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아프다
Written by.비얀코
*
루한형이 내게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당연히 답은 싫어. 였다. 어떻게 형이 지금 나한테 이래? 뒤돌아서서 다시 기숙사로 들어가 버렸다. 나를 잡으려는 루한형의 손을 억지로 뿌리친 채로 들어와서 왠지 모르게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침대위에 다리를 모아 고개를 파묻고 스스로를 부둥켜안았다. 어렵다. 마음속에 혼란만이 존재했다. 나는 당연히 종인이에게 마음이 많이 돌아섰기 때문에, 루한형이 내게 이러는 건 그저 옛 사랑의 끈질긴 인연의 굴레였다. 끊어버리고 싶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을 다시 볼 자신이 없었다. 아직도 2층 침대 위에선 종인이는 자고 있었다. 나는 자고 있는 종인을 소리내어 불렀다. 왠지 그러지 않으면 못 배길 것 같아서.
“종인아, …김종인”
잠이 좀 깊이 들었는지 반응조차 하지 않다가, 한 번 더 종인의 이름을 불렀다. 김종인. 평상시 보다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으응. 잠결에 대답을 한 듯 했다. 한 번 더 부르자. 드디어 종인이 잠에서 깬 듯 정확한 발음으로, 잠긴 목소리로 말을 붙여왔다.
“왜 불러, 세훈아.”
“종인아, 나 불안해….”
“왜, 또.”
“나 좀 안아줘. 나, 머리아파.”
머리보다, 심장이 더 아픈데, 다 아파. 종인아. 심장이 바닥끝까지 추락한 거 같아. 아직 뛰고 있긴 한데, 왜 이렇게 죽을 것 같을까. 골이 깨질 것 같다.
비틀거리며 침대의 기둥을 잡고 섰다. 종인이 밑으로 고개를 빼꼼히 보다가 그런 세훈을 보고 작게 속삭였다. 이리와.
“…종인아.”
“안아줄게, 올라와.”
그 말에 세훈이 어질한 머리를 부여잡고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사다리에 올라섰다. 항상 1층만 쓰다가 2층을 올라가려니 조금 낯설었다. 손으로 꼭 2층의 울타리 부분을 쥔 채로 올라갔다. 눈 앞에 종인이 제 침대를 두드리며 웃어주고 있었다. 그 따뜻한 미소에 덜컥 눈물부터 나올 것 같아서 마지막 사다리 끝에 선 세훈이 겨우 침대위에 올라와서 눈두덩이를 손등으로 꾹 눌렀다. 그런 세훈을 보고 종인이 물었다.
“무슨 일이야, 세훈아.”
“…또 루한형을 봤어. 난 이제 정말 너밖에 없어서 그냥 뒤돌아섰어.”
“……….”
“정말 네가 좋은데, 지금 왜 내가 아픈지 모르겠어….”
종인의 손이 세훈을 팔을 끌어당겼다. 2층 침대의 천장은 지나치게 낮았다. 머리를 부딪힐 뻔 했다. 세훈이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힘없이 끌려왔다. 세훈이 종인의 옆에 누웠다. 종인의 팔 안에 갇힌 채 고개를 들어 종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종인의 시선 역시 세훈에게로 향해있었다. 세훈을 보는 종인의 눈빛이 따뜻했다. 마치 그 눈이 괜찮아,
세훈아. 내가 있잖아. 하고 말해주는 듯 했다.
“종인아, 만약에 내가 흔들리려 한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꼭 안아줘.”
“…내가 네 눈 앞에 있는데, 흔들릴 거란 소리 하지 마. 너 안 흔들릴 거야. 지금도 내 품에 안겨서 내가 좋다고 말해줬잖아.”
그래, 결정은 너야, 종인아. 근데 지금 내가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지 모르겠어, 단지 어린 날의 첫사랑을 만났을 때의 혼란스러움에 불과한지, 몇 년동안 내가 앓아왔던 병의 원인이 모두 그였기 때문에 그런건지 알 수 없었다. 단지 지금 결정은 오로지 김종인을 사랑하는 것일 뿐인데, 왠지 심장이 아릿한게 금방이라도 심장이 짓뭉개질 것 같았다.
절로 눈물이 났다. 요새 너무 자주 운다. 나 울면 종인이가 힘들어 하는데….
“세훈아…, 또 울어?”
종인의 어깨가 눈물로 젖어 들어갔다. 흰 반소매의 옷의 어깨 부근과 팔뚝 언저리가 눈물로 젖어 들어간다. 분명 약은 아까 먹었었는데, 왜 이렇게 숨이 가빠올까, 우느라 숨이 헐떡거리는 건지, 아니면 아파오는 건지 몰랐다. 숨이 잘 안 쉬어져서 골이 띵하게 울리고, 말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종인이 세훈의 등을 두들겨왔다. 그 다정한 손길에 진정을 하고 싶은데,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울었을 때, 달래주면 그치지 않고 더 울게 된다는 그 말처럼, 결국 정말이지 숨이 안쉬어져서, 꺽꺽 거릴 때가 되어서야 종인이 심각함을 느끼고, 세훈아, 쉼호흡하자, 응? 숨쉬어, 세훈아. 하고 세훈의 얼굴 바로 앞에서 티가 나도록 숨을 쉬기 시작했다.
가슴께에 손을 올려놓고 후, 소리가 나도록 길게 숨을 내쉬는 행위는 헐떡거리며 숨을 내쉬는 세훈에게 조금씩 안정감을 주었다.
“하아…하…, 고마워.”
숨 쉬는 것도 벅차 보이는 주제에 겨우겨우 입을 떼어서 고맙다고 얘기하는 세훈이 안쓰러워서 종인이 세훈을 좀 더 품에 끌어안았다. 숨은 조금씩 안정되어갔다. 역시 울어서 그런가 보다. 그렇게 잘 울던 애가 아니었는데…, 요즘 이상하게 눈물이 잦아졌다. 나 때문인가? 종인이 자신이 세훈에게 애매모호한 지금 이 관계를 끝내자고 말했던 그 날부터 부쩍 매일을 울던 세훈 이였다. 세훈이 이제 제게 마음이 기울었으니 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첫사랑 이였던 그 남자를 다시 보아서인지, 그날 밤, 기숙사에 소등시간이 되어 방의 불이 꺼졌을 때부터, 이따금씩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훈아, 울어?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원래 한 번 울면, 눈물을 그치기 어려운 거랬다.
울지 않을 땐 우는 게 어려운데, 한 번 울고 나면 우는 게 쉬웠다.
“세훈아, 나는 네가 제일 행복해지는 건 역시 내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조금씩 숨이 진정이 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심장이 아릿한지 모르겠다. 울다 지쳐서 결국 종인의 팔에 팔배게를 한 그 자세 그대로 잠이 들었다. 종인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세훈을 내려다봤다. 물기어린 속눈썹과 예쁜 콧날, 색색거리며 몰아쉬는 숨에 조금씩 들썩이는 가슴께까지도. 모두 아름다웠다. 코끝이 붉다, 눈가도 붉다. 나중에 일어나면 잔뜩 부을 얼굴이 걱정되어서 종인은 애써 남아있는 눈물을 닦아주고자 손을 뻗어 세훈의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엄지손가락으로 슬몃 눈물을 살짝 누르자 얼굴이 조금 미묘하게 꿈틀거린다. 깨울 생각은 없어서 결국 다시 손을 내렸다. 일어나야 하는데, 자고있는 세훈을 보니 왠지 이대로 있어주어야 할 것같아서, 종인이 눈을 감았다. 조금만 더 자고 일어나지 뭐.
*
결국 오전수업강의를 모두 듣지 못했다. 처음으로 결석을 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수업을 모두…. 학점이 날아갈 것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졌다. 아 진짜, 이럴 줄 알았으면 대출이라도 누구한테 미리 말해두는 건데,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한 탓에 대출이라곤 해본적도 없던 종인이 깨어질 듯한 머리를 잡고 일어섰다. 옆에선 여전히 세훈이 자고 있었다. 근데 세훈이가 좀 이상했다. 예전과 다르게 편안하고 고른 숨을 내쉬면서 잠을 자고 있는게 아니라, 조금 끙끙 앓는 것 같았다.
악몽이라도 꾸는지 고운미간을 좁히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숨도 조금 거칠었다. 그리고 조금씩 웅얼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나, 아파. 심장이 아파….”
근데, 꿈을 꾸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어느새 제 손을 꼭 쥔 채로 자신의 가슴께를 두드리는 세훈의 손길은 왠지 모르게 급박해보였다. 손을 왼쪽심장부에 가져다 대니, 조금 불규칙적으로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이 느껴졌다. 단한 번도 이런 심장박동은 느껴본 적이 없었다. 들어본 적도 없었다. 죽어가는 새처럼 세훈이 속삭였다.
…나, 병원가야 될 거 같아. …종인아. 그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바람 빠진 듯한 공기소리가 났다. 왜 그래, 세훈아. 이제 안 아플 거래며…, 내가 있어서 괜찮을 거래며….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조심히 세훈을 안은 채로 침대의 사다리를 내려왔다. 그리고 일층침대에 다시 세훈을 내려왔다. 어떡하지…, 세훈아. 구급차 부를까? 나지막히 속삭이자, 세훈이 고개를 위 아래로 흔들며 앓는 소리를 냈다. 제 손으로 왼쪽 가슴위에 손을 얹고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세훈을 보고 종인이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들어 액정을 꾹꾹 눌렀다. 119에 통화버튼을 누르고 급하게, 대학교이름을 대고 기숙사의 호실을 대었다. 조금 다급한 외침으로 말해대자, 전화를 받는 사람 역시도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네, 빨리 가겠습니다. 하고 말했다. 3분인지, 5분인지 시간이 빨리 흐르지 않아, 답답했다. 점점 세훈이 숨을 쉬는게 불규칙적으로 변했다. 헥헥거리며 빠르게 내뱉던 숨이 점차 멎는 듯하다가, 어느새 느리게 숨을 쉬면서 고통스러워 했다. 종인은 급박해진 상황에 그 때의 남자가 했던 것 마냥 세훈의 목을 살짝 자신의 팔로 받친 뒤 세훈의 입에 귀를 대었다. 너무도 느릿하게 숨을 쉬어대고 있었다. 꼭 금방이라도 심장이 멈출 것처럼. 아프지마, 세훈아. 할 줄도 모르면서 그때의 남자가 했던 것 마냥, 양손을 교차해 가슴 중앙부에 얹고는 꾹꾹 눌러대었다.
급하게 들것이 들어왔다. 구급대원이 상황을 보고는 세훈을 들것에 올린 채로 급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구급차 안으로 세훈을 들여다 놓고, 급하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축쳐진 세훈의 몸 위로 조금은 강하게 심장을 압박했다.
"Arrhythmia인 것 같은데요."
"불규칙적이에요, 호흡이 돌아올 성 싶으면 다시 빨라지고…, 느려지고."
"…무슨 소리에요?"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구급대원들의 말에 종인이 걱정되는 마음으로 물었더니, 부정맥이요. 심장기능에 장애로 인해 심장박동과 리듬이 불규칙적이에요.
병원으로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셔야 할 것 같은데….
"…정밀 검사요? 원래 자주 호흡곤란이 있었어요."
"자주요? 과거병력이 있어요?"
"신경정신과에 통원치료를 오래했어요. 근데…, 단 한번도 오늘과 같은 적은 없었어요."
말을 내뱉고 나서 종인의 입술이 꾹 다물렸다. 급해보이는 그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종인 또한 걱정되고 또 불안해서 더 이상의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들이 어딘가로 무전기로 급하게 DOE, 응급환자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준비해주세요. 하고 말을 했다. 그들의 말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지금 이상황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지금 세훈의 눈은 완전히 감겨 있었다. 아까 기숙사에서처럼 말조차 제대로 내뱉을 수 없다는 거였다.
*
병원에 도착해서 종인은 초조한 마음으로 복도의자에 앉아 세훈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생각외로 오래는 걸리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신경정신과로 갈 줄 알았는데…, 종인에게 물었다. 보호자님, 정밀검사가 필요할 거 같은데요. 관계를 묻는 그들에게 친구라고 답했다. 부모님은 어딨냐는 말에 서울에 계신다고 답하자, 중요한 문제이니 연락을 한 번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종인이 세훈의 휴대폰을 들고 세훈의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정의할 새도 없이, 세훈이 병원이에요, 어머님. 저 종인인데요. 의사선생님께서 세훈이 정밀 검사해야 한데요. 의사선생님 바꿔 드릴게요. 의사선생님께 핸드폰을 건네 드렸다. 수화기 너머로 세훈의 어머님이 다급하게 말씀하셨다. 과거병력을 말하고, 또 심장이 안좋아진 것 같다는 소리에 덜컥 놀라시며, 금방 내려갈 테니, 정밀검사 준비해주세요. 하고 말씀하셨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적어도 2시간 길면 4시간은 걸릴텐데…, 종인이 한숨 쉬었다.
"원래, 신경정신과에 세훈씨 담당의가 누구인지 알아요?"
"성함이 김준면씨에요."
"…아, 네."
"세훈이 문제 없겠죠…?"
"아무래도 …잦은 호흡곤란과, 스트레스로 심장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아요."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항상 세훈의 주치의는 말했었다. 잠깐 이러다 말 거라고,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고, 열병과도 같은 거라고, 조금만 앓다보면 끝날 거라고. 근데 현실은 이렇게나 끝으로 치달아있었다. 심장의 이상, 그리고 정밀검사로 알아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의사의 말에 종인이 고개를 숙였다. 눈 앞에는 평온히 눈을 감고있는 세훈이 보였다.
"MRI검사 들어가야 하는데, 원래 환자분이 저희 대학병원 환자여서, 바로 진행 가능하거든요."
"네. …검사해주세요."
"환자분에게 귀금속이나, 전자용품 없죠?"
"아, 잠시 만요."
종인이 세훈의 귀에 있던 피어씽을 조심스럽게 빼내었다. 그리고 옷안으로 들어간 목걸이 역시 빼내었다. 네, 다 된거 같아요. 말하는 종인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다시 세훈의 침대가 움직인다. 세훈의 이동침대 옆으로 종인이 같이 걷는다, 다시 세훈과 떨어져야 했다. 세훈이 검사실로 들어가고, 종인은 혼자 초조하게 검사실 앞의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제가 되려 아파왔다. 항상 아파하던 세훈을 보면서 종인은 내가 대신 아파주지 못해서, 더 아프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더욱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렇게 아프면 세훈이만큼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러기에 종인의 몸은 너무도 건강했다. 오전부터 세훈과 있었던 일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아침 일찍 저를 깨우는 세훈에 먼저 밥 먹고와, 근데 약먹고 가. 아프면 안 되니까. 하고 웃으며 말해주었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탓에 머리가 아팠다. 사실은 지금 역시도 맨 정신은 아니였다. 음주로 인해 골이 깨질 것 같았고, 필요한 잠을 잤음에도 더 잠을 자서 골이 깨질 것 같았다. 그런데 세훈이가 아프니까. 종인 스스로가 더 미칠 것 같았다.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바지의 허벅지부분이 눈물로 젖어 들어갔다. 내가 오세훈 때문에 지금 울고 있나보다.
세훈을 기다리는 것은 영겁과도 같은 시간 이였다. 세훈이 나오고 의사가 종인을 따로 불렀다. 왜 긴장되게 따로 부르고 그래? …불안하잖아.
"환자분, 심부전증이에요."
"…심부전증이요?"
"환자분이 신경정신과에 내원한 적 있다고 하셨죠? 과도한 스트레스와 지속적인 빠른 맥박수는 심장에 자극을 주거든요."
"…네."
의사의 말이 조금 길어졌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일단 어머님과의 통화에서 환자가 정신적인 문제로 이유 없이 호흡곤란을 앓아왔다고 하셨으니까, 어느정도 가능성은 있는 문제인데, 솔직히 희박하죠. 정신적인 문제로 심장이 약해졌다는 건. 아, 정확하게 심장의 어디가 약해졌냐면 심근이 약해졌어요. 심장의 근육이요. 장기간의 빠른 맥박은 심부전을 초래하거든요. 그래서 좀 위험해요. 원인을 제거해주지 않는 이상…. 환자가 불안해하고 아파하지 않게끔 더 많이 신경을 쏟으셔야 할 거에요.
"그 원인이 …사람 때문이면요?"
"제가 정신의학이 전공은 아니지만, …그 사람을 만나서 손을 쓰는 편이 낫겠죠."
"…그 사람이 세훈이를 아프게 했어요! 더 아플지도 모르잖아요."
"그건, 일단 지켜봐야 할 문제구요. 말 나온김에 담당의신 김준면 선생님께 세훈군 데리고 같이 가보죠."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세훈을 검사했던 의사는 자꾸만 종인에게 원인대상과 부딪혀야하는 이유를 늘어놓았다. 전공도 아니라면서 자꾸 제게 이런 말을 하는 의사의 말이 듣기 싫어 귀를 막고 싶었다. 원인인 대상이 죽지않았다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뭐 있겠냐고, 환자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만나야하는게 맞다고. 계속 말을 해오는 의사에게 그 대상을 만나서 호흡곤란이 오고, 울었다고 얘기하자. 그 분을 설득해서 일을 풀어나가야하는게 맞다고,
원래 사람이 사람에 대해 가지는 문제는 부딪혀야만 풀 수 있다고 말을 해대었다. 듣기 싫다. 정말이지.
"종인군, 왔어요?"
"…오늘은 세훈이 MRI찍었어요."
"MRI를 왜요…?"
"세훈이 심장에 정밀검사 받아야한다고…."
종인의 뒤에서 의사가 세훈의 침대를 밀며 좁은 진료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준면이 꽤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세훈은 아직도 잠들어 있는 채였다. 자연스럽게 세훈의 볼을 쓸었다. 무슨 일이신데, 이렇게 이동침대를 직접 끌어서 찾아오셨어요? 하고 묻는 준면에 환자가 정신적인 문제로 심장질환을 같이 앓게 되었다고 설명해주었다.
결국 세훈은 순환기내과와 신경정신과에 통원치료를 하게 된다는 소리였다.
악화되지 않도록 준면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해오는 의사가 준면에게 한 마디 말을 해왔다.
"심장근육이 많이 약해졌어요. 조금 더 지속되면 심장이 스스로 뛸 수 없을지도 몰라요."
"…네, 그래서요?"
"준면씨, 잘 부탁해요. 환자의 생명은 선생님이 쥐고 계시는 거예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의사가 준면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나? 준면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결국은 잘못되면 모두 제 잘못이라는 거였다. 그러니, 심장이 안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내 능력이 부족해서 세훈이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소리였다. 몇 년째 봐오던 세훈인데, 가끔 호흡이 가빠져서 힘들어 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심장까지 무리가 갔다하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고개를 들어 세훈을 확인하는데 바로 옆에 있던 종인이 보였다. 종인은 울고 있었다. 희망을 가져보려했는데, 제겐 희망적인 소리를 해놓고, 준면에게는 심장이 스스로 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소리를 하고간 의사가 미웠다. 눈물이 볼을 타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준면이 종인에게 물었다. …괜찮아요?
"선생님, 세훈이 …살려주세요."
종인의 넓은 어깨가 들썩거렸다. 저런 모습의 종인은 처음이라 준면이 어찌할 줄 모르고, 이동침대에 있던 세훈을 안아들어 진료실의 침대위에 눕혔다. 아직까지도 세훈은 눈을 감은 채였다. 혹여나 숨을 쉬지 않는게 아닐까. 코 근처에 손을 가져다 대니 일정하게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
"종인씨, 세훈이 안 죽어요."
준면이 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아끼던 세훈이가 더 아파져서 돌아왔다. 그것도 조금 심각하게…. 준면의 손이 세훈의 얼굴에 닿았다. 형이 꼭 아프지 않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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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헉흡.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막장이긴 한데..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편이 여태껏 썼던 팬픽중에 제일 시간 오래걸렸음.ㅠㅠㅠㅠㅠㅠㅠㅠ의료용어 둘째 치고.. 내가 감정을 너무.. 잡아서.. ㅠ손이 느릿느릿.ㅠㅠ
님들은.. .저렇게 울어본 적 있어요? 숨안쉬어질만큼.. 울다가 머리가 띵해지고.. 바로 앞의 사람이 숨쉬는거 도와주면서..
쉼호흡하라그러고.. 숨대신 쉬어주고.... 전 딱한 번 그런적있어요...ㅠㅠㅠㅠㅠㅠㅠ제가 백수가 되기 하루 전날. .제가 했던 일에 대해 확신도 안서고..
눈물 부터 나더라구요... 그 때 처음으로 목놓아서 울었어요..ㅠㅠㅠ..어휴.. 내가 왜 이런 얘길하지.. 무튼.. 오늘은 진짜 열심히 쓴 팬픽인데..
님들 마음에도 와닿을지 모르겠어요.. 제감정에 너무 치우쳐서.. 제 감수성만 퍽발인지도 모르겠고..ㅠㅠㅠㅠ
근데... 님들 한번도 이런 전개는 안 생각해봣져... 제가 그랫자나여. .의도는 여신수 병약수라고..ㅋ...ㅠㅠㅠㅠㅠ
.........어휴.. 슬퍼서 글도 잘 안써진다.. 카디 떡썰러가야하는데..금요일부터 쓰고..5장에서 저장해서 손도 못대고 잇고..
카세도 쓰러가야하는데..ㅋ.자꾸 쓰고픈건 많고 손은 느리고 미치겟네영.. 이게 슬럼프란 건가? ㅋ..
엄청 조사하고 썼으니까.. 태클걸 요소는 없을거에요...ㅇㅇ..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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