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혁
학교
노을
바람
W. 글쓰는미대생
고3인 탓에 토요일까지 학교에 나와야 하는 준회와 동혁은 지루한 자습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준회가 평소 야자를 하지않고 조퇴를 할때마다 교문 앞까지 배웅을 해주고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서로 볼에 입을 맞추기도 하던 둘이지만
몇일 전 시덥잖은 것으로 싸운 둘은 서로 자존심을 세우느라 연락도 하지 않고
설령 복도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모르쇠하며 고개를 돌리기 일수 였다.
준회에게 곧 미안하다고 연락이 올 줄 알았던 동혁은
제가 없이도 밥도 잘먹고 점심시간마다 다른 친구들과 섞여 축구도 하는 준회를 보고
자신만 안달이 난 것은 아닌가 하고 더 화가났다.
그렇게 질질 끌던 것이 토요일까지 되었고
냉전이 거의 일주일에 다달아 가고 있었다.
토요일은 저녁 먹기전에 하교를 하는 탓에
오늘은 집에 들렸다 무한도전을 보고 독서실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방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난 동혁은
창문 밖 복도로 친구들과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시끌벅적하게 걸어가는 준회를 보고선
다시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
지금 나가면 분명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칠 것이며 제친구들과 함께 간다할지라도
준회의 친구들이 곧 제 친구들이기에 어쩔 수 없이 준회와 마주쳐야 한다는 사실을 틀림이 없었다.
시계를 한번 쳐다본 동혁은 버스한대를 보내고 교실에서 나가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는 왜 자신이 이렇게 까지 해야하는지 준회를 원망하며 책상에 팔을 묻고 엎드렸다.
그렇게 엎드려있다 이제쯤이면 갔겠지 하는 생각에 가방을 챙겨 나온 동혁은 제번 차가워진 바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개를 숙이고 교문을 향해 자박자박 걸어가던 동혁의 앞에 팔하나가 불쑥 나타났다.
깜짝놀란 동혁은 고개를 들었고
고개를 들자 노을을 등지고 무표정하게 동혁의 옆에 서서 손을 내밀고 있는 준회가 보였다.
동혁은 움찔했지만 이내 일그러진 표정으로 물었다.
-뭐야.
준회는 아무렇지 않은 듯 여전히 손을 내민채로 말했다.
-손.
동혁은 준회의 얼굴과 손을 번갈아 쳐다봤고
참다 못한 준회는 가방끈을 쥐고있는 동혁의 손을 낚아 채 깍지껴 잡았다.
-뭐하는거야, 지금.
그런 준회가 못마땅한 동혁은 깍지 낀 손을 빼내려고 손을 비틀었다.
그러자 준회는 깍지낀 손을 제 후드집업 주머니에 넣고는 앞서걸으며 말했다.
-끝까지 연락 안하더라.
준회의 말에 기가 찬 동혁은 콧웃음을 치고는 대답했다.
-너도 안하더라. 뭐 아무일도 없던 사람 같던데.
준회는 앞만 응시한 채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동혁의 손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내가 맨날 져주잖아. 나만 지면 불공평하니까.
동혁은 뚱한 표정으로 툴툴거렸다.
-어차피 이럴 꺼면서 왜 그랬는데, 그럼.
준회는 걸음을 멈추고 저를 올려다보는 동혁을 내려다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냥, 내가 너한테 결국 져줄만큼 니가 좋아서.
글쓰는미대생입니다
네번째로 이렇게 또 다시 독방에서 커플링과 단어를 받아서 조각글을 써요!
즉흥적으로 쓰는거라 많이 어색하고 형편없을지라도 그냥 심심풀이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