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nstiz.net/name/9908950 전 글 좌표!
음, 우선 댓글 달아준 익인들 모두 고마워. 이게 초록글에 올라갈 줄은 몰랐다...
댓글 하나하나 다 읽었어ㅠㅠ 댓글이 많아서 일일히 답글 달기가 힘들어서 새 글로 말해.
남자친구 방 뒤진 건 내 잘못이야...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전 글에도 썼듯이 야한 잡지 찾으면 놀려야지~ 이런 생각이었어... 생각이 짧았던 거 같아ㅠㅠㅠ 반성하고 있어...
어제 남자친구한테 연락을 했어. 만나자고. 연락했더니 왜 전화도 안 받고 문자 답도 없고 톡도 안 보냐 이러면서 걱정했다고 말하는데 마음이 아프더라...
걱정시켜서 미안하다고 하고 남자친구네 집으로 갔어ㅠㅠ 거기서 만나기로 해서.
갔는데 얼굴 보니까 갑자기 왈칵 눈물 나려고 하더라... 얼굴에 나 걱정한 거 같은게 다 보여서 괜히 더 눈물나려고 그러더라고.
나한테 왜 연락 안 했냐, 걱정했다, 이러면서 화내는데 뭐부터 말해야 될 지 몰라서 막막하더라. 한참동안 고개 숙이고 있었어.
내가 그러고 있으니까 답답했나봐... 말 좀 해달래. 근데 진짜 그순간 눈물이 나오더라...ㅠㅠㅠㅠㅠ
우선 미안해, 네 허락도 없이 방에 있던 걸 봤어. 이러고 고개 드니까 순간 남친 표정이 좀 굳더라... 아 화났구나 싶어서 화났을 거 알아. 나 같아도 기분 나빴을 거야. 진짜 미안해. 이러면서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했어. 근데 계속 말이 없더라고... 정말 화났나보다 하고 눈 질끈 감고 얘기했어.
나 니 침대 아래에 있는 상자를 봤어. 너 교복 차림 귀엽더라. 나중에 교복 입고 데이트할래? 재밌겠다, 그치. 이러면서 헛소리 하고... 가기 전에 동성애자 이런 거 찾아봤는데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된다 아웃팅 어쩌고 이런 말들이 많아서 쉽게 말이 안 나오더라... 너 남자랑 사귀었냐고...ㅠㅠ
내가 우물쭈물 거리는 거 눈치챘는지 먼저 말하더라. 미안하대. 자기 양성애자래. 언제 말하려고 했는데 내가 이런 거 잘 모르는 거 알아서 말 못 했다고. 진짜 듣는 순간 멍했어. 내가 생각했던 게 맞구나. 이러고.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데 자기 남자랑 사귀었던 거 맞다고. 첫사랑이었다고 그런 얘기 해주더라...
얘기 듣는데 왠지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는 거야. 완전 괴물 같이 울었을 거 같다... 너 나 좋아하는 거 맞냐고 물어봤더니 맞대. 왜 물건 다 모아놨냐고 아직도 그 사람 좋아하냐고 그랬더니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던 거래. 이제 아무 미련도 없다고. 자기한테는 그냥 추억일 뿐이라는 거야. 그럼 너 왜 그 사람 나한테 친구라고 소개시켜 줬냐고. 나 갖고 논 거냐고 왜 속이냐고 물었는데 이젠 진짜 친구사이래. 정말 미안하다고. 둘 다 아무 감정 없이 친구일 뿐이고 그 사람도 애인 있다고. 나한테 진짜 미안하다고 그러더라...
그냥 이렇게 얘기 다 듣고 나니까 멍하더라...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실을 받아들이려니까 머리 아프고 눈물은 계속 나고ㅋㅋㅋ
진짜 내가 얘기 듣고 아무 말도 못 하고 펑펑 울고만 있으니까 미안하다고 언젠가는 말할 생각이었다고 하면서 울지 말래... 지가 울려놓고ㅠㅠㅠㅠㅠ 서러워서 더 우니까 제발 울지 말라고 사랑한다고 이젠 나밖에 없다 막 이러더라... 그러면서 껴안아주는데 그냥 아 얘가 이제 진짜 나만 좋아하나보다 이 생각 들었어. 근데도 눈물은 계속 나... 그냥 나도 미안하다고 못 믿어서 미안하다고 계속 얘기하면서 한참 남친이랑 껴안고 있었어. 다 울고 눈 부운 거 웃기다고 놀리고ㅋㅋㅋ 그 밤에 라면까지 먹고 집에 데려다줘서 집에 왔지... 그리고 자고 일어났더니 눈이 아주 퉁퉁 부어있다ㅋㅋㅋㅋ 진짜 괴물같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못생겼어.
남친이 톡으로 자기가 미리 말 못해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또 보내 놨더라! 그래서 나도 방 뒤져서 미안하고 못 믿어서 미안하고 사랑한다 그랬어! 나름 간추려서 쓴 건데 구구절절 다 말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든다...핳 어제 댓글 달아주고 걱정해준 익인들 다들 고마워! 덕분에 잘 해결됐어! 다들 예쁜 사랑 하기를 바랄게, 행쇼!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