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xBB.C] 하늘 바라보기 w. 수애(秀愛) |
하늘 바라보기 정말 이상한 녀석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점심시간에 저렇게 위험한 별관 옥상에 올라가선 멍하게 하늘만 바라보는 그 녀석은 전학 온 지 얼마 안 된 나에게 충분히 흥미로운 볼 거리였다. 어느 날, 우연히 창 밖을 내다보다가 그 녀석을 봐버렸고, 그 이후로 나 역시 하루도 빠짐없이 그 녀석을 관찰하였다.어차피 마땅히 할 거리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위태로워 보이는 녀석이 재밌으니까-. 어쩌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는 날이 있으면 되레 쌍욕을 퍼붓고선 창문을 닫는 나였다. 눈이 마주친다라..그 역시 나를 의식하고 있었던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하늘을 바라보다가 가끔 나를 쳐다보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 녀석은 3학년이었다. 그러나 나는 멍해보이고 바보같은 녀석에겐 선배라고 부르기 싫다. 뭐, 선배라고 부를 일도 없을테지만. 사실상, 나와 그는 한번이라도 마주쳐본적도 이야기해본적도 없었다.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그의 바보같은 모습 말고 목소리를 듣고 싶다. 오늘도 다를것 없이 그는 하늘을, 그리고 나는 그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나를 바라본다. 녀석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욕도 하지 않았고, 나 역시 그냥 가만히 그를 바라봤을 뿐이다. 녀석의 명찰이 살짝 보인다. '권비앞'. 내 이름도 그리 멋진 이름은 아니지만 녀석의 이름은 정말 이상했다. "안녕." 내게 인사를 건넨다.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모양으로 충분히 그가 무슨말을 했는지 알아차렸다. 과연 목소리는 어떠할까. 겉모습처럼 바보같을까, 아니면 평범할까. 목소리를 듣고 싶다. *** 내가 미쳤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행동을 할 순 없을것이다. 어쩌자고 그의 반으로 직접 찾아왔을까. 녀석의 반도 내가 직접 발품 팔아 알아보았고, 지금 녀석의 반에 직접 와있는 내가 참 한심해보인달까. ..짜증나. 고작 목소리 한번 듣겠다고 오다니.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고 시끌벅적한게 종례가 끝났나보다. 벽에 기대었던 몸을 바로세우고 녀석을 찾았다. 갈색 머리에 단정한 옷차림, 녀석이었다. 그러니까 '권비앞'. 다짜고짜 그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다가 미처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할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일단 일을 저질러버려서 뒤늦게 당황해버렸다. 그러나 녀석이 나를 모르겠단 식의 표정을 지으니까 그게 또 미치도록 화가 나는것이다. 날 몰라? 멍청하게 하늘 보다가 날 바라봤잖아. 눈까지 마주쳤고, 오늘은 인사까지 했잖아. 왜 모르는 사람 보듯이 그런 표정을 짓는건데. "저 모르세요?" 녀석에게 물었더니 대답 대신 싱긋 웃어보이기만 한다. 정말 알면 알수록 모를, 이상한 사람이다. 마치 나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 같아보였다. "알아." 멍한 목소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평범한 목소리도 아니었다. 나긋나긋하고 잔잔한 목소리였다. 그의 목소릴 듣기 3초 전까지 후회를 했던 내가 병신같아 보일 정도로 멋진 목소리였다. "명찰 색을 보니까 2학년같아보이는데. 항상 점심시간에 나 보던 아이 맞지?" "아...네." 이젠 내가 멍청해졌다. 맹한 목소리로 답하는 나를 보고 또다시 싱긋 웃어보이는 그. "'우빕씨', 이름 참 특이하네." 당신 못지 않거든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은 그냥 꿀꺽 삼켜버렸다. |
음..아직 연재 결정난거 아니그여..컴퓨터 폴더 안에 숙성되어 있는 걸 이제서야 올리게 된겁니다.ㅎㅎ
팬덤 픽은 처음이라 ㅂ..브끄럽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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