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는 싫어. 그런데 좋아.만나기 두려워. 그런데 좋아.말 섞기 무서워. 그런데 좋아. …나는, 대체… 애증 내심 기대는 하고 갔어요그래도 오다가다 하다보면 얼굴이라도 슥 마주치지 않을까 싶었는데 선생님은 끝내 얼굴도 안 비추시더라고요뵙고 싶었던 선생님들 다 뵀어요 담임선생님도 뵀고 서XX 선생님도 뵀고 진XX 선생님도 뵀고 이XX 선생님도 뵀고 다들 오랜만이시라고 웃어주시고 인사 받아주셨어요진짜 좋았어요다른 선생님들도 인사까진 못 하더라도 그냥 슥 얼굴이라도 보면서 와 오랜만이다.. 했는데 선생님은 그마저도 못했네요근데 혹시 그거 저 배려하신 거라고 생각해도 돼요?작년 스승의 날때도 선생님 꼭 그러셨었거든요? 제가 선물 드리러 교무실 못 들어가고 있어서 5분 가까이 쩔쩔맬 때 선생님이 슥 나가셔서 강당으로 가셨어요그래서 그때 선물 후딱 두고 나왔던 거예요선생님은 그런 줄도 모르셨겠죠이번에도 전 그런 식으로 선생님이 저 배려하신 거라고 생각할게요 선생님이 또 모르셨을 법한게 또 있네요7월 2일에요저 학교 갔었어요간 것도 아니죠 후문 들어서고 몇 발짝 더 떼지도 못하고 도로 나왔어요그떄 선생님이 차 몰고 후문으로 빠져나가셨거든요스쿨버스 후문 앞에서 내려서 잘 됐다 싶어서 갈까 말까 고민 좀 가다가 마음 먹고 들어가려고 하는데땅 보고 걷다가 차 소리 들려서 슬쩍 고개 들어보니까 익숙한 번호판이더라고요차 번호까지 외우냐 하시겠지만 저도 제가 왜 이런지 모르는 걸로 아직 선생님 전화번호도 기억나는걸하여튼 그래서 완전히 고개 들어보니까 선생님 옆모습이 슥 지나가더라고요기분이 정말 묘했어요짜증나는 것도 뭣도 아닌데 하나 확실한건 그떄 확실히 두근거렸어요진짜 제가 왜 이런지 알 수가 없었어요그보다 좀 더 전에 스승의 날 때 저희 체육대회 끝나고 애들이랑 학교 찾아갔었죠그때 강당에서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이랑 배드민턴 치고 계셨어요솔직히 선생님만 쭉 봤어요선생님 왼손 약지가 강당 불빛에 번쩍번쩍거리는게 너무 가슴 아팠어요그런데 그러는 순간마저도 선생님 얼굴 보고 설레서 두근거리더라고요웃기지도 않아요선생님 결혼식 날에도 되게 많이 울었던 거 아세요?선생님 카톡 프로필 사진만 하루에 몇 번씩 보면서 제 스스로 가슴에 칼을 꽂고 독약을 삼키고 목을 졸랐어요솔직히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 안 죽더라고요 당연한거겠지만누가 사랑앓이하다가 죽기까지 하겠어요 그것도 학생이미쳤네요 사랑앓이라니 제가 지금 이걸 사랑이라고 여긴거에요?웃기지도 않아요그래도 선생님한창 정말 좋아할 때는혼자 설렜던 일화도 정말 많았어요아직도 기억나요그런데 지금은얼굴 마주치기도 무섭고요그냥 스치듯이 지나가는 것도 무섭고요말 섞는 것도 무서워요제가 지금 이렇게 된게 표정이나 목소리에서 다 드러나서 선생님이 알아채실까봐 무서워요지금 익명의 힘을 빌려서 이렇게 찌질하게 뒤에서 편지나 쓰고 있으니 말 다 했죠저도 제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어요알아주셨으면 좋겠는데 모르셨으면 좋겠어요돌겠어요그거 아세요?지금 이 노래 선생님 때문에 한창 마음앓이 할 때 정말 자주 들었던 노래예요글 쓰려고 창을 열었다가도 미리 깔아놨던 이 노래 때문에 감정이 북받쳐서 결국 한 자도 못 쓰고 말았던 적도 잦아요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슬프지가 않아요그냥그냥 이유도 모르게 선생님이 원망스러워요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됐는지 후회도 많이 되고요이렇게 후폭풍이 오래 갈 줄 알았으면 안 좋아했죠고등학교 올라오면 그냥 끝인 줄 알았죠선생님은 제가 정말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에요누구 좋아하면서 이렇게 울어본 적도 없어요제가 가수 좋아해서 빠순이 소리도 많이 듣지만 가수 좋아하면서도 그렇게 자주 울어본 적 없어요아직도 눈물이 나요저한테 왜 이러세요 진짜저 요즘 좋아하는게 많이 생겼어요그런데 그게 선생님을 정말 많이 좋아했던 그 감정을 채우기 위해서란 생각이 들어요선생님한테 쏟아부었던 그 마음을 안에 계속 눌러쌓기가 역겨워서 그걸 다른 곳에다 해결하려 혈안이 됐나봐요그렇게라도 안 하면 진짜 병이라도 걸릴 것 같은가봐요저희 학교에서 수행평가 때문에 애들이 설문조사를 하러 자주 와요그런데 그 중에 짝사랑 관련된 설문조사가 있었어요전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3년 동안 좋아했던 남자애가 있었어요걔가 짝사랑으로 치면 첫사랑이였거든요그런데 저는 걔 생각도 안 나고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설문조사를 했어요첫사랑의 기준은 내가 처음으로 정말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라고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나이차 때문이라고사실 더 복합적인 이유겠지만 그때 떠오르는게 그것뿐이였어요첫사랑을 생각하면 무슨 기분이 드냐고짜증난다, 묘하다, 슬프다, 등등이 있었는데제가 보기를 새로 하나 더 만들었어요복합적이라고제가 선생님을 좋아했던 걸 아는 애들이 어쩌다 선생님 얘기를 하면 전 진저리 치면서 화를 내고 자리를 떠버리거든요그런데 보고 싶어요선생님 얼굴을 보면 기분이 상하고 우울해지거든요그런데 보고 싶어요선생님이랑 어쩌다 말이라도 섞게 되면 빨리 자리를 떠버리고 싶을 것 같거든요그런데 보고 싶어요저도 제가 무슨 감정이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제 제일 친한 친구 말로는 그냥 시간이 답이래요반년밖에 안 지났는데 뭘 그리 성급하게 마음이 떠나길 바라냐고계속 그렇게 생각하면 할 수록 기억에 더 깊이 남는 거라고전 선생님이 빨리 마음 속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는데 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돌았네요학교에 악기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계세요그 선생님은 재밌고장난도 많이 거시고가끔은 욕도 하시고여러모로 선생님이랑은 다르세요지난 수요일에는 저한테 말고 막 걸어주시고제가 걸고 있던 학생증 사진을 보면서 막 웃기도 하시고 그러셨어요그런데 웃긴게 그 선생님을 보면서 전 선생님 생각을 했어요선생님이 이렇게 해주셨다면예전의 나라면 심장이 터져서 죽어버렸겠지지금의 나라도 심장이 쿵 내려앉고 얼굴이 빨개지겠지솔직히 말하면 악기 선생님도 점점 좋아지는데선생님을 좋아했던 것처럼정말 진지하게 좋아하는 건지아님 그냥 선생님으로써 좋아하는 건지아모르겠어요그냥 한 마디로 미칠 것 같고 돌겠어요선생님전 선생님이 싫어요어쩌다 선생님 얘기 나오면 짜증나고 머리 아프고 속 터질 것 같고 신경질 나요어쩌다 선생님 얼굴 보면 기분 팍 가라앉고 우울해져요그런데 선생님이 좋아요어쩌다 애들이 선생님이랑 친하게 지냈단 얘기를 들으면 말도 안 되게 웃기지만 질투가 나요어쩌다 선생님 얼굴 보면 설레고 심장이 쿵쿵거려요선생님빨리 나가주세요저 더 이상 힘들기 싫어요그런데 너무 멀리 나가진 마세요그럼 더 힘들 것 같아요그냥적당히계셔주세요....................................................................만약전근가시는 날이 오면그때한번쯤은찾아뵐게요그 한번 정도는괜찮겠죠선생님선생님 보기는 싫어요. 그런데 좋아요선생님 만나기 두려워요. 그런데 좋아요선생님이랑 말 섞기 무서워요. 그런데 좋아요저는,선생님을정말진심으로진짜로지금까지보다도 더앞으로보다도 더남들보다도 더정말로 이전 글Remember Vividly10년 전 끄앙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현재글 최신글 애증10년 전위/아래글현재글 애증10년 전Remember Vividly 210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