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티즈앱 더 이상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이다. 내 자신의 힘듦으로 인해 타인의 힘듦따위는 보이질 않았다. 남의 슬픔에 공감은 커녕 손가락질하고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그만큼 내 삶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의 금액이었다. 다달이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결코, 결코 적지 않은 액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장에 돈이 들어옴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돈을 빼나갔다. 월세, 핸드폰 요금, 각종 공과금,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빠에게 부치는 돈까지. 그러고나면 내 수중에 남는 돈은 고작 20만원이었다. 10만원은 늘 그렇듯이 교통비로 빠져나갔고 결과적으로 내게 남은 것은 10만원이었다. 스물넷. 적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온갖 세상의 짐을 다 얹고 살아가는 듯 했다. 옷이며 신발이며 내게는 그저 사치품일 뿐이었다. 여름에는 그저 시원하기만 하면 됐고 겨울에는 그저 따뜻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름에는 적게 걸쳐 입었고, 겨울에는 겹겹이 껴입고 또 껴입었다. 변변찮은 외투조차 없어 그저 수해 전부터 입었던 두꺼운 후드를 입고, 입고, 또 입었다. 치수를 잘못 골라 크디큰 바지도 반품을 할 돈이 없어 그냥 입었다. 걸을 때마다 주르륵 하고 흘러내리는 바지는 늘 한 손으로 꼭 붙잡아야만 했다. 와이어가 끊어져 버린 속옷을 그냥 입고 다녔다. 부러지면 부러진대로 멀쩡하면 멀쩡한대로. 계속해서 가슴 밑부분을 찌르는 것이 너무도 아파 집에 와 쑥 튀어나와있는 와이어를 집어 빼냈다. 축 늘어져 볼품없는 것이 꼭 나와 같았다. 샴푸가 떨어져 삼푸를 사야하는데 돈이 없어 비누로 머리를 감고 조금 남아있던 린스로 머리를 헹구었다. 그마저도 다 떨어져 결국엔 식초로 머리를 헹구었다. 그래도 머리를 감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밥을 사먹을 돈조차 없어 매일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빌리고 또 빌렸다. 티비에서 나오는 연예인들의 생활고를 들으며 아, 나도 언젠가는 저들처럼 훗날에 지금의 내 삶을 회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내 접었다. 더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내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다 라고 생각했다. 오르지 않는 월급, 밑창이 다 닳아빠진 신발, 와이어가 끊어진 브라. 너네는 내 삶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구나. 거지같고, 시궁창같은 내 삶을 그대로 투과하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