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원식
첫 인상은 무서웠다. 날카로운 눈매에 하얀피부하며 말수가 적은 성격이 한 몫을 했던것 같다.
그에 반해 나는 그렇게 적극적이고 붙임성 있는 성격이 못됐기에 친해지기까지 더 오래걸린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형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수있다.
곡 작업할때와서 도움을 준다거나, 정말 소소한 일 하나하나 챙겨준다거나. 조용하지만 세심한 형의 성격이 아니었음 할수없는 일들을
지금 생각해보니 쭉 해왔던것 같다. 조용히 형을 지켜본 결과 어쩐지 조금 위태로워 보일정도로 혼자서 너무 많은걸 떠안고 가는것같았다.
본래의 성격을 이해못해주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안좋은 말들 .
그리고 결국 이어지는 그룹으로 까지의 평가들, 아마 이 평가들을 형은 상당히 싫어했던것같다.
티는 안냈지만 그런 말이 나올때마다 굉장히 미안해 보이는 기색을 띄우곤 했다.
항상 무슨 일에든 군말 하지 않고 해온 형을 뒤에서 지켜보는건 나름대로 힘든 일이었다.
형은 전적으로 남에게 피해주는걸 싫어하니까, 자기보단 일단 다른사람이 우선이니까. 티를 내진 않더라도.
난 사실 그 날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 무서워서 어쩌면 기억 한구석에서 사라진지도 모른다.
다만 기억나는 거라곤, 붉은 피 , 형의 얼굴선을 따라 흐르던 피, 형을 붙잡은 학연이 형 손에 묻은 피, 피, 피.
제 정신이 아닌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혈흔들을 애써 무시하고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재환이 형이 내 등을 살짝 토닥여준다. 형은 아무렇지도 않은건가, 하는생각에 올려다 보자
세상 그 누구보다도 씁쓸한 표정을 짓는 재환이 형이 보였다.
그리고 형이 내게 말했다.
"잘..될거야."
ㅡ내가 꽃을 단 모습을 보고 형이 엄청 웃었었지?
왜 이런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 꽃을 다냐고, 그때 내가 엄청 화냈는데,
지금은, 지금은 그냥 이거 보고 다시 웃으면서 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