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의 에다라는 사람은 그다지 유명한 사람은 아니야.혼자살때 외로워서 집에가면 티비랑 대화하던 내가 모를 정도니까.개그맨인지 MC인지 뭔가 가닥도 잘 모르겠는 그냥 아저씨야. 거의 행사와 가끔있는 티비출연으로 먹고사는 정도였는데, 한번은 모 유명한 전자제품 메이커 주최로 꽤 큰 행사가 있었어. 만담을 하는 개그맨, 성대모사 하는 개그맨, 무명 가수 등, 많은 참가자가 불리고에다에게 그 행사 MC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해. 일 내용을 들어보니, 유명 브랜드 전자제품 공장이 있는데, 그 공장 전 임직원의 가족 행사 비슷한거라, 하루동안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공장 인부부터 관리직까지 전 직원의 가족을 다 부르는 그런 행사래.포장마차 부스도 있고, 무대도 꽤 큰 규모라는거야. 당일에 현지에 도착해서 공장 관계자에게 연락을 하고, 행사장을 한바퀴 빙 돌면서 그날 일정을 설명을 받았어. 관계자는 기껏해야 20대 중반 정도인 젊은 사람이었는데, 에다에게 살갑게 잘 대해줘.귀찮으니까 A라고 할께. 공장관계자 A가, 대략적인 설명을 끝내고 분장실로 데려가는데, 공장이다보니 마땅한 방이 없어서, 그냥 사무실 1층의 공장장실을 쓰셔도 되겠냐는거야.간장공장공장장은... 아, 미안. 흠흠.옷만 갈아입을 수 있고 차례가 올때까지 쉴수만 있으면 되니까, 군말없이 괜찮다고 했지. 에다는 그 젊은 친구와 공장장실에서 그날 일정과 진행 과정같은걸 다시한번 맞춰보고 있었어. 화장실에 가고싶어진 에다는 그친구에게 화장실좀 다녀와도 되냐고 물어보니까.복도가 좀 복잡하니까 데려다 준다면서 A가 먼저 복도로 나갔어.. 그렇게 A를 따라 복도에 나와서 뒤따르려는데, 에다는 공장장실 코앞에 보이는 왼쪽 복도 끝에 W.C라고 씌인 표찰이 있는 문이 보이는거야. "이봐, 저기 화장실 아니야?" 에다가 A에게 물었고 "아, 화장실은 맞는데, 너무 낡아서 보통 복도 반대쪽에 있는 화장실을 써요" 라고 A가 대답했어. 멀리까지 가는게 귀찮았던 에다는 자신은 소변만 금방 보고 올테 되니까 낡은걸로 가도 상관 없다고 말했고, A도 귀찮았던지, 알겠다면서, 자기는 문밖에서 기다리겠다는거야. 근데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 역시 안쓸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누렇게 때가끼고 사이사이에 새카만 곰팡이가 피어있는 타일바닥... 낡은 화장실 특유의 냄새... 빨리 싸고 나가야지. 정사각형의 화장실은, 문을열고 들어가면 문 바로 옆의 오른쪽 벽에 대수건를 빠는 곳이 있고 그쪽 벽에 소변기 네대가 붙어있어.그리고 반대쪽 벽에 변기가 있는 칸이 두칸 있고, 그 벽 옆에 세면대가 있었어. 에다가 첫번째 소변기에 서서 일을 보는데.. ..인기척.. 맨 끝의 네번째 소변기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거야. 응?? 나밖에 없을텐데?? 그런데 이 기분나쁜 기척은, 인간이 내뿜는 인기척이 아닌것 같아..왜 그런거 있잖아, 본능적으로 이건 아니다 싶은 기분. 차마 고개는 못 돌리고 곁눈질로만 겨우 그쪽을 보는데.. 파란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은 장발의 남자가 소변을 보고 있는게 겨우 보이더래. 숨이 턱턱 막히면서 너무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았대.. 그런데 그 한순간에 위화감이 사라졌어. 음? 다시 실눈을 뜨고 그쪽을 봤더니 아무도 없는거야. 다행이다... 대충 바지춤을 추스리고, 황급히 화장실을 나가려다가 눈에 들어온 세면대 거울을 흘끗 쳐다봤어.. 거울... 거울로 보면 보이려나?? 귀신은 거울에 비친다던데.. 호기심에 못 이긴 에다는 쭈뼛쭈뼛 거리면서도 거울안을 들여다 봤어. 처음에 봤던 위치에서는 네번째 변기가 안보여서 조금씩 몸을 기울여서 보는데... 첫번째 변기가 보이고.. 두번째 세번째 있어. 파란 바지에 흰색 티를 입은 남자의 뒷모습.. 호기심에 못 이겨서 보기는 봤는데 막상 보이니까, 몸이 얼어붙어서 떨어지질 않더래. 다리는 더러운 타일 바닥에 뿌리라도 받은것처럼. 눈은 깜빡이지도 못한채... 그렇게 거울만 바라보고 얼어붙어 있는데... 거울에 비친 남자가 뒤를 돌아 보기 시작해... 천천히 몸은 그대로 있는데 머리만 도네 서서히 귀가 보이고.. 하얀 옆얼굴이 보이고.. 저남자와 눈이 마주치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 순간 목구멍에서 이상한게 끓어오르면서 몸이 풀리더래. 그대로 괴성을 지르며 화장실 문을 박차고 뛰어 나갔어. 밖에 서있던 A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에다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에다는 그의 어깨를 양손으로 붙잡고, 나 말고 화장실에 누가 들어갔냐고 물어봤어. A는 내가 여기 서 있었는데 들어가긴 누가 들어가냐고 놀라면서도 대답했어. 그럼 저 안에 있는건 누구냐고... 자네가 한번 봐보라고... 에다가 말하자 A도 부들부들 떠는 에다에게서 뭔갈 느꼈는지 싫은 기색을 있는대로 내면서 머뭇머뭇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어. 곧 문이 다시 열리고. "아무도 없잖아요.." 라면서 A가 안도한 얼굴로 문을 열고 나왔어. 에다는 아니라고.. 거울, 내가 거울로 봤다고, 세면대에 거울로 비춰 보라면서 A를 억지로 화장실에 떠밀었어. A는 에다와 똑같이 괴성을 지르면서 화장실 문을 박차고 뛰어 나왔어. 아저씨 근데 여기 원래 거울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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