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상혁
"아, 형 진짜 한번만해줘요 진짜 재밌다니까요?"
"이런게 뭐가 재밌어."
데뷔 이후 벌써 2년을 넘게 같이 지내오다보니 처음의 무서웠던 그 택운이형도 이제는 시덥잖은 장난도 칠 수 있는 마냥 친형같은 존재가 됐다.
학연이 형처럼 표현이 강한 형은 아니지만 같이 지내온 시간이 시간인 만큼 이 형이 나를, 그리고 우리 멤버들을 얼마나 챙기는지는 잘 알수있었다.
추후엔 나에게 항상 웃으니까 훨씬 보기 좋다 라는 이야기를 밥먹듯이 해주기도 했다. 아마 데뷔전부터 마음에 담아뒀던것같다.
워낙에 수줍음도 많고 부끄러움도 많은 형이라 데뷔초엔 많은 오해를 사기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형의 참 된 모습을 봐주는 사람들이 많이생겼고
그에 비례하듯 형을 아껴주시는 선배님들, 스탭분들이 너무도 많이 생겼다.
말을 안하는게 아니라 말을 아낄줄 아는, 그리고 묵묵히 팀을 생각해 주는 형에게 나도 표현은 못했지만 속으론 너무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자기에게 안좋은일이 생겨도 바보같을 정도로 내색하지 않는 모습이 안쓰럽기도하고 몰래 감추려는 모습을 보면 내가 굳이 아는체 하면 안되겠구나 했던 순간들도 분명 있다.
지금 생각하면, 이 형이 조금만 덜 바보같았으면. 하고 원망하지만.
사고가 난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커다란 페스티벌에 선배가수분들과 다른 가수분들이 많이 모였었다. 물론 그자리에 우리 빅스도 있었고.
규모가 규모였는지라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우리는 파티처럼 그자리를 즐기다가 어느새 끝마칠 시간이 되어 무대위로 모든 가수들이 모였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팬분들이 빠져나가고 가수들도 하나둘씩 빠져나가던 찰나에 커다란 굉음과 함께 귀를 찢을듯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내 앞을 조금 앞장 서 걷던 학연이 형과 택운이 형이었는데 왠일인지 택운이 형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학연이 형은 굳어버린듯 서있었다.
그리고 그 앞엔 무너진 조명탑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택운이 형이 보였다.
"-----!!"
"ㅡㅡㅡㅡ!!"
"--!!"
여기저기서 다급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웅성웅성 거리듯 뭉쳐 들린다. 어느새 온건지 들어온 구급대원들의 들것에 택운이 형이 실려나가고
학연이 형은 실신이라도 할 것 처럼 울고있다. 그렇게 한참을 멍때리다 정신을 차렸을땐.. 형들의 이끌림에 병원에 도착해있었다.
그리고 수술 중 간판은 야속하게도 밝게 빛나고 있었다.
ㅡ형 일어나면 다시 이렇게 웃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