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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3951

 





 







 모든 일의 발단은 친구의 부탁이었다. 그는 내가 네 번째로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 동기로 만난 친구였다. 또 나와 가장 오랜 인연을 맺었던 친구이기도 했다. 나는 항상 누군가와 어울리기를 거부해 왔었다. 내 인생에는, 내 세계에는 나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숨쉬지 않았다. 그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는. 모든 인연은 언젠가는 끊어질, 가변성으로 가득 찬 관계라고 생각했던 내 세계에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나는 기억한다.


 그는 내게 아들을 부탁했다. 외동에 늦둥이었다. 이미 그의 얼굴에서 젊음이 가시고 세월이 자리할 즈음에야 태어난 아이었고, 그때는 이미 그의 늙수그레한 몸 구석구석에 병마가 들어찼을 때였다. 부인마저 먼저 떠나보낸 그는 아들의 유치원 입학식 때 나를 불렀다.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아들을 돌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정확했다. 심지어 그가 지금까지 살아서 입학식에 얼굴을 내비친 것조차 기적같은 일이었으니까. 아마도 아들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불쌍한 그 아들 때문에. 그는 나라면 아들을 대신 키워 줄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며 내 손을 꼭 잡았다. 오랜만에 잡아본 그의 손은 예전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초췌해진 그와 자라나는 그의 아들을 번갈아 본 나는 친구에게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친구는 힘없이 웃었다. 고맙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죽음과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나는 그로부터 딱 일주일 후에 친구의 장례식에 참여했다. 장례식은 살아생전의 그를 닮아 초라했다. 장례식장보다는 작은 방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릴 정도로 조용했던 그곳에서 오로지 향초만이 우아하게 피어올랐다. 그 연기 뒤에는 그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사진관에서 으레 발라주는 분 아래에 슬픔을 숨긴 그의 사진 앞에서 나는 두 번 절을 했다. 눈물은 나지 않았다. 내 모든 정신적 고통은 육체가 받아냈으니까. 항상 힘든 건 몸이었다. 절을 마치고 일어나는 몸이 순간 휘청했다. 


-거기 누구...있어여?


 균형을 잃은 몸을 지탱하려 뻗은 발이 가볍게 바닥을 두드리며 둔탁한 소리를 내자 앳된 음성이 귀를 울렸다. 소리의 근원은 꼬맹이었다. 딸기맛 막대사탕을 입안에 넣은 채 부정확한 발음을 우물거리는 꼬맹이는 낯이 익었다. 친구가 제 죽음을 앞두고도 저보다 더 걱정했던, 또 세월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던 그를 지탱해왔던, 그의 유일한 혈육. 


-..........이름이 뭐야?
-다아니엘.


순순히 제 이름을 말하는 꼬맹이의 얼굴에 금세 철없는 웃음이 퍼졌다. 죽음이 뭔지 잘 모를 나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 모습이 내 고통의 가중치가 되었다. 아프게 웃어보이는 내 얼굴을 꼬맹이는 보지 못했다. 




*



꼬맹이, 그러니까 죽은 친구의 아들인 다니엘은 앞을 볼 수가 없었다. 병마로 일찍 세상을 떠난 두 부부 사이에서 또다시 환아가 탄생하는 것은 그리 놀랍진 않은 일이었다. 그것은 만물의 법칙이고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였으니까. 선천적으로 눈에 이상이 있던 다니엘은 내가 지겹도록 보고 자란 새파란 하늘과 흰 구름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제 얼굴은 고사하고 부모님 얼굴도 보지 못했지만 다니엘은 밝았다. 초점없고 흐릿한 눈동자만 빼면 다니엘은 영락없는 제 또래 아이었다. 철없고, 귀엽고, 떼도 쓰고, 애교도 곧잘 부리는. 친구가 살아생전에 다니엘을 그토록 예뻐하고 애틋해할 만 했다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그런 다니엘과 철저히 상반되는 인간이었다.  나는 부족한 게 없었다. 시간도 돈도 넘쳤지만 나는 불행했다. 내 수명은 보통 인간의 수명을 훨씬 뛰어넘었다. 146세 이후로 나이를 세는 일조차 그만뒀다. 게다가 그 시간 동안 나는 항상 젊게 살았다. 객관적으로 볼 땐 틀림없이 행운이고 축복이었다. 그러나 나는 결코 그것을 행운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내게 있어서 이 돌연변이는 재앙이었다. 살기가 싫었으니까. 이곳이 진절머리날 정도로 싫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살아가야 한 다는 것은 고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신은 이 축복의 주인을 잘못 골랐다. 나는 지독하게 비관적인 인간이었고 이 축복을 낭비하는 볼품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텅 빈 다니엘의 집으로 짐을 싸들곤 들어갔다. 죽은 친구 명의의 집은 다니엘에게 상속되었으니 꼬맹이의 집이 맞았다. 다니엘을 내 집으로 데리고 올 수도 있었지만 그러려면 앞이 안 보이는 다니엘을 다시 내 집에 적응시켜야 했다. 그건 너무 혹독한 처사였다. 딱 그 정도의 배려를 할 만큼의 양심은 내게 있었다. 
















갑자기 떠올라서 급하게 써서 가져왔어ㅠㅠㅠㅠ
급하게 썼더니 글이....ㅎ....미안해.......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너정들만 괜찮으면 2편도 있긴ㄴ한데 별루 안좋아할것같다 소금소금

끝까지 읽어준 너정들 아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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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좋다.........겁나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정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정 금손이다...더 써주 핡핡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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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이거ㅜㅜ..이거.....이거 진짜 대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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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별로 안좋아하다니!!!!!! 너무 좋은데!!!!!!!얼른 담편 가지고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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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너정언제와...? 나 좀 다음편을 빨리읽어야겠어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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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ㅠㅠㅠㅠㅠ좋다 너정 기다릴게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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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으허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언제오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진짜 대박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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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쓰니야더써줘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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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우와ㅠㅜㅜㅜ다음편도 꼭 와줘ㅠㅠㅠ아 소재도그렇고 너무좋아내취향ㅠ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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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금손정님? 어디서 대작나무타는 냄새 안 나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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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브금 소재 전부다 내 취향저격 탕탕!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주세여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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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헐 어디서대작냄새솔솔안나여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좋다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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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헐대박ㅠㅠㅜㅠㅜㅠㅠㅠㅠ좋다좋아더써줘ㅠㅜ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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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좋아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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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정이야 고마워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글읽게해쥬ㅓ서 담편보러갈겟!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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