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니까 이건 정말 생생하게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인데
난 분명히 학교행사에서 만난 오빠들하고 술을 마시러 갔거든
근데 뭐 학교 근처 술집이 다 그저그렇지
정택운네 동아리도 거기서 만나고 있는거야
우리 원래 신경 잘 안쓰는 사이니까
어? 니도 있음? ㅇㅇ 이러고
각자 테이블에서 술 마셨지
근데 내가 요새 컨디션도 너무 별로고
그냥 졸리기도 했는데 오빠들이 너무 재밌게 해줘서
술을 좀 마셨다?
나 진짜 술 잘 마시는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평소 주량 반도 안먹었는데 막 달아오르고 이랬단말이야
내가 평소엔 진짜 무뚝뚝하고 뭐 이러는데
취하면 답도 없이 귀여운척하고 난리나ㅎㅎㅎ
이거 친구들한테 들어서 고쳐야지 했는데 잘 안고쳐지더라ㅠㅠ
암튼 내가 그 테이블에 있다가 기억이 끊겼어
근데 그거 알지
아침에 일어나면 드문드문 기억이 나는 부분이 있어
기억의 조각을 찾아 헤매다 보면 뭔가 하나씩 건져진달까
근데 그게 꿈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어
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꿈인거 같은데 되게 생생한...?
그럼 이게 사실이라는거거든
이거 진짜 쪽팔려서 아무한테도 얘기 못했다
너네한테 처음으로 말하는거야
너무 취해서 얼굴도 뜨겁고 하니까 내가 가게 밖으로 나갔나봐
근데 정택운이 다른 애들하고 얘기하고 있더라구
내가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야 일루와봐 이러면서 걜 옆 골목으로 끌고 들어갔어
그동안 진짜 나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걔한테 아무 감정도 없었어!
근데 내가 왜그랬지....ㅎㅎㅎ
다짜고짜 정택운 멱살 잡고 뽀뽀함..
그것도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 쪽쪽쪽 이랬나봐
아ㅏ 그 말캉한느낌 생각나
아니 무슨 남자애 입술이 그렇게 보들보들해?
나 립밤 맨날 바르는데 내입술보다 더 부드러운거 같아
아무튼 얘가 내가 갑자기 막 이러니까
막 이마 손바닥으로 막고
"야야야 취했냐?"
이러는거야
그 때 내가 제정신 아니라고 했잖아..
"아아아아 뽀뽀 왜 안해애"
이러면서 울먹거렸..으어 토나온다
그랬더니 걔가 헛웃음치는거야
그래 지가 생각해도 어이없겠지
"허.. 야 너 많이 마셨어? 너말고 다 남잔데 여자애가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어엉 쪼끔? 아닌데 나 많이 안마셨는데 취한당"
으으 내가 말했지만 진짜 싫다
아주 그냥 모든 말에 애교가 배어있었다고 생각하면 돼..
그러다가 내가 또
"아 뽀뽀오!!!"
이러면서 방심한 정택운 멱살 잡고 쪽쪽쪽쪽 하면서
헤헤 하고 동네바보처럼 웃었어
근데 갑자기 정택운 표정이 슥 변하더라
급정색하더니
"야ㅎ 너 진짜 사람 미치게 할래?"
이러더니.. 키스......를 한 거 같아
제발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는데
꿈이 아닌거같아
정택운 얼굴 앞으로 어떻게 봐?
진짜 거의 맨날 보던 사인데
내가 술먹고 무슨짓을 한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
아 헐 잠깐만 정택운 카톡왔어
어떡해
이거 쓰고 있는거 걔가 아나?
아니 모를텐데
잠깐만
와 어떡하지ㅠㅠㅠㅠㅠ
나 진짜 다시는 술 안먹어야되려나봐ㅠㅠㅠㅠ
카톡온 거 그대로 복붙할게
「오늘 밤에 오빠집에서 보기로 한 거 안잊어버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