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전체글ll조회 686l 1



[EXO/루민] 아우스 이야기 00 | 인스티즈











용은 사슴이라 불렸다.
그 이름이 어디서 나온 것 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으나, 용은 사슴이라 불렸다.


사슴에 대해 알려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만 이따금 사람들은 사슴을 '그' 라 불렀다.
'그' 는 희게 센 머리에 머리만큼이나 하얗게 투명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는데, 본 자 들은 그 피부가 아마 사슴의 비늘로부터 비롯된 것일 거라 생각했다.
또한 '그' 는 세상 것이 아닐 거라 여겨지는 미모를 가지고 있다 전해진다.
사슴을 본 이들이 말하는 그 미모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를 띄고 있었으나 분명한 것은 '그' 의 눈동자는 시리게 파랬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슴이 대륙 안에 잠들어 있다 믿었다.
누군가는 그것이 글자가 생기기도 전의 까마득한 옛날에서 비롯된 저주라 말했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나 사슴은 대륙을 벗어나지 못한 채로 온갖 곳에 이따금 모습을 드러냈으며, 사슴이 비친 밤 바로 그 장소는 신전이 되어 떠받들어졌다.
사슴이 제 의지로 대륙을 벗어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예의 그 미개한 것들이 떠들어대는 저주에서 비롯돼 속박된 것인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사슴이 발을 디딘 대륙은 '그' 의 숨결에 물들어 신의 땅이라 불렸고, 용의 침이 떨어진 흙은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비옥한 영토가 되어 권력을 모았다.
조약돌을 대신해 색색의 보석이 나뒹구는 해변가는 수 많은 이들이 발자취를 남겼고 그들이 닿지 못한 꼭대기는 없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용은 이 땅이 서서히 붐벼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며 자취를 감췄다.
'그' 처럼 희게 머리가 세었으나 세월의 흔적을 가진 노인이 있었다.
그는 빛을 받아 눈부신 보석들을 처음 꼭 백여덟번째로 밟아
당시 살아온지 스무해에 용을 보고는 그것을 끝으로 용의 자취가 마지막을 찍었으니 그 이후로는 아무도 사슴을 본 자가 없었다.
옛날 이야기라 더듬대는 목소리로 그의 손주들에게 전해진게 전부인 사슴의 모습은 노인이 숨을 다하며 완전히 이 땅을 뜨고 말았다.
종이에 기록된 것이 다섯장을 넘지 않았으니 보지 못한 자들은 여전히 의문을 가진채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


사슴이 그 뿔을 보이지 않은지 반백년이 넘어, '그' 의 땅은 여전히 비옥함에도 아무 생기를 찾을 수 없었다.




-사슴의 기원, 오리엔트력 1014년, 작가 미상.








***







   민석은 첩의 자식이었다. 그것도 일곱번째 첩의 자식이었다. 황제는 민석에겐 눈곱만큼의 관심도 주지 않았으며, 몇 해를 먼저 태어난 형제들은 멍청한 머리를 굴려 제 위에서 권력싸움을 해대기 바빴다. 민석은 그 진흙탕 싸움에 낄 마음은 추호도 갖고 있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여덟살 되던 해에 병으로 허무하게 자신을 떠나버린 어미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기억에 남겨두며 성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귀양을 자처했다. 얼마 있지도 않았던 황자로서의 권리, 신분, 모든 것을 버리고 낙오된 곳으로 가기를 제 의지로 희망했다. 황제는 그 어떤 말도 없이 그것을 허락했었고 제국을 떠난 민석은 가장 열악한 곳에 정착해 제 힘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었으며 그저 제 본능이 부르는 야생의 소리와도 같았다. 네가 속한 곳은 이 곳이 아니야. 너는 어디가 되었든 속박되지 않는 곳으로 나아가야 해. 제 속에 잠들어 있는 무언가가 밤을 지새는 날이면 끊임없이 그렇게 속삭였었다. 민석은 매정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제 본능이 말하는 사실을 언제든지 듣고 수용하려 했었기에, 민석은, 제국을 벗어나길 원했다.

   오리엔트는 거대했다. 자신이 나고 자란 제국은 그 어떤 곳과도 견주지 못할 만큼의 기술과 체계적인 국가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 제국을 쥔 민석의 아비는 무능했지만 운이 좋게도 유능한 관리들을 두었다. 그들은 거진 천년을 이어져온 나라를 무능한 왕의 집권 한 번에 모래성처럼 무너지지 않게 하고자 부던 애를 썼다. 맞다. 민석은 아무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제국은 틀림없이 살기 좋은 곳이다. 더더욱이 이름값 뿐이지만 황자라는 꼬리표를 단 자신에게는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환상이나 꿈 속의 모습은 추호도 없는 곳에서 민석은 미래를 꿈꾸길 거부했다. 그렇기에 제국의 남쪽, 작은 배를 타고 두시간을 달려 오게 되는 이름도 없는 섬에 민석은 다섯해 째 살아오고 있었다. 열여덟, 명목상의 성인식 이후로 스스로 아비라는 사람에게 이 곳으로 오길 요청했었다. 제 형들은 이 선택이 멍청하다 비웃고 손가락질 했지만 민석은 분명히 원하는 바가 있었다. 빛나는 제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과 신분 계급의 가장 밑에서 굴려지는 백성들. 그리고 전염병이 끊이질 않는 지옥에 갓 성인이 된 황자는 제 발을 들이밀었다. 어느 누구도 원치않는 곳이지만 민석은 차라리 이 곳이 제국의 황실 중심부보다 더 희망적일 거라 생각했다. 누군가 그것이 어리석은 것이라 비난할지언정 제 인생의 선장은 자신이었다. 명석한 두뇌는 황자라 하나 그 출신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고, 이러한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이었기에 어쩌면 더더욱이 이렇게 되길 원했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민석은 오늘 아침 음식의 탈을 쓴 것들을 구하러 누더기를 걸친 사람들이 모인 장터를 헤집었을 때, 제국에서 부터 배를 타고 떠밀려온 쓰레기 더미에서 낡은 책을 하나 찾았었다. 낡디 낡은 책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용은 사슴이라 불렸다.
그 이름이 어디서 나온 것 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으나, 용은 사슴이라 불렸다.



   사슴. 민석은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

   오리엔트의 일곱번째 첩에게서 나온 황자는 교육을 받았다. 그 속에서 그는 사슴이란 이름을 들어보았다. 제국력으로 1014년, 민석이 태어나기 삼십년 전에 쓰여진 책은 불현듯 민석을 자극했다. 책의 첫장을 읽으면서 꼬박 오십년을 숨은 사슴이 민석은 문득 궁금해졌다. '그' 가 실제로 존재하긴 하는 것인지 때아닌 의문이 들었다.



“사슴. 사슴...”



   민석은 중얼거렸다. 입에 붙는 그 이름은 이상하게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갑자기, 태어나 아무 기준 없이 살아온 자신에게 절대적인 삶을 부여해준다는 느낌을 받길 희망했다. 가슴에 누군가가 불을 지피는듯 했다. 배운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슴이 땅을 밟은 대륙으로 가는 길이 험하더라도 자신은 모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터무니 없는 용기가, 너무나도 갑자기 머릿 속을 비집고 튀어 나왔다. 샘에서 물이 치솟듯이 강렬하게 이끌리는 느낌은 민석을 이끌었다.



“이봐, 민석.”

“...으응?”

“오후 배가 왔어. 아침 것보다 싣고 있는게 더 많아. 안 나갈 거야?”

“가, 가야지. 지금 나가려던 참이야.”



   까만 머리에 초록색 눈. 투스는 민석이 섬에 발을 들인 오년전부터 많은 도움을 주었던 소중한 이웃이었다. 같은 나이의 그는 이곳에서 나고 자랐지만 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나름의 확고한 신념으로 독립을 한지 몇년이 되어도 여전히 서툰 민석에게 투스는 많은 도움을 주었다. 황궁에서만 자라온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는 문화와 야사를 주제 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밤이면 날을 새는건 금방이었다. 민석은 그만큼 투스가 즐거웠다.



“투스.”

“응.”

“사슴을 알아?”

“사슴?”



   '그' 를 말하는 거야? 투스가 동그란 눈을 한채로 민석에게 되물어왔다. 응. 용을 말하는 거야.



“모르는 사람을 찾는게 빠를걸.”

“역시 그런가.”

“사슴은 갑자기 왜?”

“...아침 배에서 책을 하나 찾았어. 사슴을 이야기하고 있었어.”


 

   그래서, 이번엔 그게 네 관심을 끈거야? 투스가 짐짓 높아진 목소리로 흥미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민석은 나름 진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런듯해.



“뭐... 사슴을 찾아 나서기라도 할 거야? 사슴에 관심 가져봤자 돌아올것 하나 없어.”

“터무니 없는 이야기인거 알지만...”

“...진심이야?”

“떠나려고 해.”

“미친거야?”



   어디로? 여길 떠서 사슴을 찾으러 대륙으로 가겠다고? 민석은 몰아붙이는 투스의 목소리에 움찔했다. 고작 아침에 본 책 한 권으로 대륙으로 가겠다고? 멍청아, 제정신이야? 투스는 멈추지 않고 민석을 쪼았다. 가던 걸음도 멈추고 삿대질을 하며 민석을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다그쳤다.



“있는지도 의문인 사슴을 찾으러 아우스로 가겠다고? 너 정말 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마냥 이상한 이야기도 아니잖아. 사슴은 전설이야. 욕심이 나는건 당연해.”

“바보같은 자식아, 아우스는 산 사람이 갈 곳이 못 돼. 제정신이 붙은 사람이 갈 곳이 아니라고.”



   민석은 투스를 이해했다. 그의 마음을 모르는건 아니었다. 대륙 분명 위험한 곳이었다. 세상 모든 권력이 모인 비옥한 땅에는 마법이 살아 있었다. 그곳은 온전히 다른 세상이며, 온갖 향락과 유혹으로 뭉친 곳이 바로 대륙이었다. 한눈을 팔면 영혼을 빼앗기고 걸음 하나를 잘못 내딛으면 자신이 누구였는지 잃어버리는 곳이 사슴의 땅이었다. 투스가 지금 저를 욕하며 말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마 저의 어머니가 살아있었다면 그녀도 무조건 자신을 말렸으리라. 무엇보다도, 대륙으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제일 먼저 오리엔트의 가장 북쪽에 있는 항구에서 배를 타 가장 넓은 땅 칸으로 가야했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곳을 건너기란 불가능했다. 칸은 죽음의 땅이라 불렸다. 아우스와 오리엔트를 합한 것의 두배가 넘는 광활한 땅은 물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으며 갈라진 흙 위에 서서 작렬하는 태양을 몸으로 받으며 싸워가야했다. 동물을 부릴 수 없음은 물론이고 제국에서 만들어진 차를 타고 한달을 꼬박 달려야했다. 그러나 그것마저 민석에겐 버거운 일이었다. 민석에겐 경제적 능력이 없었으니, 결국 칸을 맨 몸으로 밟아 넘는 것은 제 몫이었다.


   대륙을 밟기도 전에 칸에서 말라죽는 것이 가장 예상 가능한 이야기였다. 민석은 그것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오리엔트의 일곱번째 첩에게서 나온 황자에게는 인생의 의미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금, 민석은 사슴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







마법이 손을 뻗고
도덕은 무너지는 곳

법으로 규정할 수 없고 
노을빛이 파랗게 스며드는 곳

용이 살아 숨 쉬는 대륙



신의 땅, 아우스로 가다













-



  자유연재, 아주아주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잘 부탁 드립니다 :) 사실 어제 올렸었는데 수정본을 올린다는걸 깜빡하고 실수를 ;ㅁ; 다시 한번 잘 부탁 드려요!
  혹시나 혼동하실까봐 적어둘게요. 용=사슴='그'. 대륙=아우스. 제국=오리엔트. 땅=칸. 입니다. 자세한 설정은 천천히 풀어나갈게요 :D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헐 신알신 하구갈게여!!
9년 전
감사해요 :) !! 첫 독자분 ㅠㅠ 부족한 제 글이... 영광입니다!
9년 전
독자2
앟 엄청 제 취향이시랏..! 'ㅂ' 신알신 할게옇ㅎㅎ
9년 전
감사합니다 ㅠㅠ :)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신알신하구가요ㅠㅠㅠ기대되여ㅠㅠㅠ
9년 전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신알신하고 가요! 대작의 스멜이 폴폴...♡
9년 전
헐 대작이라니... 당치도 않은 말씀을... 감사합니다 :)....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5 이바라기 05.20 13:38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3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0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10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13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12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16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13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9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9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10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7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10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임창균] 유사투표2 꽁딱 09.04 20:26
이동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하트튜브 08.23 20:46
전체 인기글 l 안내
6/24 15:16 ~ 6/24 15:1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