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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전공생 타쿠야x미술전공생 장위안 


 


 


 


 


 

"아아, 그ㅡ 렇구나......" 


 


 


 

위안은 눈 앞이 팽글팽글 돌 지경이었어. 그가 매일 연주하던 음악이 G선상의 아리아인지, 마리아인지, 지금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지금 가장 궁금한 점은,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본인을 그린 줄 알고 보존용 천을 들추어 보았느냐, 이거야. 

어버버거리던 위안이 이젤 옆에 곱게 접혀 있던 천을 들어 이젤 위에 휙 내던지듯이 그걸 덮어. 그는 그저 멀뚱히 그걸 바라보고만 있었어. 

그러더니 갑자기 번뜩 생각이 났다는 듯, 바닥에 놓은 바이올린 케이스에서 바이올린을 꺼내어 자세를 잡았어. 

그리고는 위안의 눈을 한 번 보곤 연주를 시작했어. G선상의 아리아, 그가 매번 연주하던 곡이었지. 매일, 수도 없이 들었던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바이올린을 켤 때마다 마치 다른 음악을 듣는 듯, 위안은 매번 새롭게만 들렸어. G선상의 아리아, G선상의 아리아, 요한 세바스찬 바흐. 

위안은 그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만 입으로 두어 번 중얼거리더니 옅게 미소를 지었어. 


 


 


 

"어땠어요?" 


 


 


 

연주는 순식간에 끝났어. 연주하던 자세 그대로, 그는 물어왔어. 멍하니 음악을 듣고 있던 위안이 벌어진 입을 다물고는 

팔을 팔랑팔랑하면서 손뼉을 쳤어. 정말, 멋있다.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위안은 머쓱하게 웃었어. 


 


 


 

"한 곡 더 연주해드릴게요. 알 만한 곡인가 모르겠네요." 


 


 


 

끼이이, 하는 묘한 소리를 내며 시작한 그 곡. 그 곡은, 


 


 


 

"아, 나 이거 알아." 


 


 


 

위안은 작게 중얼거리며 눈을 감았어. 기이하면서도 우아하고 풍부한 선율이 작은 미술실 안을 가득 채웠지. 이 시간까지 남아 그림을 그리는 순수 미술 전공생은 

위안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어. 그야 말로 위안과 그의 작은 연주회나 다름이 없던 거지. 두 번째 연주가 끝나자, 위안은 미소를 띠며 

다시 박수를 쳤어. 유한 곡선을 그리며 마술사같이 인사를 꾸벅, 하는 그에게 위안이 말했어. 


 


 


 

"나 이 곡 알아요. 백조, 맞죠?" 


 


 


 

마치 칭찬을 해달라는 듯한 초롱초롱한 강아지의 눈빛으로 위안이 재촉했어. 바이올린을 내리며 그는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는 가볍게 웃어. 


 


 


 

"네, 맞아요.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라는 곡이에요." 

"언젠가 한 번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지금보다 어릴 때라서 기억이 잘 안 나긴 하지만......" 


 


 


 

그렇, 그러시구나. 말을 더듬으며 그는 바이올린 케이스에서 부드러운 헝겊을 꺼내어 바이올린을 섬세하게 닦았어. 

위안은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어. 그와 저만의 작은 연주회가 끝나 버렸으니까. 곧 위안은 그가 움직이는 대로 눈을 맞췄어. 

희안하게도 그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우아하고 고상했어. 그래, 마치 그가 연주하는 곡들처럼. 


 


 


 

"저는 2학년 테라다 타쿠야에요. 그쪽은, 3학년 장... 위안? 선배시네요." 


 


 


 

바이올린 활에 송진을 문지르던 타쿠야가 손을 문득 멈추고는 위안의 낡은 앞치마에 힘겹게 꽂혀 있던 노란 아크릴 명찰에 눈길을 주며 말했어. 

위안은 괜히 손바닥에 땀이 나 바지에 손을 문질렀어. 어째선지 긴장이 되었던 거야. 위안의 학교는 워낙 국제적으로도 유명했던 예술 고등학교라서 

일본인 쯤은 자주 보아 왔었어. 친하지는 않지만 같이 입시를 준비하는 클래스 메이트가 일본인이었거든. 


 


 


 

"네에......" 

"아! 말 편하게 하세요. 제가 후밴데." 


 


 


 

그, 그럴까. 위안이 또 다시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어. 그런데, 위안은 이상하게 위화감이 들었어. 클래스 메이트인 그 친구와는 다르게, 

타쿠야에게는 어쩐지 물어 보고 싶은 것이 많았지. 단순히 첫인상이 좋았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이었던 거야. 


 


 


 

"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바이올린 손질을 마저 끝내고 제 바이올린을 다시 케이스에 집어넣은 타쿠야가 위안을 보고 웃으며 말했어. 그럴 리가요. 왠지 억지로 웃는 듯한 느낌이었어. 

거기에 대고 무어라 한 마디 물으려고 할 때, 온 곳에 종이 쳤어. 타쿠야와 함께 있어 짧은 듯했던 시간이, 어느 새 두 시간이나 지나 버린 거야.  


 


 


 

"아ㅡ 열 시다!" 


 


 


 

위안이 시계를 힐끗 보았다가, 토끼눈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앞치마를 벗어 의자에 대충 걸쳤어. 어떡해, 막차 놓치겠다, 하고 중얼거리면서. 

생각해보니 오늘은 타쿠야와 농땡이 치느라 그림도 못 그렸던 거야. 미쳤다, 미쳤어, 장위안. 너 대학은 어떻게 가려고 하니? 하는 말이 어머니의 목소리로 

머릿속에서 울렸어. 위안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곤 제가 입던 베스트와 가방을 챙기고는 타쿠야에게 말했어. 


 


 


 

"너는 집에 안 가?" 

"......" 

"ㅡ그래, 내일 봐!" 


 


 


 

타쿠야에게 물었지만 그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어. 위안은 아, 기숙사생이구나? 하며 마지막으로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곤 

타쿠야를 뒤로 하며 급하게 미술실을 빠져나갔어. 뒤에서 타쿠야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었던 것 같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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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ㅠ 진짜 좋아 브긍이랑 매치가 잘되!!!!ㅜㅜㅜ
9년 전
독자2
ㅠ이런 분위기 진짜 좋아요 자까님..!! 하
9년 전
독자3
겁나 설레ㅠㅠㅠㅠㅠㅠ탁구안 워더요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으어어어어!타쿠안!!!
9년 전
비회원18.86
와 대박...♥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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