종대가 시간을 확인하고 울상을 지었다. 태형이 과외 가야할 시간인데... 백현을 한번, 핸드폰에 있는 태형을 한번 번갈아 쳐다본 종대가 결정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이한테 내일 보자고 해야겠다.
태태~ 우리 과외 내일하자~~
왜요? 어디 아파요?
아니 백현이가 맛있는거 사준대ㅎ...
뭐야ㅋㅋㅋ 알았어요 내일봐요
형이 내일 맛있는거 사줄게:]
종대는 백현 앞에선 마치 짝사랑하는 여고생이 된 기분이었다. 짝사랑하는건 맞지만.. 변백현은 왜 임자도 있으면서 저를 자꾸 설레게 하는지 참. 남자 둘이 파스타집에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은 썩 유쾌하진 않겠지만 종대에겐 별 신경쓸 거리가 되지 못했다.
너 되게 포크질 못한다. 태형이도 못하는데.
태형이?
아... 나 과외하는애. 너 닮았다고 한.
아아, 이런것도 닮은거야? 좋을거 없는데~
장난스런 말투에 종대가 어색하게 웃었다. 갑자기 태형이 이야기가 왜 튀어나왔지?
너 혹시 변씨니?
태형을 처음 본 종대가 한 말이었다. 이름도 묻기 전 자칫 기분 나쁠수도 있을 질문에 태형은 네? 하고는 흐흐 하고 웃었다. 그래, 딱 흐흐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미안, 나 아는 사람이랑 닮아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어. 머쓱하게 말하고 나니 그 동그란 눈이 저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B.A.P 대현 닮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봤어요.
어어, 닮았다. 근데 백현이도 닮았어.
그사람이 변씨에요?
응, 변백현. 이름 예쁘지?
저는 김씨에요. 김태형.
알아, 태형이.
사실 종대는 태형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과외하는 학생 이름도 모르고 간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니까. 그럼에도 얼굴을 보자마자 자연스래 나온 물음은 태형이 백현이와 꼭 닮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헷갈릴정도로 닮은건 아니었지만 순한 눈이며, 물씬 풍기는 소년느낌이 제가 처음 백현을 봤을때를 떠올리게 했다.
*
세살이라는 적은 나이차이 때문인지 태형과 종대는 사제지간이라기 보다는 친한 형동생 같았다. 시험기간이 맞물린 덕에 집앞 카페에 마주보고 앉아 공부하는 지금도 그랬다.
무슨생각해요?
니생각?
아ㅡ 백현이형 생각하는구나?
아냐~
형 나 보면서 맨날 백현이형 생각하잖아.
야아, 내가 언제그랬어~ 공부나 해
가끔은 얼굴도 모르는 백현이형이 우리 친형같다니까? 공부하라는 종대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태형이 수다를 떨 요량으로 종대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러고 보니 태형에게 백현이 이야기를 많이도 했다. 과외 첫날, 태형에게 백현이를 닮았다는 소리를 한 이후로도 종대는 자주 태형에게 백현 이야기를 꺼냈다. 태형에게서 백현의 모습이 자주 보이기 때문이었다. 너 글씨 되게 못쓴다, 백현이도 글씨 못쓰는데! 백현이는 손은 되게 예뻐. 완전 섬섬옥수야. 근데 글씨는 진짜진짜 못쓴다? 매번 저에게 백현이의 이야기를 꺼내는게 섭섭할만도 한데 태형은 예의 그 생글거리는 얼굴로 종대를 받아주었다.
어쩔수 없어. 나 백현이 좋아하거든.
네?
나 지금 너한테 커밍아웃 하는거야. 나 게이라고
태형의 눈이 동그래져선 저를 쳐다봤다. 나도, 내가 왜 태형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과외 그만둘거야?
아니, 괜찮아요. 나도 남자 좋아해.
그러니까, 울지마요.
종대의 첫 커밍아웃이었다. 저도 모르게 터져버린 눈물에 종대가 멍청한 얼굴을 하고는 태형을 쳐다봤다. 같은 게이를 만난 반가움인지, 태형이 저를 떠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종대는 그렇게 커피숍 구석, 태형의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
짝사랑?
응..
많이 힘들었겠네.
응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태형은 한없이 다정했다. 어느새 제 옆자리에 와서 토닥거리는 모습에 종대가 태형을 밀어냈다. 야 사람들이 쳐다봐~
*
태형아아... 술주정에 가까운 전화에 금새 나온 태형이는 자다 일어난 모습이었다. 제자한테 이게 무슨 진상이야. 생각하면서도 뛰어오는 태형을 보니 눈물이 다시 왈칵 하고 올라왔다. 형, 술냄새나요. 등을 토닥여주는 손과 상반되는 태형의 투정어린 말에도 가슴팍에 고개를 묻은 종대가 한참을 울고서야 고개를 들었다.
다 울었어요?
응..
백현이의 네번째 손가락에서 빛나는 반지에 가장 먼저 생각난건 태형이었다. 앞으로 나한테 다 풀어요. 하던 다정한 목소리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종대의 말에 귀기울이던 태형은 한참 후에서야 입을 열었다.
짝사랑은 원래 힘든거에요.
너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도 뭐, 짝사랑이지.
종대는 그날 처음 태형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고, 웃는게 예뻐요. 입꼬리가 이렇-게 올라가거든. 성격도 착해, 근데 눈치가 좀 없다. 그래서 내가 좀 힘들어요.
*
나 과외하는 학생, 너랑 완전 닮았다?
진짜?
으응, 진짜. 하고 대답하는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백현이 갑작스래 얼굴을 들이댄 덕이었다. 사진 있는데, 보여줄까? 서투르게 핸드폰을 꺼낸 종대가 태형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띄워 백현에게 건냈다.
나보다 잘생겼네~ 어리고.
아냐. 너가 더 잘생겼어!
김종대 이거, 빈말하는거 봐라.
빈말 아닌데. 제 마음도 몰라주는 백현에 종대가 입을 비죽 내밀었다. 좋아, 형이 오늘 저녁 쏜다! 하는 말에 종대가 시간을 확인하고 울상을 지었다. 태형이 과외 가야할 시간인데... 백현을 한번, 핸드폰에 있는 태형을 한번 번갈아 쳐다본 종대가 결정한듯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이한테 내일 보자고 해야겠다.
태태~ 우리 과외 내일하자~~
왜요? 어디 아파요?
아니 백현이가 맛있는거 사준대ㅎ...
뭐야ㅋㅋㅋ 알았어요 내일봐요
형이 내일 맛있는거 사줄게:]
종대는 백현 앞에선 마치 짝사랑하는 여고생이 된 기분이었다. 짝사랑하는건 맞지만.. 변백현은 왜 임자도 있으면서 저를 자꾸 설레게 하는지 참. 남자 둘이 파스타집에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은 썩 유쾌하진 않겠지만 종대에겐 별 신경쓸 거리가 되지 못했다.
너 되게 포크질 못한다. 태형이도 못하는데.
태형이?
아... 나 과외하는애. 너 닮았다고 한.
아아, 이런것도 닮은거야? 좋을거 없는데~
장난스런 말투에 종대가 어색하게 웃었다. 갑자기 태형이 이야기가 왜 튀어나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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