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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태연] 누나 07 +BGM | 인스티즈

 

 

"누나도 내가 좋잖아요. 숨기지 마요, …이제 누나한테 듣고싶어. 아니, 들을래. 말해줘요."


아이는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내게로 고정한다. 더는 뒤로 미룰수도, 겁을 내며 도망칠 수도없다. 이제 정말 끝을 내야한다. 질기게 이어온 아이와의 이 감정싸움도 이제 끝을 내야한다. 너는 내 대답을 기다린다. 속이 타는 듯 앞에 놓인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나 티 안내지만… 지금,"


미치겠어요. 백현이가 작게 읊조린다. 백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한숨을 길게 쉰다. 나는 백현이의 두 볼을 잡고 고개를 들게해 아이의 얼굴을 마주봤다.아이는 놀란듯 눈을 크게 뜬다. 백현이의 볼을 품은 손으로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온다. 그토록 느끼고싶었던 아이의 온기이다. 아이의 체온인지 내 손의 체온인지 이 뜨거움은 어디서 내뿜어지고있는걸까. 잘 모르겠다. 아이는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날 바라본다. 할 말은 너무나도 많은데 엉킨 실처럼 꼬여 도통 말이 정리되지 않는다.

사실 나는 너와 얼굴을 마주하는 이 순간도 너무나도 두렵다. 서로의 모든 마음을 고백하고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네가 나를 사랑하면 우리는 더이상 아프지않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이 너와 나로인해 상처받지 않을 수있을까? 네가 훨씬 더 멋지고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있는 것이 나로 인해 힘들어지게될까봐. 그로 인해 너가 지금 느끼는 아픔보다 몇 배 더 아프게될까봐. 너도 쉽지 않은 시작이라는 것을 알잖아. 우리는 그 힘든 시작을,


"모질게 밀어내려고했어. …그런데 나는."
"나는 널 밀어낼 수 없어. 처음부터 불가능했어."
"가능했더라면, 우리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있지도 않겠지."


너는 여전히 아무 말없다. 당연한 반응이다.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으니까. 나는 더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같은 백현이의 볼에서 내 손을 떼었다. 열때문인지 발갛게 달아오른 아이의 볼때문인지 이와중에 아이는 참 예쁘다.


"나때문에, 한순간느끼는 걸지도 모르는 감정때문에 너가 곤란해질까봐."
"하."


아이는 짧은 탄식을 내뱉는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한순간느끼는 감정이요? 누나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누나가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거였어요."
"난, 난, 한순간이 아니였는데. 누나는 그걸 그냥 한순간이라고 말해버리네…"


백현아, 그런 말이 아니였는데. 알잖아. 아이가 그렇게 받아들일줄은 상상도 못했던터라 말문이 턱 막힌다. 애써 정리해놓은 말들이 백현이의 말들로 와장창 무너진다. 아니, 백현아 그게 아니잖아. 이 말 한마디 하면 될 것을 차마 벌어지지않는 입은 어떠한 말조차 내뱉으려 하지않는다. 아이는 울 것만 같은 표정이다.


"누나는 한순간이였을지 몰라도 적어도 저는…."
"백현아."
"누나는, 대체 절 얼마나 더 비참하게 만들려는거에요?"
"너 지금 흥분했어. 이런 상태에서 너랑 더이상 말하고싶지않아."


못났다. 못난 김태연. 좀 더 다정하게 말해줄수있었다. 아이가 항상 내게 그랬던 것 처럼. 하지만 말을 듣지않는 이 빌어먹을 입에선 아이에게 비수를 꽂는 말만 내뱉고 있다.


"이제 누난 내가 필요하지않아요?"


아, 결국 너의 한마디는 절대 무너지고싶지않았던 내 마음마저도 무너지게만든다.


"백현아."
"이렇게 예쁘게 불러줄 수 있으면서."
"네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감정이야. …그러니까,"


날 미워하지만 말아줘.

너가 나한테 등을 돌리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일일거야.

 

 

 

 

 

 

 

 



+) 저번에도 언급했듯 '누나'는 10화 안에 완결을 낼 것이구요(분량 조절에 실패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본편 완결을 낸 후 백현 시점의 번외편을 메일링이 아닌 연재형식으로 짧게 연재를 할 예정입니다.

업데이트 주기는 빠르면 2일, 늦으면 3-4일입니다.

결말까지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부족한 부분은 점차 채워나가는 모찌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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