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회네꽃밭01 : Sull
내 소개는 그리 길지않아.
왜냐면 너희들이 내 소개보다는 준회가 더 궁금할거란걸 난 잘알고 있으니까.
일단 나는 진짜 내 새끼손톱만큼 작은 동네에서 사는데
옛날에는 거의 깡촌이였는데 지금은 나름 갖출건 다 갖추고 있어.
옆동네 고등학생들이 고데기 말고 놀러올만큼 번화가야!
원래 서울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이게 은근 자부심...ㅇㅇ
난 대학생이고 20살이고 2층짜리 개인주택에 살고있어.
우리집은 1층이고 2층은 어떤 신혼부부가 세들어 살고있음..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리긴한데
나쁘진 않은것 같아^▽^
그리고 우리집 바로 맞은편에 커다란 비닐하우스의 꽃집이 하나 있거든?
요즘 페이스북 하는 사람들은 알지도 모르겠다. 막 훈훈한 꽃집청년으로 사진돌고있거든!!
사람들이 꽃청년이라 부르더라 (꽃청춘이랑 혼동 ㄴㄴ)
근데 그사람이 저 내방 창밖너머로 보이는 비닐하우스에 들어있음ㅎㅎㅎㅎㅎㅎ
나도 얼마전에 친구가 페이스북 보여줘서 알았는데 그게 여기일줄은..
평소에 길을 갈때는 오직 앞만보고 걷는다 스타일이여서 꽃집안을 기웃거려본적이 없어. 그래서 몰랐나봐ㅠㅠ큐ㅠㅠ
그래서 그런지 요즘따라 교복입은 여중생 여고생들이 꽃집을 그렇게 드나들음
오늘 강의 끝나고 집에오면서 꽃집을 슬쩍 진짜 조심스럽게 보고왔어.
여중생들 몇명이 안에서 구경하고 있더라. 대학생은 나밖에 없는것 같아서, 전공책 가방안에 쑤셔넣었다ㅋㅋ
그리고 본격 염탐하는데..
대박이야 이건 진짜 초대박이야. 왜 대체 연예기획사가 이곳에 명함주러 안오는지 이해ㄴㄴ
진짜 페북사진 누가 찍었는지 손 고자라고 할정도로 진짜 실물킹이였어.
키도 진짜 크고 얼굴선도 진한게 잘생겼고 이곳이 진정 핫플레이스.
그렇게 보다가 이쪽으로 고개 돌리길래 고개 푹숙이고 집에 들어감ㅋㅋ
집에가서 진짜 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어떤 화분을 키울까…
내가 태어나서 가져본적도, 영원히 가져보지도 않았을 취미인데.
어렸을때 꽃따서 꿀 빨아먹었던게 내가 풀과 꽃들과 함께했던 유일한 순간이였는데 말이야.
순간 내가 한심해서 헛웃음 짓는데 엄마가 방문을 벌컥 열었어.
그리고는 내손에 이만원 쥐어주고 꽃다발을 사오라는거ㅋㅋㅋㅋ
" 오늘 한빈이 춤추는거 뭐니? 그 댄스 페… 아무튼 그거 우승했다더라 "
" 페스티벌? "
" 어어 그거. 지금 시상한다니까 얼른 건네주고 와 "
김한빈 나이스 타이밍.
나는 이만원 손에 쥐고 밖으로 뛰쳐나감ㅋㅋ
꽃집에 갈일이 저절로 생겼어. 들어가기전에 비닐하우스 유리문에 얼굴 비추고 머리 다듬는데
유리창 안으로 꽃청년이 보이는거야. 아까 중,고등학생들 다 가고 혼자있는데
세상에 마상에..
아까는 진짜 정색하고 날카롭게 서있었다면 진짜 아빠미소를 하면서 웃고있는거야.
대체 뭘보고 웃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인디언 보조개 들어가고 입동굴 샥하고 눈웃음을 막 뿌리는데 진짜 내 이상형의 조건을 가지고있어.
아주 완벽하게.
들키지않게 허리 푹 숙이고 문틈에 살짝 귀대고 그러고 집중하는데
" 맛있어? 더 먹을래? "
분명히 누구랑 대화를 하는게 분명한데 대화상대가 안보임ㅋㅋ
진짜 나뭇잎에 절묘하게 가려져서 안보여.
애간장을 살살 태우는것 같음.
근데 또 목소리가 대박이였어. 진짜 딱 듣기좋은톤. 진짜 달달다랃라달달함♥
오늘은 여기 누워야지.
" 답답해? 벚겨줄까? 오빠가 벚겨줄게- "
나니골혜...? 대사가 너무 의심미스러움. 분명 이건 내가 음마킹이라서가 아니라
누가 들어도 이상한. 그런생각을 하게 하는 대사 아닌가요?
나만 그래요?...나 일상가...?
솔직히 대화자체가 너무 불순해서 엄청 궁금하긴 한대. 구경하는건 좀 아닌것 같고.
진짜 거기서 심장 쿵쾅거리는거 부여잡고 다리 후들거리고 있는데,
자세히보니 꽃청년이 들고 있는것 옷임.
그녀의 옷이아니라.
다소 좀 작은 사이즈의 개옷이였음.
농락아닌 농락을 당한 기분이였지만 뭔가 기분은 좋으니까 지체안하고 비닐하우스 안으로 입장했어.
분명히 내가 밖에서 본 꽃청년은 강아지에게 애교도 부리고 다정다감하게 눈웃음도 쳐줬는데
내가 들어가자마자 개정색하고 쳐다봄.
두손 가지런히 모으고 멀뚱히 나만보고 서있는거야.
" 제가 꽃다발을 사러 왔는데.. "
" 저쪽이요 "
잘못말하면 때릴기세의 표정으로 꽃들이 있는곳 가르키더니 먼저 개썅마웨 펼치며 걸어가.
엉겹결에 따라가다가 문득 보니까 강아지가 나보고 꼬리흔들면서 똘망똘망하게 쳐다보고있었어.
부러운 개자식.
꽃들 보면서 내가 멀뚱히 서있으니까 여기서 고르라고 팔로 원을 대충 휘휘 그리며 꽃들 가르킴ㅋㅋ
난 막 옆에서 추천좀 해줄줄 알았지...
그런거 없음
쪼그려 앉아서 꽃고르는데 진심으로 내 등 바늘로 사정없이 찌르는 기분ㅋㅋㅋㅋ
꽃 잘못건들이면 때릴기세로 팔짱끼고 벽에 기대서 나 쳐다보고 있어.
그것도 진짜 무섭게 정색하면서.
눈치보면서 대충 꽃 고르고 꽃청년한테 건네니까 말없이 받아들더니 포장하러 또 마웨로 아주 빠르게 휘적휘적 걸어가.
새삼 진짜 다리길다..
" 저기요 "
저기요 하고 불렀다.
그가 돌아본다.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사실 나도 내가 왜 불렀는지 모름ㅋㅋㅋ 그냥 잘생겨서 불러본거야..본능에 충실했을뿐
그래서 그냥 옆에있던 꽃 한송이 더집어서 다짜고짜 서비스로 달라고 말했어.
" 이건 서비스로 한송이만 더주시면 안돼요? "
그러니까 고개를 끄덕이는거야.
기분좋아서 내가 활짝 웃으니까.
" 네 안돼요. "
사실 안된다는 뜻이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빙구같이 웃었는데, 쪽팔려서 다시 꽃을 제자리로 돌려놨어.
제발 시간도 다시 돌아가면 참 좋을텐데 말이야.
진짜 시무룩하게 꽃쳐다보고 꽃청년 옆테를 쳐다보는데 꽃다발 포장지를 자르다가
" 그거, 가져와요. "
" 예? "
" 서비스. "
깜짝놀라서 네도 아니고 예라고 말함ㅋㅋㅋㅋ
그냥 멍때리다가 정신차리고 꽃 뽑아서 밍기적 거리면서 소심하게 다가갔어
내성격이 원래 활발하고 남성미 넘치는데 이거 알면 내친구들 뒷목잡고 넘어가겠다..
서비스를 포함한 2만원짜리 꽃다발은 꽃청년의 손에서 기적을 창조하기 시작함.
포장지 두개 덧대서 꽃 감싸고 투명 포장지로 덧대고 리본 묶고 막 만드는데 손놀림이 진짜 예사롭지가 않은거야.
손가락도 길쭉길쭉해서는 막 주름 하나하나 접는데 진짜 내가봤던 꽃다발중에서 제일 예뻤어.
다 만들고 내품에 안겨주는데 진짜 망가질까봐 완전 조심히 받아들음ㅠㅠㅠㅠ
짱예다... 내가 주머니에 넣어서 구겨진 지폐두장 건네니까 받아서 앞치마 앞주머니에 넣더라.
" 와 진짜 잘만드시네요? "
" 배웠으니까요. "
끝까지 단호함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내일부터 방울토마토랑 배추를 키워볼까해.
꽃다발 꼭 끌어안고 댄스페스티벌 열린 체육관으로 신나게 갔어.
이미 시상 하고 있더라. 근데 또 나이스 타이밍인게 한빈이 상받기 직전.
빨간색 후드입고 스냅백 뒤집어쓰고는 진짜 황홀하게 웃고있는데,
새삼 진짜 메추리를 닮았어.
내가 손흔드니까 나보고 막 웃더라 그리고 한빈이가 마지막으로 트로피 딱받을때 꽃다발을 건네주려고 올라가는데
아까 꽃청년의 꽃집에서 봤던 여학생들이 여기 다모여있었네?!!!
결국에는 우르르 무대 올라가는 학생들한테 치여서 좀이따가 내려오면 주기로 했어.
나에겐 그저 호구호구 메출메출한 친구지만 나름 인기는 있는가 봄.
다 끝나고 꽃다발 가득 받고 광대가 수직 상승한 한빈이를 맞이했어.
차마 주기 싫었지만(내가 가지고 싶었지만)어쩔수없이 꽃다발 주니까 진짜 감동받은 표정으로 쳐다봤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 야 진짜 개감동. 근데 난 이거보다 꽃다발에 그거 사탕박힌게 좋은데 "
그래서 내가 존나 떫은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눈치보다가 그냥 고맙다고 정정했어ㅋㅋ
아 맞아, 개뜬끔포로 등장한 한빈이에 대해 설명하자면
한빈이는 어렸을때부터 쭉 함께 지냈던 제일 친한 친구야.
지금 신혼부부 살고있던 그집 옛날에는 한빈이네 가족이 살았었거든.
결론은
꽃청년과의 폴인럽을 위해 이놈을 써먹어야지..
김한빈 이놈은 구준회와 나를 연결시켜줄 그런 너와나의 연결고리에서 연결고리같은 놈이야.
내가 옛날 초등학생때 우리동네 얼짱 순이랑 짝되게 도와줬으니까 이건 나름 쌤쌤이야.
그래 이게 끝이야.
정말 끝이란다.
나 진짜로 내일 씨앗이랑 배추 모종 사러갈꺼야.
다음에 꼭 후기를 들려주러 올게.
그리고 독자 너희들도 나의 솔탈을 위해 도와줘ㅠㅠㅠㅠㅠㅠ
아까 말했듯이 내 원래 성격 야성미가 넘침..
막 어떻게 해야될지.. 철벽을 어떻게 깨부실지 너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게
꼭 철벽을 타파하겠어...
서비스 |
Q. 구준회에게 꽃이란? A. 이모가 3개월 크루즈 여행 떠나면서 맡겨놓고간 짐.
Q. 000에게 꽃이란? A. 꽃이요? 음.. 진달래꽃 많이 따먹었어요. 화전도 엄청 맛있더라구요, 비빔밥에 새싹 키운거 넣어먹으면 정말 맛있어요(웃음)
Q. 김한빈에게 꽃이란? A. 무대한번 하고 내려오면 장난아니죠(뿌듯). 꽃다발에 사탕 끼워져 있는거 그거 하루면 꽃다발 하나 다 털어먹어요(뿌듯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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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비긔들 믹맥 파배까지 성황리에 마친걸 기념하며 이제! 애들 데뷔까지 여유롭게 넉넉하게 대기타시라고 썰을 들고왔어요 저번처럼 폭풍으로 4개 한꺼번에 호하하화학 써서 쓰지는 못하지만 꾸준한 연재는 자신하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는 웃긴짤도 다뺐어요...허전하신가요?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에는 온전히 제 글로 여러분을 웃게 만들게요!! 이게막 완전 그 뭐랄까 준회와 맘빈이와 여러분의 달다라다랄 하지만은 아닌 그런 달달한 썰이에요 삼각 구도지만 이둘이 너무 귀여운..? 서비스는 가끔가다가 더 써서 올릴게요ㅋㅋ!! 궁금한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얼마든지 댓글로 써주세요 적극 피드백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