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짝녀랑 엄청친한데 만난지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어 안고 닭살스러운 말 엄청많이하고 아침점심저녁 다 같이 먹고 양치질도 같이 하는 사이야
얘는 내가 좋아하는 애가 있는지 알아 그게 여자인 것도 알아 내가 바이인 것도 알아 완전 LGBT 오픈마인드야
근데 걔가 계속 누군지물어봤는데 이건 private line이라면서 내가 폭풍 철벽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어
그저께 시험기간이라 영어단어 외우려고 예문 만들면서 자습하다가
심심해서 그 종이 뒷면에 (쓰니) 다루는 법> 뭐 치즈케익을 좋아하니 수시로 공급해 줘야 한다 뭐 이런 목록들을 쭉 써서 줬어
걔도 나한테 (짝녀) 다루는 법> 뭐 이런거 써서 주고
하나도 이상하거나 큰일이 아니었어 우리 사이에
근데 평소처럼 내가 노래 듣다가 닭살돋는말 했는데 반응이 "아, 그만 좀 해 진짜" 이러는거...원래 한 번도 안그러던 앤데
근데 내가 바보같이 걔한테 준 (쓰니) 다루는 법>의 앞장에 적혀있던 내가만든 영어단어 예문을 생각을 안한거야....심지어 거기엔 짝녀가 한 말도 있었어
거기에 막...
assail 습격하다 - You just assailed my heart!
permission 허락 - Can I ask you a permission? I love you please love me
appraisal 평가 - Your appraisal about my calligraphy made me cry...It was so touching
I am worried more than you think I am - (나한테 짝녀가 해준 말)
이런 내맘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예문들을 엄청나게 많이 적어 놨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짝녀가 한 말도 적어놓고 진심 파쳤나봄
아진짜 바보같애 저걸 적어놓다니 그러니까 이걸 보고 짝녀가 의심을 안 할수가 없지 아 쓰니가 날 좋아하나? 이러면서
그 다음날 내가 걔 책상에 내가 준 쓰니)다루기> 가 있는 걸 봤는데
세상에 내가 쓴 예문들이랑 자기가 한 말 써놓은 거에 다 동그라미 표시 되어있고 귀퉁이에 이런 게 써있는거;
0. (짝녀이름)은 (쓰니)를 (좋아한다/ 그냥 친구로 생각한다)
1. (짝녀이름)은 눈치가 (있다/없다)
2. (짝녀이름)은 (자기 생각하고 싶은 대로만/객관적으로) 생각한다
서술형. (쓰니)의 crush에 대한 (짝녀이름)의 판단은?
내가 저거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몰라 걔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좋아하는 애가 고백해도 안받아줄거라고 아무도 안사귈거라고 했던 철벽녀라서 내가 걔한테 좋아하는 거 들키면 어색해지기만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별 생각이 다 드는 거야 그러다가 생각해낸게 다른애 좋아하는 척하자 하는거였어
그래서 종이 한바닥에 꽉채워서
'내가좋아하는 그 애가 포비아면 어떡하지 기독교인이면 다 포비안가 그럼 난 어떻게해야되지' 이런 식으로 고민글을 조작해서 썼어
짝녀는 포비아도 아니고 기독교인도 아니니까
그리고 짝녀 옆자리가 내자리니까 내자리에 좀 잘보이게 올려놨어
그 다음날에 역시 종이가 움직인 흔적이 있더라 곧있다가 짝녀가 그종이 봤다고 실토를 했어 ㅋㅋ그리고 힘내라고 하더라 기독교인이라도 동성애자 지지하는 사람들 많다고
내가 다시 짝녀 없는 틈을 타서 (쓰니) 다루는 법> 종이 다시 확인해보니까 귀퉁이에 쓰여진 건 싹 지워져있었어
진짜 심장 쫄려서 뻔했어................잘 넘긴 거겠지? 이제 자기라고 의심 안하겠지? 와나진짜...죽을뻔 심장떨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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