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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한다며 붙잡던 내 손을 끝끝내 뿌리치고 간 내 님이여 

나는 아직도 그대를 사모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를 보아도 그대의 얼굴이 자꾸만 겹쳐보입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과 아직도 임 향한 

마음은 애써 외면하려 해도 어쩜 그리 딱 들어 맞던지요. 

바라고 바라여 애닳게 부르던 임의 이름을 

사모합니다, 그 말로는 감당 안 되는 이 마음을 

아른거리는 우리의 추억 속에 잠시 묻어두려 합니다. 

자신이 없어 묻어둡니다. 그대를 나는 진정 사랑했으므로 

차마 잊을 자신이 없어 가만히 쓸어보다가 이렇게 몇 자 

카드에다 적어두고 나는 이 마음에서 떠나렵니다. 

타지에서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만은 

파도 따라 바람 따라 시간이 그리 흘러가다 보면 이 땅처럼 익숙하겠지요. 

하여 한 때 사랑했던 마음 잠시 묻어두고 나도 떠나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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