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동생은 왜그리 귀여울까에 대한 고찰

내 동생은 초딩이다. 사년 째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주말이면 매일 친구들의 생일파티에 나가는 인맥좋은 아이이다. 밖에선 그렇게 사회적인 아이인데, 열한살이나 되었는  

데도 아직까지 애기같다  

잘때 곰돌이 인형을 안고자는거면 말다했다  

난 불편해서라도 못그러겠는데.   

동생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던 날 동생 교실을 처음들어가봤다. 오랜만에 본 교실정경이 그립기도했지만 무엇보다  

반아이들의 단체사진이 걸린 액자를보니 내동생이 제일 애기같다는 인상이 제일 강하게 남았던것같다.  

같이 가준 친구도 애기애기하다고했다.  

하루는 또 아빠랑 동생이랑 나랑 셋이서 티비를보는데 아빠가 선잠에 빠져 노곤히 주무시고계셨다. 그러다 아빠는 방에서 주무시려는지 들어가시고 난 후, 동생이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언니, 아빠 머리 정말 복슬복슬해.  

동생이 막둥이라 엄마아빠도 많이 귀여워해준다는걸 알았어도, 그래서 동생이 내 생각보다 아빠를 훨씬더 친근하게 생각한다는걸 그때서야알았다. 우리아빠, 대머리가 시원하시다며 삭발하고 다니셨는데, 머리를 요새 기르셨나보다.   

아빠가 자는 사이에 동생이 머리를 만져보는 상황이 자꾸 생각났다. 귀여워. 그러면서 비유까지했다. 자기가 안고자는 곰인형 털보다 더 부드럽다고.   

아빠와 내사이는 그저 서로 같은 집에살고 있구나 이정도인데, 또 엄마한테 안쓰는 존대어로 아빠를 대한다. 그러니까 우리사인 뭔가 거리가 있단말이지   

근데 동생은 겁이없다. 그리고 귀엽다  

  

물론 동생이 미울때도 있다  

하루는 꿈의 라이브 프리즘스톤인가 만화를 보고있는데,  

난 그걸 보면서 내 지능이 떨어지는것만 같지만, 동생이 그걸볼때마다 내가 옆에서 한마디던지면 나오는 반응이 재밌어서 같이봐주는것뿐이다. 아무튼 만화를 보고있는데 갑자기 눈물을 떨구며 우는것이다! 아빠엄마한테 다 이를꺼라고, 그럴땐  

아빠가 앞에온다. 언니 밉다고, 서럽게 우는게 안쓰러워 내가 미안하다고했다. 결국 아빠한테 전화해서 진짜 일러버렸다.  

자기를 괴롭혔다고. 본인한테 이유를 들으니 언니가 말하는것때문에 중요한 대사를 못들었다나?  

암튼 참 그랬다  

  

왜 내동생은 귀여울까?  

아마 내생각엔 동생이 애기같아서 그런것같다.  

아직도 동생과 난 우먼놀이란걸한다  

언니우먼 동생우먼, 일종의 히어로물이다.  

내가 동생우먼이라부르면 와서 내가 시키는걸 도와줘야한다  

반대도같다. 나는 머리가 좋은것같은게, 하루는 엄마가 장을 봐왔다. 계란을 통에 넣어놓으라는데 하기 싫었다.  

귀찮았으니까  

그래서 동생 우먼 도와줘요! 했다  

동생은 입으로 효과음을 내며 달려왔고, 나는 동생에게  

이 계란아기들을 몬스터가 없는 안전한 장소로 옮겨달라고했다. 동생은 대단히 투철한 우먼정신으로 알들을 옮겼다  

나는 같은 레파토리로 대파, 마늘, 나물재료등등을 옮기도록 시켰다. 역시 머리가 좋아야지 몸이 고생을 안한다는것이다  

  

놀이를 할때에도 내동생은 참 애기같았던것같다.  

신데렐라 놀이, 일종의 신데렐라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연극이었지만 원래와는 많이 다른이야기다  

동생은 확실히 그나이때 여자애들 감수성을 갖고있었던게 항상 신데렐라 역을 맡고싶어했다. 난 기꺼이 양보해줄 용의가 있었고 난 신데렐라를 뺀, 나머지역할 모두를 맡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새엄마역할이 가장 재밌었다. 동생을 실컷 부려먹을수 있었으니까. 동생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맡은 바에 충실하게 임했다. 나는 은근슬쩍 그애에게 일을 시키고 놀았다. 그러다 동생이 화를 내면 난 요정이 되었다면서 자투리 천조각이나 머리핀따위로 동생을 꾸며주었다  

그리고 마차역을 해줄때에 이미 동생의 화는 다 풀려있었다  

그럼다시 무도회에서 돌아온 신데렐라를 괴롭히고 괴롭히고...  

  

물론 난 동생을 아낀다. 내 동생의 순수함을 지켜주고싶다  

내가 동생을 얼마나 아끼냐면 내 폰을 예로들겠다  

내폰은 최신폰이다. 여러기능이 있는데 그중한가지가   

음성호출이다. 특정한 이름을 부르면 창이 뜨면서 지시를해달라고하는 프로그램이다. 난 그 특정한 이름을 동생이름으로 했다. 내폰은 아주 좋은 폰이라 내가 동생이름을 불러 동생이 반응하는것보다 더 잘 반응한다. 내폰은 아주 좋은 폰이다  

  

이야기가 잠깐 샜는데 아무튼 내 동생은 얘기같다.  

생긴것도그렇고 하는짓도 애기다. 그렇지만 애기같이 생각이 자기중심적이거나 하지않는다.먹을것이 있다고해도  

무조건 오대오. 반반이다.  

내가 동생과 아홉살차이나고 성인이지만 무조건 오대오다.  

내가 동생보다 많이 먹고, 많이 큰데 오대오다.  

정말 공명정대한 아이다.  

  

가끔씩 생각한다 내가 다른 사람을 내동생만큼 이뻐할수 있을까? 사랑할수있을까?   

내동생은 요새 바쁘다. 초딩주제에 기말고사 시험을 준비해야된단다. 엄마는 내가 수능볼때에도 이만큼의 관심은 기울이지않았다. 물론 난 동생처럼 머리가 좋지않아서 일치감치  

엄마가 손을 놓았지만서도...  

동생은 이년뒤엔 중학생이 된다는게 믿기지않는다.  

아직도 키티팬티를 입는게, 다이노포스주제가를 따라부르는것이, 교복을 입는 중학생이 된다니  

안믿긴다. 동생이 계속 얘기였으면 좋겠다.

[독자1]

쓰니도 귀여운뎈ㅋㅋㅋㅋㅋㅋㅋ

[비회원217.11]

글이 너무 귀엽다...동생에 대한 사랑이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