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춥대요. ... 옷 잘 입어요. 그는 다정하고 젠틀하다. 자상하고 친절하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나는 그의 그런 면을 보고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유난히도 나에게 친절했었다. 갈수록 그게 더해지고 그는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꼭 껴안아주었다. 언젠가 난 그에게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두렵다고 울며 고백했다. 미안하다고, 무섭다고. 그는 대답했다. 말해줘서 고마워요. 울지 말구... 미안해하지 마요. 무서워하지도 말아요. 응? 안아줄게요. 그때 그는 내 이마에 입을 맞췄다. 내 우는 얼굴 위에 사랑스러운 눈빛을 내려주었다. 비실비실 새어나오는 웃음과 함께 못생겼으니까 그만 보라고 투덜댔더니 그는 아니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럼 이제 나랑 약속 하나만 해줄래요? 다른 사람한테는 이런 말하지 말아요. 이제 우리는 그런 사이니까. 나도 약속할게요. 나한테만 특별해줘요. 내 특별한 사람이 되어주세요. 나는 그 말에 더 많이 울었다. 그는 완벽히 나를 사랑해주었다. 그는 언제나 친절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독단적으로 예고도 없이 나에게 키스할 줄 알았다. 가끔은 정신이 나가도록 멋진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어깨와 허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자상했다. 그래서 나에게 덜 자상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없었다. 점점 그는 나를 의무로 생각하고 있었다. 특별하지 않은 기분이었다. 당연한 존재가 된 기분이었다. 그와의 약속이 떠올랐다. 내 특별한 사람이 되어달라는 말. 나는 지금 당신의 어떤 사람인가. 그는 성격이 원래 친절해. 내가 서운할 구석이 없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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