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이네. 마리 퀸타르트."
" ...... "
줄리안은 무심하게 몇 마디를 내뱉곤 아이를 데려갔다. 네 번째 아이였다. 첫째 딸 에이미 퀸타르트, 둘째 아들 로앙 퀸타르트, 셋째 아들 다니엘 퀸타르트, 그리곤 네번째 딸 마리 퀸타르트. 로빈의 시중을 드는 안젤리가 로빈을 딱하게 쳐다보았다. 로빈 데이아나. 가엾은 제 주인이었다. 안젤리. 로빈이 나즈막히 안젤리를 불렀다. 아이들 사진 좀 보여줄 수 없을까? 로빈의 맑은 눈엔 눈물이 고여있었다. 낳는 족족 앗아가곤 로빈을 홀대하는 줄리안의 모습에 젤리안은 가슴이 미어졌다. 그렇다고 하여 로빈의 아이들을 로빈에게 보여주어서도, 만나게해서도, 로빈의 아이들이 로빈의 존재를 아는 것 만으로도 금기였기에 안젤리는 조용히 도리질을 쳤다.
" 로앙, 에이미, 다니엘, 마리 ... 누굴 닮았을까? "
" ...... "
" 되도록이면 날 닮았으면 좋겠다. "
안젤리가 기겁하며 로빈의 입을 막았다. 언제 어디서 줄리안이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지 몰랐다. 그에 로빈이 씁슬하게 웃었다. 비참한 자신의 모습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Sugar Baby 00
줄리안 x 로빈
" 어머, 이뻐라! "
갓 네 살이 된 에이미가 속싸개에 감싸져 있는 마리를 보고 아주 기뻐하였다. 흰 피부에 검정머리 여자아이네요? 에이미는 아주 신난 듯 흥얼거리며 마리의 볼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쓰다듬었다. 인형같아요, 너무 이뻐! 에이미가 마리의 손을 꼬옥 잡으며 싱긋 웃는다. 근데 로앙이랑 다니엘이랑 나랑은 별로 안 닮은것 같아. 에이미가 시무룩해하였다. 금발인 에이미, 로앙, 다니엘과 달리 유난히 희고 까만 머리카락이 로빈을 쏙 빼다 닮은 것 같아 줄리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 아빠, 저기 뒷마당에 작은 집이 있는데! 거기에 있던 형아가 사탕줘써! "
그 때, 로앙이 자신의 얼굴만한 사탕을 들고 줄리안에게 총총 뛰어왔다. 뒷마당의 작은 집. 로빈이 있는 집이였다. 그 곳엔 줄리안 자신과 로빈, 안젤리 밖에 들어 가지 못 하게 통제를 해 놨건만. 나중에 아빠가 더 좋은거 사줄께. 그리고 거기 다신 가지마. 줄리안이 로앙의 손에 잡혀있던 사탕을 뺐어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아빠, 그거 내꺼야! 로앙이 두 볼을 부풀리며 불만은 토했지만 줄리안에게 먹힐 리는 없었다. 줄리안은 욕을 작게 곱씹으며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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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더 쉬시지 그래요. "
" 아니야, 어제 푹 잤어. 개운해. "
" 좋은 일 있으셨어요? 그러고 보니 어제 사놨던 사탕 다 드셨네요? 역시 단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나봐요 ~ 그래서 제가 어제 ... "
지하 동굴 파듯이 우울의 끝은 보던 어제의 주인과 달리 아주 기분이 좋아보이는 로빈에 안젤리는 수다스러워졌다. 그 모습에 로빈이 작게 웃었다. 안젤리가 밖으로 심부름을 나가 혼자 집을 돌보고 있던 로빈에게 어떤 작은 아이가 문을 똑똑 두드렸다. 아주 조그마한 아이였다, 줄리안을 똑 닮은. 얘, 이름이 뭐야? 로빈이 마침 침대 맡에 있던 사탕을 아이에게 내어주며 말을 걸었다. 원래 사탕을 먹진 않지만 안젤리가 사뒀던 사탕이 이럴 때 쓰일 줄 몰랐다.
' 로앙이요, 로앙 퀸타르트! '
사탕을 받자 금새 표정이 펴져 기분이 좋아진 듯한 로앙이 헤벌쭉 웃었다. 로빈이 흠칫 떨었다. 로앙 퀸타르트라면 로빈의 두번째 아들이었다. 난생 처음보는 자신의 아이에 로빈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리고만 싶었지만 앞에 있던 로앙의 모습을 조금 더 담아두기 위해 울음을 터트리기 대신 입술을 잘근 씹었다.
' 로앙은 세 살이지? '
' 어떻게 아셨어여? 근데 형아한테 되게 좋은 냄새나여. 엄마같아 '
로빈은 무너지듯 로앙의 앞에 주저 앉았다. 그리곤 로앙의 등을 쓰다듬으며 한참을 울었다. 울지마여, 울면 산타가 선물 안 준데여. 로앙이 작은 손으로 로빈의 등을 토닥토닥 해 주었다. 그리곤 볼에 키스까지 해 주었다. 로앙을 낳았을 땐 거의 죽을 뻔 하였다. 산모 혹은 아이 둘 중 한 명만 살릴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로빈은 무조건 자신의 아이를 살리겠다고 하곤 쓰러졌었었다. 기적적으로 둘 다 살았지만.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로빈은 잠시 두 눈을 감고 기도하였다.
로앙이 로빈의 새끼손가락에 입을 맞추며 내일 또 올게요! 하곤 다시 집에 들어갔을 때 로빈은 조용히 웃었다. 그 때의 허무함과 기쁨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다.
" 로빈. "
그 때 줄리안의 차갑게 깔린 목소리가 로빈의 뒷언저리에서 들렸고 로빈 또한 굳어 질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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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엄청 아련 + 퇴폐미 + 임신수 스러운 뉘앙스를 풍기고 싶었지만 OTL.
전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 되게 좋아하거든요 허허.
첫 작이라 너무 서투르네요 ㅠㅠ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