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총] Become B
w.봉봉 쇼콜라
내일은 라디오 복습이나 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내 방 침대가 아닌 어느 차 안에 있었다. 사방은 고요했다. 운전석에는 어떤 남자가 운전을 하는 중이었고, 창 밖의 도로에는 주황색 불빛의 가로등이 줄지어 서있었다. 지나가는 차도 몇 대 없었다.
"왜 벌써 일어났어? 피곤할텐데 더 자지." "…네?" "잠 덜 깼어? 갑자기 왜 그래."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조수석을, 그리고 내 옆자리, 앞자리, 뒷자리를 꽉 채우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도 열렬히 좋아하던 엑소의 멤버들이었다. 나를 포함한 모두의 옷은 무대 의상이었으며, 언제 깨었는지 모를 찬열이가 내 손을 잡아왔다. 이게 무슨 영문인가 싶었지만 대답을 해 줄 사람은 없었다. 찬열이와 운전을 하고 있는… 아, 자세히 보니 매니저였던 남자는 내가 전혀 낯설지 않아 보였다. 찬열이는 말없이 내 손을 조물딱거렸다. 지금 이게 꿈인가 싶었지만, 볼을 꼬집어 본 결과, 아팠다. 찬열이는 그런 나를 보며 왜 그러냐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내가 어색하게 웃자 찬열이는 해맑은 미소로 내게 답해주었다. 찬열이는 운전석에 앉은 매니저의 눈치를 살짝 보더니 그가 운전에 집중한 것을 확인한 뒤에 소리없이 내 볼에 입을 갖다대었다. 놀랄 겨를도 없이 입술은 떨어졌고, 찬열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내 손은 놓치 않은 채.
나는 혼란스러움을 지우지 못한 채 차에서 내려 숙소 안까지 들어왔다. 난생 처음 보는 엑소 숙소였다. 나는 준면이 형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멤버들은 각자의 방으로, 혹은 씻기 위해 욕실로 향했다. 누군가 나에게 저 방이 나의 방이라고, 준면이 형과 룸메이트라고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내 발길은 저절로 그 쪽을 향하고 있었다. 준면이 형이 침대에 눕자 나 또한 침대에 누워 방 안을 둘러보았다. 생소하지만 어쩐지 익숙한 느낌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준면이형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피부가 희다. 갖가지 생각에 빠질 무렵, 작게 달싹이는 준면이 형의 붉은 입술이 보였다.
"백현아.""….""백현아?""…네?"그제서야 아, 내가 백현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나는 왜 백현이가 되었지? 나는 원래 그저 엑소를 좋아하는…. …내가, 누구더라. 우리 엄마는 누구였지? 내 친구들은? 나와 내 주변인들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저 내가 엑소의 팬이었다는 것, 그 점 하나와 내 기억 속에 남은 것은 엑소와 관련된 기억들, 그리고 백현이의 기억 뿐이었다. 머릿속에 생생한 콘서트의 현장이 펼쳐졌다. 혹시 내가 애초에 백현이었던 건가? 팬이었던 것은 모두 꿈이었나?"오늘 많이 피곤해?""조금… 요."사고회로가 폭발하기 직전에 폭발을 막아준 것은 준면이 형이었다. 그가 나에게 말을 걸어줌으로써 생각이 멈추었다."오늘은 하지 말까?"하지 마? 무엇을? 아. 머릿속에 신음 소리를 내뱉으며 쾌감을 느끼고 있는 두 개의 형상이 떠올랐다. 그것은 백현이와 준면이 형, 그러니까 준면이 형과 나였다. 씻을 사람 씻어요. 방 밖에서 경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면이 형은 몸을 일으켜 옷가지를 챙기고 아직 누워있는 내 이마에 짧게 입 맞추고는 방을 나가버렸다. 내가 백현이였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머릿속은 내가 멤버들과 이렇게 은밀한 관계였는지로 가득 차 버렸다.
온 몸이 지쳐 피곤한 것을 겨우 참으며 옷을 다 입고서 욕실을 나왔다. 거실 소파에는 졸리지도 않는지 볼 것도 없는 티비 채널을 계속해서 돌리는 세훈이가 보였다. 버튼을 누르던 손을 멈추고 리모컨을 내려놓은 세훈이는 나를 쳐다보았다. 적막 속에 들리는 티비 소리에 화면을 쳐다보자 나오는 것은 아따맘마였다.
"같이 볼래요?" "아니." 작게 웃으며 대답하자 세훈이는 아따맘마 무시하냐며 툴툴 거렸다. "형. 일로 와봐요." "왜." 머리에 걸쳐졌던 수건을 거두며 다가가자 세훈이는 내 팔목을 끌어 자신의 옆에 나를 앉혔다. 내가 제일 마지막으로 씻은 터라 숙소 안은 아따맘마 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마 다른 멤버들은 이미 잠에 빠졌겠지. "형." "응." "머리 젖은 거 되게 섹시한데." "…." "키스하고 싶다."아무도 없는 대기실에서 내게 짧게 입을 맞추고 먼저 나서는 세훈이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나라고 해야할까, 백현이라고 해야할까? 도대체 백현이는, 혹은 나는 멤버들과 무슨 사이였던 걸까. 세훈이는 먼저 내게 입을 맞춰왔다. 입 안으로 들어오는 말캉한 혀의 감촉은 낯설지 않았다.
오랜만에 스케줄이 빈 날인 듯 했다. 멤버들은 친구나 가족을 만나러 외출을 한 상태였고, 숙소에 남은 것은 종인이와 나 뿐이었다. 스젤졸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종인이는 매우 오랫동안 잠을 자다가 오후 일곱시에 다다르는 이 시간에서야 일어났다. 물론 어제 늦게 잔 탓에 더 오래 자기도 했겠지만.
"어…. 형밖에 없어요?""응, 다 나갔어.""형은 왜 안갔어요?""뭐, 그냥…"지금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조금 필요했을 뿐이다. 내가 애초에 변백현이었던 건지 혹은 기억 속에서 사라진 누군가였는지도 모르겠는 이 상황에서 타인과 접촉하는 일은 삼가는 게 좋을 것이었다. 지금 이 상황은 꿈이 아니니까 팬이었던 그것이 꿈이거나, 혹은 실제로 이런 비상식적인 상황이 일어난 것이거나. 어쨌거나 답은 둘 중 하나겠지.티비에 시선을 돌린 찰나에 종인이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입술을 맞대었다. 도톰한 입술이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었다. 혀가 얽히고 섥히는 동안에 종인이의 손은 어느새 슬금슬금 내 윗옷 안으로 들어와 내 허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은 종인이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낯설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여러명의 멤버들과 이런 관계를 가졌던 거지? 하지만 혼란스러움도 잠시, 나는 곧 종인이를 받아들이기에 바빠졌다.
머지 않아 멤버들이 돌아왔고 경수는 아직 저녁을 먹지 않은 우리를 위해 식사를 차려주었다.
"백현아, 와 봐."
"왜?"
부엌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에 쫄래쫄래 달려가보니 경수가 나에게 찌개 간을 봐달라며 숟가락을 내밀었다. 난생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고, 내가 팬이었다면 더욱 설레어야 할 일이었지만, 나는 이게 일상인 마냥 아무렇지도 않았다. 찌개를 입에 머금으니 어때? 라며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맛있어."
"그래? 다행이다."
그렇게 말하며 경수는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내 뒷통수를 잡아 입을 맞추었다. 짧은 입맞춤이 어쩐지 아쉬웠지만 경수가 다른 멤버들을 부르는 통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부르지 않았더라도 아무 말 하지 못했겠지만. 하트 입술을 그리며 웃는 경수의 얼굴을 그저 멍하니 쳐다볼 뿐이었다. 이제는 내가 누구였는지에 대한 관심은 싸그리 사라진 상태였다. 그저 팬이었던 그것이 꿈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내게 백현이의 기억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그게 당연한 것이리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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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못나니 작가 봉봉쇼콜라가 돌아왔서염..'ㅅ'..! 시험도 얼마 안남았는데 제가 왜 갑자기 글을 싸질렀냐하면요.. 그냥 너무 쓰고 싶어서..ㅎ... 오랜만에 글을 쓰니 감회가 새롭네요.. 전에 연재하던 세종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재정비해서 나중에 다시 돌아올 생각이구요 후에는 공존도 재개할 생각이에요ㅠㅠ 기다려주신 독자님덜 계시다면 죄송하고 감쟈해염..♥ 다음편까지는 오늘 등장하지 않은 나머지 다섯 멤버들과 백현이의 관계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다룰 예정이구요 그 다음부터 스토리 진행하겠습니다..! 제가 언제 돌아올진 저도 몰라요 앞에 말씀드렸듯이 시험기간이기 때문에..ㅎr..☆★
p.s.지금 분위기는 요로코롬 퇴폐적이고 정상적일지라도 서서히 병맛이 되어가는 비컴비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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