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끝 시린 밤엔 의미 없이 연락처를 뒤진다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건 지긋지긋하고 무료하기만 한데
홀로 마시는 공기는 지나치게 눅눅해서 밤을 썩힌다 곰팡이가 핀다
빛에 뭉친 사람 그림자 속으로 숨는다
개개인을 집어 삼킨 무리에 머리를 들이밀면서 생각을 돌린다
구차하고 비겁한데도 잠은 온다
밤이 우는데 나약함은 울지 않는다 외진 곳으로 걷는다 미움이 따라 붙는다
녹아내린 눈을 감내한 표피에 선 푸른 핏줄 덩어리
우울을 잃었다
빈 자리는 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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