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하는 남자, 음악하는 여자 연애하는 썰 02
![[EXO/오세훈] 수영하는 남자, 음악하는 여자 연애하는 썰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8/4/a84b382d1e85f753a8ce4fe5ba6f037c.jpg)
안녕! 오늘은 세훈이가 목표를 달성한 날의 이야기 (^^) 를 한다고 했었지?
우리가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면서부터 아는 사이가 됐다고 했잖아?
세훈이가 나한테서 누나 호칭을 떼먹는 그 목표를 이루게 된 건,
우리가 오케스트라에 입단을 하고 딱 일 년이 지난 후의 일이었어.
그러니까 내가 중학교 3학년, 얘가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지.
혹시 주위에 운동하는 지인 있는 사람 있니?
그 사람들 보면 학생일 경우 방학마다 합숙 훈련을 하잖아?
오케스트라에도 그런 게 있어. 여름방학, 겨울방학마다 일주일 간 하는.
가끔 내 친구들 중에 거기 간다 그러면 재밌겠다고 했던 애들 있는데 진짜 다 개소리.
진짜 힘들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독하디 독한 스케줄을 들으면 다들 재밌겠다는 소리 따위 삼키게 될 거야.
일단 놀러 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함. 놀러 가는 거 절대 아님. 놀 시간 아예 놉.
나도 제일 처음엔 놀러 간다고 룰루랄라 신나게 짐 싸고 그랬는데 후... 이건...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서 한 시간 동안 운동을 함. 물론 말이 좋아 여섯 시 기상... ㅇㅇ
폐인 꼴로 나가도 좋다, 하는 사람들은 여섯 시에 일어나지만 아닌 사람들은 또 아님.
아무래도 남자 여자가 다 함께 공존하다 보니까 (?) 쪽팔린 게 없지 않아 많이 있음.
그런 사람들은 네 시에도 일어나고, 다섯 시에도 일어나고... 개고생 ㅠㅠㅠㅠ
운동은 호텔 주위를 계속 걷는 거! 빨리 걸어서 이것도 굉장히 힘듦.
여름엔 땀 범벅에 목도 엄청 마르고 겨울엔 살 다 얼 것 같고 동상 걸릴 것 같고.
그리고 난 뒤에는 밥을 먹어. 먹을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이거든?
밥 먹고 남는 시간은 각자 자기 할 거 찾아서 하는 휴식 시간임.
아침에 폐인 꼴로 나간 사람들 있지? 그 사람들이 씻을 시간은 그 때밖에 없어.
여유로울 것 같다고? 한 방 인원이 다섯 명이 넘는데 과연 여유로울까... ㅎ
그럼 아홉 시가 되지? 그때부터는 각자 파트 연습임. 열두 시까지.
각 파트 트레이너 선생님에 따라서 쉬는 시간도 중간중간 주어지기는 하는데,
대부분 그냥 계속 연습하는 거라고 보면 될 듯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면 이제 또 점심을 먹겠지? 이 또한 한 시간.
아침에 시간이 모자라서 못 씻은 사람들이 씻기도 하고,
피곤한 사람들은 자기 숙소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고,
개인 연습이 필요하다 싶은 사람들은 홀에서 계속 연습을 하기도 하고.
자, 이제 한 시가 되겠지? 그때부터는 전체 파트가 모여서 합주를 함. 다섯 시까지.
지휘자 선생님께서 굉장히 열성적인 분이기 때문에 절대 쉴 일 없음. 네버.
연주자에게 쉬는 시간 따위 사치임을 알아야한다는 우리 지휘자 선생님... ㅇㅇ
덕분에 쉴 수 있는 건 다른 파트가 오지게 못해서 선생님께 욕 먹을 때...?
그제야 악기 내려놓고 숨 좀 돌리고 걔네 까이는 거 구경하고... ㅇㅇ
그리고 다섯 시가 되면 저녁을 먹어. 얘도 한 시간!
이때는 대부분 뻗어. 진짜 죽을 맛이거든. 못 견디겠을 때쯤...?
여섯 시부터는 정말 지옥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웰컴 투 더 헬이라고 정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에서 합숙훈련 기간이 일주일 간이라고 했지?
하루 당 한 파트가 오디션을 봐. 그것도 모든 사람들 앞에서.
여기서 모든 사람들이란 모든 단원들, 그리고 모든 파트 트레이너 선생님들.
하루 당 한 파트라고 해서 한 파트가 다같이 오디션을 보는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 ;
약 백 명의 사람들 앞에서 혼자 연주를 해. 연습 중인 모든 곡을 다. 틀리면... ㅎ
그리고 못하면 엄청 까임. 단원들의 측은한 시선들 속에서 지휘자 선생님의 폭격을...
제일 사람이 많은 바이올린 같은 경우는 아무리 세 파트로 나뉘어져있다고 하지만,
그 한 파트 당 사람이 약 20명 정도이기 때문에 (우리 오케스트라가 규모가 좀 큼)
한 파트가 다 끝나려면 몇 시간 정도가 걸림. 그동안 우리는 지옥을 맛 보는 거지...
오디션 다 보고 훈계 다 듣고 욕 다 듣고 하면 이제 슬슬 열 시 쯤이 됨.
그러면 열심히 욕 먹은 자, 맛있는 야식도 열심히 먹어라!!!!!!!!!!!!
우리 오케스트라가 밥이랑 간식은 진짜 짱임. 물론 야식도... ♡
그렇게 야식을 30분 정도 내에 다 먹고 나면 또 이제 파트 연습임.
이때는 선생님들 없이 단원들끼리 자치적으로 연습을 해.
대부분 연습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은 나이가 많은 명예단원들이나,
명예단원들이 참석을 안 했을 경우엔 악장이랑 각 파트 수석 및 차석.
근데 선생님들이랑 연습할 때보다 그때가 더 눈치 보임... ㅇㅇ
선배란 참으로 무서운 존재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신입 때 그랬던 것처럼 지금 신입들도 나 그렇게 생각하겠지...? (또륵)
연습이 다 끝나고 나면 두 시에서 세 시임. 이제 숙소로 갈 수 있음.
근데 들어가봤자 많이 자면 세네 시간...? 아예 못 자는 경우도 허다 ㅇㅇ
아, 설명이 길어졌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이런 합숙훈련을 하는데 세훈이가 나한테 누나 호칭을 뗀 것도 여기야.
우리가 오케스트라에 입단한지 딱 일 년 후의 여름 합숙훈련 때였지.
처음 입단하면 바이올린일 경우 대부분 3 바이올린의 단원으로 들어가거든?
물론 빼어나게 잘할 경우 1 바이올린이나 2 바이올린으로도 가는 사람도 있지만
세훈이랑 나는 그저 그런 일반적인 케이스였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일 년이 지나면 파트를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생김. 오디션... ㅇㅇ
나는 당연히 그 오디션을 볼 생각으로 준비 중이었고 (야망 있는 여자!)
세훈이는 축구하면서 넘어지다가 팔을 다치는 바람에 못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그것 때문에 내가 쉬는시간에도 계속 연습 중인데 세훈이가 귀찮게 함.
귀찮게 하는 것도 사람 진짜 신경 쓰이고 짜증나게... 그게 뭐 어떻게냐면,
' 누나 덥지? 내가 안 덥게 해줄게. '
이러면서 머리카락 휘날리게 자꾸 옆에서 악보로 바람을 일으키질 않나,
' 아, 이 정도 가지고는 안 되겠다. 기다려봐. '
이러면서 에어컨 바람을 내가 직빵으로 맞게 해서 춥게 만들질 않나 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거짓말 안 하고 추워 죽는 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갑자기 걔가,
' 저기 음료수 담가 놓는다고 얼음물 엄청 많던데 거기 빠질래? '
이러는 거야. 순간 내 머리에 아이디어가 반짝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무작정 세훈이 손 끌고 거기 가서 걔 거기 앞에 세워두고
그 옆에 있는 종이컵으로 그거 물 떠서 걔 목덜미랑 티셔츠 사이 틈으로
걔 몸 안에 그거 다 들이부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악!!!!!!!!!!!!!!!!!!!!!!!!!!!!!!!!!!!!!! '
오구오구 우리 귀염댕이 식겁해쪄여?
추워 죽을 뻔한 우리 세훈이 미친개처럼 뛰어다님.
친해지면서 무서움 따위 다 사라졌기에 가능했던 일... ㅋ
세훈이가 하나도 안 무서운 놈이라는 걸 이제 알았으니 ㅇㅇ
그리고 전쟁은 시작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차별적으로 서로 공격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처음엔 종이컵 쓰다가 이제는 그냥 얼음 채로 집어서 던지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더는 안되겠다 싶었던 내가 걔 바지를 벌려서 팬티 안에 물을 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랬더니 걔가,
' 야, 죽을래? '
이러는 거임. 야? 야? 내가 어이가 없어서,
' 야? '
' 나보다 작은 게 그럼 누나냐? '
' 나 말고 다른 단원들한테는 잘만 누나 소리 하면서! '
분한 마음에 이렇게 말하니까 손 뻗어서 내 머리 꾹꾹 눌러가며,
' 네가 제일 애 같아. 그동안 누나라고 해준 걸 고맙게 생각해. '
이러는데 이새끼 뭘 믿고 이렇게 파워당당...?
내가 벙쪄가지고 입만 벌리고 있었더니,
' 이제 하나도 안 떨리지? 잘할 거야. '
이러는 거임. 그래서 ' ????????? ' 이런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어휴, 하고 한숨 쉬더니 말하는 거임. 존나 애늙은이 ㅇㅇ
' 아까 벌벌 떠는 거 다 봤어. 잘할 거라고, 너.
먼저 올라가서 기다려. 다음에 따라 올라갈 테니까. '
이러는데 와씨, 그러고 보니 진짜 노느라 긴장감 다 풀림.
이러다 죽으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떨었었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살짝 고마워서? 누나라고 호칭 떼는 거 그냥 곱게 냅뒀던 것 같음.
물론 나는 그때 걔를 그냥 둔 걸 아직까지도 후회하는 사람임... ㅎ
이게 세훈이가 목표를 달성한 날의 이야기임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세훈이 덕에 나는 오디션 잘 보고 파트도 올라갔고!
나름 더 가까워진 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그날 뒤로 한 번도 누나 소리 못 듣는 중인 건 매우 한탄스럽지만...
그래도 행복하니 된 거 아니겠어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신알신 해주신 분들이랑 댓글 달아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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