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en to you
06
[구준회 VER.]
〈
준회는 오늘 진환과 00의 일에
옆의 여자친구를 내버려두고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방 침대에 앉아
복잡한듯 머리를 움켜쥐었다.
준회 자신도 00이 조금은 질렸던게 맞았다.
만날때마다 00과 싸우고 다투는걸 멈추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00을 보면 볼수록 자기도 모르는 감정에 복잡한듯했다.
- 헤어지자고는 하지 말걸...
준회는 씁쓸한듯 작게 중얼거리다가 눈을 꽉 감았다.
이렇게 후회하는것도 웃겼다.
00이도 남자친구가 있고 나도 여자친구가 있다.
후회하면 안되는데, 00이를 그리워해서도 안되는데
계속 신경쓰이는 00이가 미웠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듯.
아직 지우지 못한 00이의 전화번호를 검색하고는
망설이다 눈을 질끈 감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신호음이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리는 00의 목소리
-누구세요?...누구세요?
누구냐는 00이의 말에 '내 전화번호..지웠구나'하는 생각에
꽉 다물던 입을 조심스레 열었다.
-...00아..
내 목소리에 놀란듯 핸드폰 반대편에는 아무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숨기며 말했다.
-대답...안해줘도 돼.그냥...그냥..내가 하는말..조금이라도 들어주라.
이런 나 병신같고 지금와서 이러는거 진짜 바보같은거 아는데
내 얘기..조금만 들어줘.
반대편에선 여전히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준회는 겨우겨우 입을 열어 다시 말했다.
-사실 너랑 사귀면서 힘들었어..물론 너도 많이 힘들었을거 잘 알아.
만날때마다 싸우고 예전이랑 달리 너랑 있는게 두근대는 것도 모르겠고
그냥..같이 있는게 불편하고 힘들었어.
그래도 너한테 헤어지자고 했으면 안됐었는데...
우는듯 먹먹해져 가는 목소리가 한없이 떨려왔다.
-지금 이렇게 말해도 소용없는거...나도 잘 아는데..
나...다시 너랑 만날순..없는거야?
수화기 너머로 00이 말했다.
-....미안..
'미안'이라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끊겼다.
-어흐....흐....흐아...
이제 정말 끝났구나 하는 마음에
전화가 끊기자마자 엉엉 울었다.
참으려고 꽉 다문 입술이 덜덜 떨렸다.
헤어질땐 나오지도 않던 눈물이 이렇게 나올줄은 몰랐다.
두손으로 눈물을 계속 닦아냈지만
흐르는 눈물때문에 계속 미끄러졌다.
00이도 이런 기분이였을까.
클럽에서 만난 00이의 표정이 생각났다.
당혹감.놀람.속상함.서운함.원망감 등
여러가지 표정이 섞인채 자신을 바라보는 00을
그땐 몰랐다.
그냥 옛감정에 살짝 흔들렸던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였다.
사소한 옛감정에 흔들린게 아니였다.
난 아직도 00이를 사랑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지.이젠 돌아갈수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