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현] 연아야, 봄은 다시 돌아올거야 01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1/7/a17b3e3e97ed5fd2decce5da2e9ad8d5.jpg)
"그래서, 그걸 지금 나한테 말하는 이유가 뭔데?"
"언니, 한번만요. 오빠가, 오빠가 언니 아니면 안된데요…."
실로 그랬다.
눈물까지 방울방울 매달고 올 애가 아니였다. 직장까지 찾아와 애원하는 애였다.
지랄, 나랑 죽자고 싸울때는 언제고. 다짜고짜 찾아와 오빠가 언니만 찾는다니. 자존심도 쎈 애가 그정도까지 한거면 말 다했다. 왠만해선 절대로 숙이는 애가 아니였다.
너와 헤어진지 자그마치 1년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
4년이란 시간을 끈끈하게 보냈었던 너와 내가 헤어진건 단순하고도 별거아닌 이유에서 였는데.
그에 이후 저애랑 1년하고도 6개원을 보냈으면서 아직도 내가 아니면 안된다니.
너도 참 우습다.
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진 못할망정 꼭 한두번은 나를 찾는다.
너같은 남자는 진짜 별로인데.
예쁘장한애다. 귀여워서 복학생들에게는 항상 나오는 이름이였다.
1년 6개월전, 그때 그시간으로 돌아가도 난 다시 너에게 이별을 고했을까. 참 서글프다.
니가 생각나지 않는건 아니였다. 헤어진 이후에 눈물을 삼키며 하루하루 지냈으니까.
겨우 1년이 지나고서야 너를 잊는듯했다. 그런데도 넌, 그럴때마다 나를 찾았다.
그렇게 미련하면서도 다시 시작하자는 말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그럴때마다 내가 항상 하는 말은 '니 여자친구한테나 잘해' 라던가, '그만불러, 지겹다' 정도.
넌 항상 그때마다 '그래' 라며 짧게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놓지 못했다. 한달에 한번은 꼭 나를 불러댔다.
니여자친구란 애가 불쌍했다.
그러면서도 아닌척 너의 부름에 달려가는 나였고 너또한 주기적으로 나를 불렀다. 서로 완전히 놓을 수 없는 관계였다.
니여자친구가 죽도록 싫었다가도 지금은 안타깝기만 할정도면 말 다했다.
1년 6개월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낸건지 여자만 짝사랑하는 꼴이니,
그럴거면 왜 사귀는데.
그렇게 매번 다른 너의 친구들의 부름에 달려갔던 나인데 처음으로 너의 여자친구가 왔다.
나만 찾는다고 그런거면 또 말 다했다, 넌 또 엄청나게 성질아닌 성질을 냈을 테니까.
쟨 니가 그렇게 좋을까 싶으면서도 한켠에서는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헛구역질이 나는데. 이중적인 느낌에도, 결국 너의 집으로 향한다.
이번엔 또 무슨 꾀병이실까.
차에 니여자친구를 태우고 너의 집으로 향했다.
잠깐의 기분나쁜 느낌이후엔 그닥 아무렇지 않은거보니 내가 많이 덤덤해졌구나.
너를 향한 마음도 무뎌지는듯 하다.
"저..언니"
"왜"
"오빠는... 뭐 좋아해요? 어, 음식그런거 말고도. 취향이나… 뭐."
"허."
기가 차다. 1년 6개월이나 너와 함께 했으면서 니 취향조차 모른다.
니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넌도대체 왜 이런 의미없는 행동으로 얘를 힘들게 하는건지.
니 여자친구는 헤어진거나 다름없는 형식적인 사람으로밖엔 안보이는데.
"오이 좋아해."
"네?"
"오이소박이, 오이샐러드, 오이무침. 그냥 생오이도 좋아해."
"아, 정말요? 고마워요 언니. 내일은 오이샐러드 만들어 줘야겠네."
"그래 많이 해가. 엄청 좋아하니까."
나 또한 너의 의미없는 1년 6개월에 숟가락을 얹어본다.
너의 식성조차 파악못하는 애와 의미없는 1년 6개월을 보냈을 너에 경의를 표한다.
불쌍한애다. 전여자친구한테 현여자친구가 취향을 묻는 꼴이라니. 가소롭기 짝이없다.
하긴, 넌 답답해도 말을 아꼈을테지.
귀찮은건 딱 질색이여 하니까.
"..."
"오이 샐러드, 오이무침…. 장봐야하나.."
엘레베이터 안에서 까지 오이요리 레시피에 집중하는 니 여자친구.
웃음이 나지만 참는다. 그래도 너에대한 마음하나는 인정해주려한다.
그렇게 무심한데도 저애도 징하다. 너나 쟤나 답답한건 마찬가지다.
[ 8층입니다.]
"어, 벌써 다왔네 언니 벨좀 눌러…."
"..."
자연스럽게 도어락을 푸는나에 니여자친구가 나를 불러 세운다.
"언니, 뭐예요?"
"뭐가."
"어떻게 비밀번호 아는데요."
무시하고 너의 집으로 들어온다. 니가 거실에서 물을 마시다 현관으로 들어오는 나를 눈으로 슬쩍 흘긴다.
"왔어?"
항상 너의집에 오면 니가 처음으로 하는말.
니여자친구도 뒤따라 들어오자 너의 표정이 굳어진다.
"야, 너 왜와. 집에가라 했지."
"내가 오빠랑 이언니랑 뭘할지 어떻게 알아?"
웃음이 난다. 나한테 눈물을 매달고 애원할땐 언제고.
또 그끝에 날이 서있다.
"언니, 왜 대답안해요? 비밀번호 어떻게 아는데요."
"지랄하지마. 내가 알려줬어."
"뭐 오빠 지랄?"
"귀찮게 하지말고 좀 나가. 싸우기 싫어."
"하, 오빠 나오빠 여자친구맞아? 대체 언제까지 이래야돼?"
"또 왜그러는데."
"또? 또?? 지금 누가봐도 오빠가 이상한거거든?"
"..그만하자. 나가. 내가 연락할게."
"..됐어. 이게 한두번이야? 연락하지마."
무섭게 화를 내고 무섭게 현관문을 닫고 나가는 니여자친구에 니가 한숨을 내쉰다.
멀뚱멀뚱 신발장에 서있는 나를 다시한번 흘긴 니가 또다시 물컵으로 손을 옮긴다.
"뭐해? 안들어오고."
"너 너무한거아니야?"
"뭐가."
"쟤한테. 쟤 불쌍하지도 않냐고."
"신경꺼."
넌 진짜 하늘이 내려주신 무심함을 가득 안고 태어난 남자인가보다.
다정한줄 알았는데.
"도대체 왜 사귀냐?"
"왜 이렇게 춥게 입었어? 오늘 바람 많이 불던데."
"니여자친구는 겁나 짧은거 입었던데? 내옷보다 훨씬."
"그게 무슨상관인데. 니옷이랑."
"쟤 불쌍하잖아. 니가 좋아하지도 않는데 지혼자."
"뭐?"
"나한테 오면서 니 취향을 묻더라? 웃겨. 너희 일년반 사귄거 맞냐?"
"단정 짓지마. 내가 쟬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 니가 어떻게 아는데"
"표현을 하던가. 내가 쟤면 이미…."
"니가 쟤면 뭐, 헤어지자고 하게?"
"당연한거 아니야?"
"근데 어쩌냐, 쟨 니가 아니라서 나한테 절대 헤어지자고 못하는데."
아프게도 박혀온다. 내가 먼저 너에게 이별을 고했던 그떄, 넌 이미 알았었을지도.
"... 오늘은 또 왜."
"그냥."
"뭐?"
"그냥 불렀다고."
"어디 아픈거 아니고?"
"어."
"그럼 나간다. 바쁜사람 이리오라 저리가라 하지마."
"..."
"그만불러. 이제."
너의 대답을 뒤로하고 신발을 대충 우겨신고 밖으로 나온다. 넌 나를 붙잡지도, 그렇다고 부르지도 않는다.
항상 마지막으로 듣던 너의 대답도 듣지 못했다. '그래' 란 너의 말. 너의집앞엔, 항상 나의 미련 반쪽이 남아있다.
나머지 반쪽은 나자신에. 그래서 그런지, 항상 너의 집 문앞에 서면 괜시리 미련이 더해져 쓰라리고 아련하다. 너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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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부인) 이것마저 대군쀼 코어임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