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나는 다 랜선연애에서 시작해서 만났음.
이게 아마도 중1, 중2 정도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중2 였던 것 같음. 나보다 1살 연상이었던 언니였는데 그 언니는 서울 살았었음. 거의 나랑은 정반대? 사실 나는 이 언니랑 악연이 있었던 기억이...
내가 이 언니를 처음 랜선에서 만났을 때, 그냥 이 언니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딱 인터넷 정보만 알았었음. 닉네임 정도? 근데 이야기 나누니까 괜찮은 사람이라서 정식으로 사귄다고 말은 안했지만 연애를 하는 것처럼 지냈음.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어쩌다보니까 이제 권태기가 찾아와서 내가 그만하자고, 그랬는데 언니는 싫다고 했었고 나는 이별을 하자고 계속 했던 상황. 사실 집착에 조금 지쳐있기도 했었고 내 첫사람이자 첫사랑이라서 나는 모든 게 힘들었거든.
그렇게 내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두절시키고 나는 학교생활 하고 있었는데, 어김없이 문자가 왔음. 모르는 번호여서 뭐지? 싶었지.
근데 언니 내용이더라. 나 언니 친구인데, 너때문에 언니가 말도 아니라고 연락 좀 해주면 안 되겠냐고. 자살시도까지 한다고. 이래서 난 어린 마음에 덜컥 겁이 났어. 무서웠지. 그래서 연락을 다시 했었는데 그게 오래 갈리가 없잖아. 그냥 거의 떠밀어지듯 한 연락인데. 이번에도 내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었어.
그리고 한 두 달 정도 지났을 때?
난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났어. 그사람과 어쩌다가 나랑 번호 교환했는데 그사람이 내 번호 보고 언제부터 이 번호 썼냐고 묻길래... 나는 어, 당황스러웠지. 촉이 오기도 해서. 대충 둘러댔는데.
그 언니더라. 몇 개 정보들이 자꾸 일치하길래. 근데 저번과는 달리 좋아진 것 같았어. 저번에는 집착이었다면 지금은 아닌 느낌.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사랑한다고 했었고. 더 많은 걸 알게 되었고.
언니랑은 주소도 알아서 선물도 택배로 보내주고 했었는데. 언니는 내가 십자수 좋아한다고 해서 십자수 놓으라고 사줬었고. 난 언니한테 우체국 박스 가득 채워서 과자 선물 하고. 그러니까 생각나는 게 내가 중학교 끝나는 시간이 거의 우체국 끝나가는 시간. 그래서 나보다 큰 박스들고 뛰어갔더니 우체국 직원들이 나보더니 쌩신입인 사람보고 "쟤 땀 좀 보라고. 너도 저렇게 열심히 해야지." 했던 기억이.
그렇게 우리는 커플링도 맞추고, 커플티도 맞추고 그랬어.
그리고 제과제빵을 즐기던 언니가 쿠키 주길래 나는 몰래 아껴먹는다고 서랍에 넣어뒀는데 동생들이 다 먹어서 슬퍼하기도 했었는데.
이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
허무하기는 한데, 몇 년 전 일이라 기억이 잘 안 나.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고 헤어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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