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서오세요 "
살짝 내리깔아 아른아른 보이는 속눈썹에 얄쌍한 눈매, 높지도 낮지도 않고 쭉 뻗어 끝부분만 동그랗게 말려있는 코, 오물오물 움직이는 붉으스름한 입술, 뭘 그렇게 만지는지 소매끝을 붙잡고 조물거리는 손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씹덕터지지 않는 곳이 없다. 나에게 하는 말이라곤 어서오세요, 얼마입니다. 이 두마디밖에 없지만 괜찮았다. 앞에서 지켜보는것 만으로도 괜찮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끼니를 채워야지, 하는 핑계아닌 핑계로 편의점으로 들어왔지만 뭔가 오늘은 달랐다. 멍 하게 앉아있다가 딸랑거리는 문 소리가 들리자마자 고래를 돌려서 생긋 웃으며 어서오세요! 하고 밝게 인사를 건냈다. 갑자기 이러니 적응이 되지도 않아서 어버버 거리다 음료수 진열대로 가서 아무거나 집어들고 볼에다 한번 대 보자 차가운게 꿈은 아닌 것 같았다.김성규가 나한테 인사라니!
" 오늘은 좀 늦게 드시네요? "
" 에?… 아아, 친구를 좀 만나고와서─ "
" 아, 그렇구나. 어! 이거 저도 엄청 좋아하는데 나중에 드실때는 이거 말고 그, 뭐지. 다른맛 있잖아요, 그거 드세요! 그게 더 맛있던데? "
" 아, 진짜요? 그렇구나… 내일은 그거 먹어볼께요. "
" 네! 음, 칠백원입니다! "
짤랑거리는 동전을 꺼내서 건내자 하나하나 세 보더니 방긋 웃고선 맛있게 드세요! 하고 인사를 건냈다. 네에, 하고 대답을 하고 어그적 어그적 걷는데 아직도 꿈같은 기분이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한테 웃지도 않던 그가 갑자기 대화라니, 그것도 어서오세요 같은 형식적인 대화가 아닌 내가 먹는 음료수와 밥 먹는 시간까지 알고있다는 듯한 그런 말투의 대화. 이렇게까지 생각하니 그는 별 생각없이 얘기한것이라고 생각해도 새어나오는 웃음은 어쩔수가 없었다. 음료수를 먹다가 살짝 흘려도 짜증은 나지않았다, 왜냐면 오늘은 그와 긴 대화를 나눴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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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성규가 있는 편의점을 다닌지도 벌써 반년정도 흘렀다. 이번년 봄에서 가을로 변할때까지 하루도 변함없이 같은시간에 같은 음료수를 마시니 그가 날 기억할만도 했다. 저번에 한번 이야기를 나눈 뒤부턴 일사천리로 친해졌다. 어쩌면 나만 그렇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성규와 대화할수록 신이나는 기분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따라 무슨 고민이 있는건지 어색하게 미소만 짓고 별로 큰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걱정되긴 되는데 어떻게 해결할 방법 없이 끙끙대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다 아는 동생인 성종에게 그냥 친한사람이 고민있어보이던데, 하고 떡밥을 살짝 툭 던지자 바로 앙, 하고 물어버리는 성종이었다. 그렇게 삼십분동안 남자 둘이서 카페에 마주앉아 주절주절 떠들었고 그런 성종의 방법이 약간은 어이없었지만 모아니면 도라고 한번이라도 시도해봐야겠다 하고 마침 자주 가는 그 시간대였기에 터벅터벅 걸어 편의점 문을 열자 어쩐지 축 쳐져있는 목소리가 들렸다.
" 어서오세요… "
그 목소리를 들으며 카운터 위에 있는 츄파츕스 하나를 집어들고선 방긋 웃으며 쓱 건냈고, 이백원이에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백원을 건내고 사탕을 받아드렸고, 한번 목을 큼큼 가다듬고 아까 성종이 했던 그 목소리 그대로 성규 앞에 쓱 내밀었다.
" 생각이 많을땐 레몬사탕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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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 잡담이라고 함다 |
아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들이 밝은내용을 가져오라고 하셔서 약빨고 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뎨둉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은 현성이들 행쇼하는 번외편 가져올껀데 좀있다가 시간 되면 올릴께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생각이 많을땐 레몬사탕 (찡긋)
암호닉 - 사랑해 님 감쟈감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