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고 짚고 넘어가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나 나나 우리 모두 책임을 져야하고. 그리고 그만큼의 득과 실이 있는 거야. 능동적으로 주체가 되었던 것은 우리가 하나의 사람, 인격체로 존재함으로써 어색한 일이 아니지만 왜, 얼음 녹는 소리처럼 작지만 분명하고 극렬한 그런 게 지금 너랑 내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잖아. 이것만 봐도 여기에서 우리가 얼마나 출발점에서 멀어졌는지가 보인다. 적어도 내 눈엔 내 살엔 아주 명백히 느껴지거든. 배려의 부재가 불러왔다고 볼 수도 있겠다. 눈 앞의 생각만 했으니 멀리 봤을 때 더 이득인 걸 따질 수 없었던 거라고. 혹은 그러기 싫었던 거라고. 이걸 너한테 던져주면 넌 여전히 상처 받았다고 표현할걸? 상처가 그렇게 가볍고 공식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었다면 이미 난 너의 손에 붙들린 시체가 되어있을 거다. 네 사회성 결여를 엄청난 매력으로 느끼고 찬탄했던 어느 순간들이 내 삶엔 존재한다. 그치만 그게 예뻤던 것만큼이나 지금은 밉다. 밉고 싫증난다. 굳이 끝낼 맘은 없다지만 너에게 서운한 게 사실이야. 한번만 더 생각하고 잠시만 있다가 말했더라면 상황은 달랐고 전개는 틀어졌을 텐데... 내일은 밥 먹기 전에 너에게 전화를 해볼 생각이다. 못해도 너의 생각을 할 생각이다. 이것이 어떤 도움이 되어주기를 바라면서, 난 이제 그만 잘래. 자고 일어나면 어차피 다 지난 일이 되어있을 테니까. 오늘은 2015년 3월 31일. 널 좋아한다고 착각중인 어떠한 멋진 여성의 생일이지. 근데 그거 알아? 그 여성은 너보다 날 비교도 안 될 만큼 좋아한다. 네 굴레를 벗어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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