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받아낼 때, 제가 화를 내고 윽박지르는 탓에 한번도 소리를 지르지 못한 경수처럼.
제 앞에서 쓰러져 버린 경수를 보고도 일어나 보라는 소리 하나 지를 수 없는 종인이었다.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과 당황스러움이
종인의 머리를 세게 한대 치고간 것 같았다.
중얼거리 듯 내뱉는 이름이 경수의 귀 끝까지 닿지 못하고 둘이 담겨있는 방안으로 흩어져 버렸다.
[EXO/카디] 나쁜종인 x 종인을 좋아하는 경수4
마치 잠이든것만 같았다.
원래부터 잠을 자려고 누운 사람처럼. 경수는 침대에 누워있는 채였다.
종인과 경수가 담겨있는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부자연스러움이란, 잔뜩 인상을 찌푸린 경수의 얼굴과 말없이 그런경수를 바라보고만 있는 종인, 둘뿐이었다.
"장난치지 말고.. 일어나요 경수야.."
"......"
"도경수. 지금 일어나면 나 화안낼께요. 얼른 일어나야지 경수야"
대답을 할 리 없는 경수란걸 알고있었음에도 종인은 경수를 다그치고 보챘다. 하지만 다른때와는 달랐다.
전에는 마냥 폭력와 음담패설이 잔뜩 섞여 경수를 힘들게 했지만 지금은, 어쩌면 종인 자신을 힘들게 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때리지도 않을께. 함부로 하지도 않을께, 내가...내가... 경수야, 일어나요. 일어나줘요, 응?"
제발. 일어나만 줘요 경수야.
없는 대답에도 그리고 그것을 깨달았어도 종인은 인정하기싫었다. 단순히 나를 좋아한다고,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고 도경수라는 사람을 혐오하고 욕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쓰러져버린 경수가 너무 걱정이 되고 미안해서.
결국에는 모두 자신이 만들어온 결과였고 충분히 예상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경수가 일어나길 바라는 것말고는 지금 당장 종인의 머리속에 존재할 수 없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경수를 끌어당겨 제대로 눕히기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가볍게 제손에 의해 딸려오는 경수의 몸에 괜히 억누른 감정이 다시 펑하고 튀어나오려해서 종인은 다시 그것들을 꾹꾹 눌러담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언뜻 봐도 느껴지는 마른몸에는 잔 상처들과 멍이 자리하고있었다.
"미안......미안해요"
크지는 않지만 꽤 많이 있는 상처들은 하얀 경수의 피부위에서 더 빨갛게, 멍은 더 까맣게 보였다.
종인은 제 마음과도 같은 것들에 한숨을 내쉬었다.
온전히 자신때문에 생겼을 모든 상처들은, 경수가 쓰러진 지금에서야 되돌려보려했기 때문일까. 종인은 까마득해졌다. 아득히 멀어지는 시야속에서
그렇게 일분 삼십분, 한시간 두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후회라는 검정속에 얼굴을 묻고있는 종인이었다.
지금 상황에서 종인은. 빛이 있다면 그 빛은 경수만을 위해서 생겨났기를 바라고있었다. 모든 희망이 자신을 떠나도, 지금 만큼은
경수를 지켜주고싶었다. 너무나도 많이 망가뜨린 아이를, 염치 없이 쓰다듬어 주고 싶고 안아주고 싶었다.
한순간에 변한 모든 것에 자신 조차도 놀랐지만 이미 미안함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도경수...경수야.....미안, 미안해요..."
반복되는 똑같은 말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애틋한 무언가가 더해졌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한없이 되돌리기만을 바라고있다. 그렇게
몇 시간이 더 지난 것일까. 경수가 조금씩 일어나는 듯 해보였다.
조그만 움직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알아채고 경수에게 다가가는 종인이, 차마 손을 뻗지 못하고 입으로만 경수를 불러내었다.
다시금 종인의 눈이 뜨거워졌다. 참아내야만 한다. 경수를 위해서라도 참아야 했었다.
"........제발."
아무 대답을 않는 경수였다. 하지만 천천히 고개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너무 고마워서 너무 미안해서. 막상 깨어나는 경수를 봐도 손하나 쓸 수 없는 종인이었다.
"...으..으.......어, 어?"
경수가 온전히 저를 볼 때까지도 가만히 있던 종인이 재빠르게 일어나 경수에게 다가간 것은, 막 깨어나 자신과 천천히 눈이 마주친 경수가
저를 보자마자 놀라며 몸을 일으키려 안간힘을 쓸 때였다.
"..종..인,아.... 나, 나.. 미안, 미안.."
바보같은 사람.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낸 도경수는 어쩌면 그렇게도 도경수같았다. 한없이 도경수 같은 말에 더 울컥하는 종인이었다.
모든 틀어진 것의 시발점은 자신이었고.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비틀대는 몸을 하고도 무릎을 꿇어내어 종인의 앞으로 앉으려 죽을 힘을 다하는 경수였다. 종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야 한다. 라는 생각은
정신이 없을 경수였지만, 워낙 크게 박혀 있던탓에 몸이 번저 반응했다. 아픈것을 뒤로하고 자신을 다그치는 경수였다.
종인은 그런 경수의 어깨를 꽉 잡아 멈춰세웠다.
"그만해요. 괜찮아, 다 괜찮아."
이때 경수는 종인의 무표정 말고 다른 얼굴을 보았다. 울고 있는 그런. 항상 표정없이 대하던 종인의 얼굴에 가득한 슬픔은
무섭게 경수를 훑었다. 그마저도 기운을 잃어 어쩌면 경수가 이제는 종인을 누르고 있는 듯했다.
경수의 손이 종인을 닦는다.
" 울지마...울지마요."
안울어. 말이 목끝까지 차올라도 결국 종인이 내뱉지못하고 방에서 나와버렸다. 앞으로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이제야 깨어난 경수의 얼굴은 종인의 죄책감을 더 크게불러일으켰다. 이런 사람을, 내가.
축축한 방. 축축한 시간. 뭐든지 물기가 젖어있는 지금. 무엇이 되었든 전과는 모두 달라져
경수도, 종인도 혼란해 하고있었고, 그렇게 풀린듯 풀리지않는 둘의 관계는 어느 누구하나 깔끔히 정리해주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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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엄청 늦었어요 그쵸 그럴일없겠지만 혹시라도 기다리신분 있으면 미안해요... 앞으론 자주오도록 할께요! 이번편은 잘모르겠어요 무슨 소리지...껄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