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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508l

  

1. 그를 사수하라! 

  

 (부제 : 첫만남, 그리고 재회) 

 

 

 

 

 

 

 

대한민국의 행정권을 수반하고 있는 최고의 통치자인 대통령, 그의 직속이자 국가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통칭 국정원,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우리도 북한처럼 비밀조직이 있어서, 북한에 몰래 들어가지 않을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널리 알려진 국정원 말고, 아니 국정원 안에 그런 팀이 있다고 말해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이번에 정권이 바뀌면서 새로 생겨난 팀이라 아직 완성도가 낮긴 하지만 말이다. 

  

그 새로 생겨난 팀에 들어가기 위해 내가 이렇게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가고 있는 거겠지. 

 

 

일주일 전, 우리 팀장님 아니 전 팀장님이 날 부르셨다. 팀원들이랑 개인 면담은 잘 안하시는 분이 부르니, 괜히 오싹해져 긴장을 하고 들어갔다. 처음엔 온갖 칭찬이란 칭찬을 하더니 이번에 새로 생긴 팀에 들어가란다...그것도 내가 원래 있던 정보를 다루는 팀이 아닌, 직접 몸으로 뛰는 팀.. 싫다고 바락바락 우겨댔지만, 이미 윗선에서 결정된 사안이라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하셨다. 너무 냉정해서 냉장고인줄..추웠다. 하긴 우리가 언제부터 자의로 일을 했었나. 그나마 다행인건, 내 앞자리에서 일을 하던 이홍빈이 지금 내 옆에서 짐을 들고 투덜대고 있다는 거? 

 

 

“아 진짜, 우리가 무슨 몸을 쓰는 일을 해요. 내가 몸 안 쓰는 팀 들어가려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조용히해 나도 얼마나 당황스러웠는데, 야 여기로 가는 거 맞아?” 

 

 

고위 간부들만 아는 비밀 팀, 비밀 팀이라고 하니까 이상하다. 이름이 VIX라고 하던데 무슨의미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고위 간부급들만 아는 은밀한 팀이라 그런지, 팀실도 은밀한 곳에 있나보다,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 것을 보면 

 

 

“설마 저기예요? 완전 무너질 것 같은 문에 VIX라고 써져있는데?” 

 

 

“헐, 설마.. 진짜 저기야? 와 너무한다. 진짜” 

 

 

몇 년 동안 일했지만, 처음 보는 곳이다. 창고를 팀실로 사용하는 건지, 발로 차면 무너질 것 같은 문에 종이로 VIX라고 써져있는게 다이다. 특별 팀이라며.. 비밀스러운 팀이라며.. 중요한 곳일 꺼 아니야 그런데 팀실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홍빈과 한숨을 푹푹 내쉬며 끼이익 대는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내부는 우리가 생각 했던 것보다 좋았다. 아니 엄청나게 좋았다. 원래 우리가 쓰던 팀실보다 훠어어어얼씬 좋다고 해도 될 정도? 국정원 내부에서도 비밀리에 붙이느라 문을 저 모양 저꼬라지로 했나보다. 엄청 작아 책상 몇 개나 겨우 붙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팀실 내부에는 팀장실도 있고, 회의실도 있었다. 물론 화장실까지 우리 회사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갑자기 무서워 지려고 한다.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붙어있는 책상 네 개와 그 위에 있는 여덟대의 컴퓨터? 진짜 딱 이것만 보였다. 팀장 한 명에 팀원 네 명, 이게 우리 팀 멤버인가보다. 홍빈과 나는 조용히 각자 지정되어진 책상에 짐을 놓았다. 

 

 

“어어? 우리 팀원 이예요? 반가워요”  

 

 

화장실에서 손을 털며 나온 남자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활짝 웃으며 다가왔다. 얼굴이 씨꺼먼게 진짜 까맣다. 불 끄면 안보일 정도랄까? 갑자기 다크 초콜릿이 먹고 싶어졌어! 

 

 

“저는 차학연이예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홍빈입니다.” 

 

 

홍빈과 학연이 악수를 하는데 손 색깔 차이가 엄청나서 웃음이 나와 버렸다. 푸흡 하고 웃으니 학연이 눈을 얇게 뜨며 나를 바라본다. 괜히 미안해져 뒷머리를 만지작만지작 대니 학연이 인사를 해오며 손을 내민다. 내 손과의 색 대비에 웃음이 나오려고 올라가려는 광대를 온 힘을 다해 내리며 손을 맞잡았다. 

 

 

“김별빛입니다. 잘 부탁해요” 

 

 

그는 내 앞자리 였는지, 나의 앞 책상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가방을 뒤져 핸드크림을 꺼내들고는 손에 꼼꼼히 바르기 시작했다. 남자가 핸드크림을 챙겨 다니다니! 완전 신기해. 나중에 빌려 써야지 

 

 

“아 맞아, 이번에 우리 팀장 스카웃되서 들어온다는데 뭐 들은 거 있어요? 스펙 완전 빵빵하고 젊다는데?” 

 

 

“아뇨 그런 건 못 들었는데, 아무런 정보 없이 들어온 거거든요 우리” 

 

 

학연이 자기 자리에 앉아 손을 턱에 받히고 우리를 번갈아 보더니 말을 건넨다. 이번에 들어오는 팀장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나도 완전 젊고 잘생겼다는 소리만 들어서 모르겠다는 듯이 조용히 고개를 갸웃했고, 대답은 홍빈이 대신했다. 

 

 

“우리? 둘이 알던 사이예요?” 

 

 

“저희는 원래 같은 팀이었거든요, 정보쪽” 

 

 

“아아 그렇구나, 저는 혼자 왔어요. 원래 어떤 팀이었던 건지는 비밀- 

아 맞아! 근데 이게 얼마나 비밀스러운 팀인지, 원래 있던 팀원들에겐 제가 퇴사한 걸로 알려졌다고요” 

 

 

“아 정말요? 어쩐지 마지막 회식날 동기언니가 나를 안고 펑펑 울더라. 

 

 

이상하게도 마지막 회식날은 침울했다. 항상 시끌시끌하고 웃음이 떠나질 않았던 회식이었는데 말이다. 홍빈과 나는 단순한 팀 변동인데 왜 이렇게 분위기가 침울하나 하고 생각하다가 우리 떠나는 게 그렇게 아쉽나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회식을 즐겼는데, 그들에겐 우리의 송별회였다니.. 어쩐지 나랑 같이 들어와 동고동락 했던 동기 언니가 진탕 취해서 날 껴안으며 펑펑 울더라. 펑펑 울면서 말한 내용은 이제 뒷담 누구랑 까냐는 거였지만 말이다.  

 

 

“아 뭐야 왜 이렇게 안좋ㅇ....응?..와 대박 엄청 좋아!” 

 

 

갑자기 들리는 문소리와 투덜대는 소리에 문 쪽을 바라보니 키가 크고 아직은 앳되보이는 얼굴을 가진 남자가 서있었다. 키가 진짜 크다. 홍빈이도 크고 학연씨? 응 그래 학연씨도 크고 나도 여자치고는 작지 않은 것을 보니 이 팀에 들어오기 위해선 키 제한도 있었나 보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어? 안녕하세요! 한상혁입니다.” 

 

 

두 손에는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온 남자. 상혁은 학연과 나 그리고 홍빈을 번갈아 보더니 활짝 웃고는 고개 숙여 인사했다. 웃는 얼굴이 귀엽다. 전형적인 연하남 스타일이랄까? 

상혁은 남은 자리에 싸들고온 짐을 올려놓고는 다시 우리를 보며 베시시 웃어보였다. 

 

 

“반가워요, 저는 차학연이예요- 어머 근데 몇 살이예요? 완전 어려 보여” 

 

 

붙임성이 좋은 학연이 방싯방싯 웃으며 여전히 턱받침을 하고는 자신의 옆자리에서 짐정리를 하는 상혁에게 말을 건다. 나이는 나도 정말 궁금하다 

 

 

“저요? 저는 스물여섯 살이요! 대학 졸업하자마자 들어왔어요. 

 

 

“아아- 그 소문으로 만 듣던 최연소 엘리트구나, 반가워요 저는 이홍빈이예요” 

 

 

헐 스물여섯 살이라니, 나보다 네 살이나 어린거야? 소오름, 이홍빈도 스물아홉 살이고, 학연씨도 얼마 안들어보이는 것을 보니 이 팀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젊어야 하는 것도 있나보다. 뭐 이렇게 바라는 게 많아 

 

 

“어머어머 스물여섯 살이예요? 완전 애기네 애기” 

 

 

“에에? 저 엘리트 아니예요 그냥 운이 좋았져, 저말고도 다 어려 보이시는데 특히 여성분!” 

 

 

응? 나? 내가 어려보인다고? 너보다 네 살이나 많은데? 당황스럽다. 당황스러움에 머리를 긁적댔고, 홍빈은 웃긴지 옆에서 실실 웃어대고 학연도 내 나이가 궁금했는지 고개를 갸웃대며 나를 바라본다. 아 여기서 내 나이를 까야하다니 슬프다 진짜 

 

 

“저요? 저 서른인데..하하.. 반가워요 상혁씨 김별빛이예요” 

 

 

“헐 진짜 서른이예요? 거짓말! 얼굴은 완전 이십대 중반 인데? 대박” 

 

 

상혁과 학연은 진심으로 놀란 듯이 나를 쳐다봤다. 어리게 봐주는 건 좋은데 너무 어리게 본거 아니야? 당황스럽다. 상혁은 이내 놀란 표정을 풀고는 베시시 웃어 보이며 누나라고 불러도 되냐고 물어온다. 우리 초면인데... 이렇게 붙임성이 강하다니 정말 정말 당황스럽다.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것을 아는 홍빈은 당황스러워 하는 나를 보며 웃고 있다. 좀 도와줄 것이지 아까부터 계속 팔짱을 끼고 헤실헤실 쳐 웃으며 나만 보고 있다. 

 

 

“아하하 그래요 까짓것 누나라고 불러요” 

 

 

“와 신난다! 잘 부탁해요 별빛 누나” 

 

 

여전히 당황스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혁과 나를 바라보던 학연은 나에게 자신은 너보다 두 살이나 많으니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떼를 썼다. 우리 초면인데....아까보다 더 당황스러워 목을 긁고 있는데 이홍빈은 옆에서 고개를 쳐 박고 웃고 있다. 야 나 좀 도와달라고...계속 당황스러운 웃음을 흘리다가 아직 오빠라는 소리는 힘들것 같아서 거절을 했더니 입을 삐쭉 내밀고는 툴툴댄다. 저게 서른 살이 넘은 어른이라니 소오름..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짐 덩이에서 주섬주섬 텀블러와 원두커피티백을 들고는 정수기로 향했다. 텀블러에 티백을 넣고 물을 붇는데 저쪽에서는 자기들끼리 수다를 떠느라 시끌시끌하다. 저게 처음 만난 남자들의 대화라니, 말도 엄청 많아 보이고 회사생활이 피곤해 질 것 같은 기분에 한숨을 내쉰다.  

 

 

“어어? 혹시 팀장님이세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학연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면 새로 들어왔다는 키 크고 잘생기고 어린 스펙 빵빵 팀장님이 들어왔나 보다. 물을 마저 붓고, 티백을 대충 흔들어 준 다음에 뚜껑을 덮고 뒤를 돌았다. 

 

 

놀라서 심장이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내 손에 들려 있던 텀블러도 함께 떨어졌다.  

 

 

“앗뜨거!” 

 

 

“어? 헐! 누나! 괜찮아요? 아 어떡해” 

 

 

나의 큰 소리에 네 명의 남자의 시선은 내게로 집중했고, 바닥에 흘린 커피와 널브러진 텀블러와 뚜껑 그리고 얼룩덜룩해진 내 오른쪽 양말을 본 홍빈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달려와 나를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는 자기가 더 아픈 표정으로 내 양말을 벗겨 내었다. 컵에 뚜껑이 덥혀져 있어서인지, 다행이 많이 튀기진 않은 것 같다.(이라고 하지만 많이 튀었다) 오랜만에 슬리퍼 신었는데 괜히 신어쪄ㅜㅜ 내 앞에선 홍빈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발을 보고 있고,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상혁과 학연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온 스펙 빵빵 팀장도 나를 바라보고 있다.  

 

 

6개월전 헤어진 전 남자친구 정택운이 말이다.  

  

  

  

  

  

  

  

처음엔 패기 있게 썼는데, 가면 갈수록 망글 똥글이네여 ㅎ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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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이런소재좋아요ㅠㅠㅠㅠ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니깐 연재계속해주세요!!!알겠져!!!!!!!!!????????????
9년 전
공무원별빛
헐.....댓글ㅠㅠㅠㅠㅠㅠㅠ댓글 써주셔서 진짜 감사해요ㅠㅠㅠㅠ아무런 반응 없길래 그냥 접으려고 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것도 꼭 써올게요ㅠㅠㅠㅠㅠㅡ제가 더 사랑합니다♥
9년 전
독자2
헐헐 이런글 완전 좋아요!!!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공무원별빛
헐...이주나 지난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다니...이렇게 되면 써와야 될것 같잖아요..ㅠㅠ우럭ㅠㅠㅠ사실 쪄놓긴 햏는데.....으앙 새벽에 올려야 겠다...댓글 고마워요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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