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사원, 이사님 호출이에요."
"아, 넵!"
회사에 다닌 지도 벌써 1년이 다가간다.
처음에 혼나기도 엄청 혼나고, 서러워서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요즘은 알아서 척척 잘 해내서 신입 소리는 뗀 지 오랜데,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요즘 O 사원이 호출이 많이 불리네?"
"넼?! ㅎㅎ... 그런가여?"
"설마 이사님한,"
"아니에여!!! 그런 거 아니에여!!!"
"어?? 뭐가??? 혼나러 가는 거 아니라고?"
...? 나니요?
다른 거 말하려는 거 아니었나 ㅎㅎ...? 나 지금 괜히 찔려서 과민반응한 건가...ㅎㅎ
삑사리 난 목을 큼큼 가다듬자 주변에 있던 직원 분들이 웃으며 키보드를 두드리신다.
나 왜 그래때.
"아... 어... 네! 요즘 보고서 제출해야 할 게 많더라구요. 올라가보겠습니다!"
그 고민 거리는, 요즘 심쿵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똑똑'
-들어오세요.
부장님한테 들킬 뻔한 걸(?) 둘러대고 바로 뛰어왔더니 가지런하던 내 머리... 금새 붕붕 떠버리고 마는군요...
재빠르게 손을 빗으로 빙의시켜 정리한 후 노크를 했다.
능청스럽게 들어오라는 말이 오늘따라 참 폭력 행위를 불러온달까. ^^.
"O 사원 왔어요?"
"..."
"부른 지 5분이나 지났는데, 이제 일 좀 했다고 늑장부리는 겁니까."
"...이사니임."
"OO아."
나에게 이사님이라는 호칭을 불리는 이 사람은, 바로 내 애인이다.
사귀게 된 과정은 딱히 별 거 없었지만 문제는 사귀고 나서다.
내가 당신 때문에 심장이 터질 거 같다고!!!!! 씨빸!!!!!!!
"자꾸 부르시면 어떡해여... 이번 주만 벌써 세 번째예요."
"보고 싶은 걸 어떡해."
"아까 오 부장님이 아실 뻔했단 말이에요!"
"이렇게 된 거 알릴까요? 회사 앞에 대문짝만하게 김 이사 하트 O 사원이라고,"
"아나!!! 진짜 이사님!!!!!!!!!!!!!!!!!!!!!!"
내 외침에 허허, 선비 웃음만 짓고는 자기 옆으로 오라며 손짓을 하는데...
내가 정말... 잘생겨서 봐준다;...
아닌 척 슬금슬금 옆으로 자릴 옮기니 귀엽다며 자기 책상으로 끌어 앉히는데,
존나 내 심장 폭행 데스네;;;
"이사니임... 제발 회사에서는 조금만 자제 해요. 들키면 이사님이 짤려요? 내가 댕강 짤리지!"
"내가 평생 먹여 살릴 거야."
"하하 ^^... 진짜 아까 오 부장님이 말했을 때 엄청 떨렸단 말이에요."
일한 지 얼마나 됐다고 짤리게 만드시나 ^^?
아까 있었던 경험담을 말해주며 한숨을 푹 쉬니 갑자기 인상을 팍 써버린다.
...나 뭐 잘못한지 아는 사람!!!
갓 연애한지라 왜 그러냐고 따질 수도 없는 (이라 쓰고 소심 왕이라 읽는다) 지라
괜히 볼을 쿡쿡 찌르며 '왜 인상 써여...' 라고 물으니,
"오 부장한테 설렜습니까?"
울_애인_최소_난청_/dop_dop_hae_ju_geum/
혹은 이해력 곶아인 걸까요...
"...그거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아니면 뭔데."
"들키는 줄 알고 놀랐다는 거죠!"
"들키는 게 뭐 어때서?"
"^^... 이사님이랑 말 안 할래여."
갈 거야!!!!!! 일하러 감미다 빠이찌엔!!!!!!
책상에서 내려와 쿵쾅대며 문고리를 잡으려고 하는 순간,
내 어깨에 턱을 얹히며 백허그를 하는 이사님 때문에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잠, 잠만여... 배에 손... 설레긴 하는데 나 배에 힘 좀 줄걸... 뱃살 쪽팔려...
"삐쳤어?"
"안 삐쳤어요... 농땡이 안 피우고 일하러 가는 거니까 놔요."
"1분만."
"아 알겠으니까 뒤로 좀 가봐요. 문 열면 바로 앞에 비서님 있단 말이에요."
문의 가운데 부분이 길쭉하게 반투명으로 돼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이사님을 뒤로 쭉쭉 밀었다.
그제서야 나도 긴장을 놓고 뒤에 걸쳐있다싶은 이사님 어깨에 머릴 기댔다.
헤헤... 존나 조쿤.
"1분 지났어요."
"아직 30초밖에 안 지났어."
"뻥치시네."
"이따 회식 가지?"
"말 돌리지 마여. 암튼 가는데, 왜요?"
"가지 마."
"막 따끈따끈한 사원인데 어떻게 빠져요."
"아프다고 하면 돼. 빠지고 나와."
그렇지 않아도 자기 때문에 몇 번 빠진 걸 알 텐데 자꾸 빠지라며 채근하는 이사님에게 되묻자
갑자기 고갤 들어 볼에 '쪽' 소리를 내는 바람에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왜냐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네가 해준 밥 먹고 싶어."
"......"
"우리 집 가자."
사내 연애는 더럽입니다... th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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