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은 매일 아침 8시에 울린다."
딱딱한 억양의 남자는 제임스의 가장 큰 캐리어를 대신 끌어주고 있었지만, 제임스의 손에 들린 짐가방은 스스로 들게 했다. 바쁘게 남자의 뒤를 쫓으면서도 제임스는 등 뒤의 부모님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이제부터 부모님은 없다..그 생각은 제임스를 슬프게 했다.
"그리고 30분 후 울리는 알람 전에 반장의 인솔에 따라 세안, 양치, 침구정리, 교복 착용과 세탁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자세한 것은 너의 룸메이트가 잘 알려줄거다."
어색한 '반장'과 '룸메이트' 라는 단어에 어깨를 움츠리며 제임스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은 짧게 네, 라고 한다."
"네."
흠. 머리 위의 작은 한숨에 고개를 들자, 남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있었다. 눈이 마주칠새라 얼른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네방이다. 잊지말도록."
큰 캐리어를 복도에 세워둔 후 남자는 문을 두드렸다. 토요일 오후, 평소였다면 어머니의 우유 한 잔과, 초콜릿 쿠키를 먹을 시간이었다. 문이 열리자, 안에는 검은 머리의 작은 소년이 서있었다. 남자는 짧게 소년과 제임스의 사이릉 번갈아 가며 인사를 시킨 후 미련없이 복도를 쿵쾅거리며 지나갔다.
"..안녕?"
정신없는 사이에 얼렁뚱땅했던 인사가 마음에 걸려 다시금 인사를 건네자 놀랐는지 커다란 눈울 한 채 소년이 대답한다.
"안녕, 제임스."
소년은 작고 마른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제임스의 커다란 캐리어를 안까지 밀어주겠다며 소매를 걷었다. 문가의 작은 턱을 겨우 넘기며 후다닥, 안으로 뛰어들어간 소년이 가리킨 곳은 옆 책상과 옷장이었다. 침대는 2층 침대였다.
"어, 얼른 정리해줄게."
책상과 옷장은 깨긋하게 비어있었지만, 2층과 1층에는 소년의 물건으로 보이은 것이 널부러져있었다. 부산히 침대위에서 움직이는 소년을 뒤로하고 제임스는 캐리어를 열었다. 옷가지와, 가족 사진, 필기구와..
"제임스?"
훌쩍.
눈물이 터졌다. 엄마가 보고싶었다.
간질간질. 보드라운 소년의 셔츠가 제임스의 피부로 다가왔다. 괜찮아, 제임스...
"원래 토요일에는 뭐를 해?"
다정한 물음에 제임스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초콜릿 쿠기와 우유를 마셔. 눈물을 닦아주던 소년은 반색하며 제 서랍장에 달려간다. 꼬깃꼬깃한 포장지는 제가 알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겉에 그려진 그림은 그가 잘아는 초콜릿 쿠키였다.
"너 다 먹어."
통째로 제 품에 밀어주며 소년은 제임스의 옆에 앉았다. 품에 안긴 초콜릿 쿠키를 내려다보는 제임스를 보며 소년이 말갛게 웃었다.
"있지. 2층에서 자면 키가 큰 기분이야. 재밌거든."
눈을 깜빡이며 저를 바라보는 제임스를 보며 로빈은 조심스레 포장지 속의 초콜릿 쿠키를 꺼내들어 그의 반대손에 쥐어었다.
"그치만, 2층에서 자면 새벽에 무서워."
눈의 깜빡임이 빨라지는 제임스를 보며 로빈이 부드럽게 제안했다.
"그러니까 내가 왔다갔다 해도 용서해줘."
♡
푹식푹신한 이불 속에 둘이 들어가 누웠다. 뽀송뽀송 마른 머리를 서로 매만지며 그들은 잠에 들었다. 이따금 누군가가 훌쩍 거리면 서로가 서로의 가족이 되어 안아주었다.
그렇게 그들은 룸메이트가 되었다.
처음, 로빈이2층으로 올라가 누웠을때 제임스는 1층에서 잠을 잤다. 아침에 눈을 떳을때 같은 침대에서 자고 있던 로빈에 놀랐지만, 그는 따듯한 온기가 좋아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 후로, 종종 벌어지던 일은, 어느샌가 제임스의 뒤에 따라붙어 같이 잠드는 로빈덕에, 그들은 오히려 옆에 아무도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하는 몹쓸 버릇도 생겨버렸다.
♤♡☆♧
급조 티나..? 기숙사 썰 하다가 저렇게 순둥이는 로빈뿐인거 같아서..웅얼웅얼..
시리즈 될줄 몰라사 기숙사라 안썼ㄴ는데...수정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