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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악!!!!!!!!!"




 늦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여덟시를 가리키는 자명종이 얄미웠다. 저가 잘 동안, 무던히도 저를 지켜봤겠지. 자명종을 침대 구석으로 던져버리고 화장실로 몸을 밀어넣었다.

차가운 기운이 몸에 닿자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의 나는 엄청난 것을 저질렀다. 지금 차가운 물 따위가 문제가 아니었다. 약속시간을 2시간이나 제껴버린, 대지

각이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얼음장같은 차가운 물줄기에 새된 신음이 절로 쏟아졌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샴푸를 짜고 아무렇게나 헤집었다. 손으로는 머리를 뻑뻑하게 문지르

고 머리로는 자연스러운 변명을 위해 풀가동 중이었다. 어떤 말을 해야할까. 어쩌면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을지 모른다. 으아아아아아!!! 절규에 찬 목소리가 화장실을 엉망

으로 울렸다. 















 문고리를 잡았다가, 놨다가. 마른 침을 삼켜가며 마음을 다잡지만, 불규칙하게 뛰어대는 심장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미 약속시간은 세시간을 훌쩍 넘긴 뒤였다. 어쩐 일인

지 잠잠한 휴대폰에 더 불안해졌다. 아주 벼르고 계시겠지. 이대로 저의 꿈은 무너지는가. 상상이 최악으로 치닫자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어떻게 이 곳까지 왔고, 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한번의 실수로 인해 원점으로 돌아갈 순 없었다. 눈을 질끈 감고 문을 여려는데, 손잡이가 잡히지 않았다. 어? 의아해하며 눈을 뜬 순간,





"뭐야?"

"........"

"비켜."

"..저...저,.."

"아 좀 비키라고."




 어벙벙해있는 사이 나는 문 옆으로 밀쳐졌다. 아니 잠깐만? 경수는 엄청나게 어이가 털렸다. 뭐야, 비켜, 좀 비키라고. 저 말을 모두 뱉기까지 2초도 안 걸렸는데. 저는 그저 말

한마디를 꺼냈을 뿐이고. 왠 싸가지래? 헛웃음이 동시다발적으로 튀어나왔다. 쯧쯧, 개빠름 이딴 별명 있을 것 같이 생겼네. 혀를 끌끌 차며 앞을 도는데,





"......."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불빛이 이렇게나 밝은데, 왜 준면이 형의 얼굴 위에는 그늘이 져있는지. 궁금했지만 묻고싶지는 않았다. 이 상황에서 그런걸 묻는다면...아마 오늘 내로

뒷산에 묻힐지도 몰라. 경수가 까무러치며 나자빠졌다. 꽤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어디선가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경수는 그딴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저를

보는 준면이 형의 눈빛이.......너무......




너...

나가?




 준면이 형의 입모양을 인식한 순간 바짓단을 잡고 늘어졌다. 무조건 잘못했다며 빌어야한다! 



"잘못했어요 형!!!!!!!! 다신 이런 일 없을 거에요!!!"

"........"

"아 진짜 형..진짜...죄송해요...진짜...."

".....도경수."

낮은 목소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마! 아니겠지! 안돼! 설마!

".....네에..."

코를 연신 훌쩍이며 우는 척을 좀 했다. 이러면 마음이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꺼져!!!!!!!!!"




 약해지긴 무슨. 눈 앞에서 문이 매정하게 닫혀버렸다. 눈물을 글썽이며 허탈하게 문을 내려다보는데, 누군가 주저앉은 나를 발로 툭툭 찬다. 씨발 어떤 개새끼야? 언짢다는

얼굴을 하고 고개를 돌리는데, 정말 개를 닮은 새끼가 서 있었다. 아까 존나 지말만 하고 가던 새끼 아냐? 금세 얼굴을 잊은 것은 자신의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저 자식 얼

굴이 문제지. 한껏 노려보며 천천히 일어나는데, 눈싸움이라도 하자는건지 시선을 안피한다. 이 놈 봐라?



"야 너 너무 노려보지마. 얼굴 닳아."

"넌 누구신데 반말이세요?"

"참...알면서 그러지 맙시다. 예?"

"너 몰라, 개새끼야."

"어어? 진짜 몰라? 나 기억안나?"




이 새낀 뭐지. 새로운 관심유발 작전인가.




"와 진짜 몰라? 실망이다 도경수."

"누구신데 제 이름을 아세요??"

"하 이 새끼....나 변백현이잖아. "

"뭐??변..뭐?"

"어떻게 금세 까먹을 수가 있어? 그렇게 내가 존재감이 없었어?"




 ???????씨발????변백현?????? 여기가 지옥이구나. 눈 앞이 시꺼매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이런건 자고 일어나서 주로 나타나던건데. 아니면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때나.

나는, 지금, 너무 경이로웠다. 눈 앞의 이 새끼가 변백현이라고? 입을 딱 벌리고 충격에 휩싸인 사이, 변백현이 손을 이끌었다. 뒷통수 보니 맞는 것 같기도......., 아무튼, 그보

다.., 변백현은, 정말 믿기진 않겠지만,




..내 첫사랑이었다.














-

내용도 급전개~ 아마 계속 급전개~

얘네도 급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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