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이어서 *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두 명이 같은 순번표를 받아도 오디션은 각각 따로 보는 게 이 소속사의 특색이라던가, 뭐던가. 아무튼 그랬다. 태현을 먼저 이끌고 들어가는 관계자를 따라 태현이 먼저 오디션을 치르게 되었다. 남자는 가볍게 눈인사를 하곤 대기석에 앉으려 발걸음을 옮겼다. " 앞에 보이는 카메라를 보세요. 네. 준비 사인 보내시면 엠알 재생시킬게요 " " 네 " 지금 앞에 있는 둥근 렌즈가 태현의 음색과 제스쳐, 그리고 느낌을 여과없이 담아낼 것이었다. 학원에서 소위 카메라 실습이라고 하는 것들을 수도 없이 거쳐왔던지라 부담되지 않을것이라고 여긴 것과는 다르게, 태현은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곤 넥타이를 느슨하게 끌어내렸다. " 시작할게요 " " 네, 원-투- 고! " 태현의 미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곡이라며 선생님이 골라주신 곡, MIKA의 'Blame it on the girls'의 도입부분 반주가 스피커를 타고 경쾌하게 시작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도 이어폰을 끼고 들을 정도로, 하루에 수십번은 들어온 노래였다. 그만큼 또 태현에게 자신이 있는 곡이기도 했고. " He's got looks tha book-" 보컬 수업을 들으면서 원곡 가수의 느낌을 잘 살려 보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말을 듣고 이 가수의 뮤직비디오나, 다른 기타 영상들을 찾아본 결과 굉장히 여성적이고 난해한 느낌을 받았었다. 아, 이게 노래와 어울릴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일단은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태현은 자신의 캐릭터에 변화를 주기로 하고, 몸짓을 유연하게 한다거나 혹은 제스쳐를 부각시키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 노래가 끝나고 예의성이 짙은 박수소리가 드문드문 터져나왔다. 태현은 멋쩍게 웃으며 그들에게 고개숙여 인사로 답하고 카메라 앞에서 벗어났다. 유난히 박수를 크게 치던 남자가 태현과 눈이 마주치자 엄지를 번쩍 들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워우-아름다워요! 마주보고 웃어주려던 태현이그 말에 인상을 살짝 쓰곤 고개를 돌렸다. 진짜 여자같나? 기분이 꽁깃거리려던 걸 남자가 그런 오해를 할 만도 한게, 제가 봐도 지금의 모습은누가봐도 여자같을 것이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며 가라앉혔다. " 수고하셨구요. 결과 발표는 추후에 직접 개인 휴대폰으로 전달이 될겁니다 " " 네, 안녕히 계십시오 " 몇몇 스탭들에게 인사를 하고 뒤를돌자 관계자가 대기석에 앉아 태현의 모습만 줄곧 보고있던 남자를 불렀다. " 송민호씨! 준비 할게요. 이쪽으로 오세요 " " 예! " " 카메라 앞에.. " 자신을 부르자, 아무일 없었다는 듯 태현에게서 시선을 뗀 민호가 사람좋게 웃으며 일어났다. 송민호,송민호구나. 의도치 않게 남자의 이름을 알게된 태현이 민호의 이름을 몇 번 되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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