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16살 OO이라고 하구요, 음.... 평소 즐겨듣는 라디오인데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꼭 털어놓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요. . 음.....아, 저는 항상 혼자였어요. 외동딸이었고,항상 소심한 성격이었고, 특별히 얘들한테 인기있는 타입도 아니었구요.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저한테는 친구가 별로 없었어요. 네, 그랬어요. 하지만 전 외롭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희 부모님께서 저에게 되게 잘해주셨거든요. 제가 힘들때면 항상 곁에서 챙겨주시고 위로해주시고 그래서요. 그래서 전 친구 없어도 외롭지 않았어요.
근데 요즘엔 부쩍 외로워지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께서 사업을 시작하시느라 바빠지기 시작하셨거든요. 저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어요. 아침,점심,저녁을 거의 매일 혼자 먹었어요. 부모님은 밤늦게 들어오시고 아침일찍 나가셨거든요. 갑자기 혼자가 되어버린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되게 힘들었어요. 저희 유일한 버팀목인 부모님도 더이상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전 중학교에 진학했어요. 모든 것이 불편하고 익숙치 않았죠. 교실에 들어갔는데, 첫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그룹이 지어져있었어요. 알아보니 거의 같은 학교 출신들이 많았어요. 저만 다른 학교에서 왔구요. 그래서 그런지 얘들끼리 다 친해보였어요. 제가 낄 틈도 없게. 그래도 어찌저찌 저는 친구를 사귀었어요. 친구는 처음에 굉장히 나에게 잘해주었어요. 이것저것 먹을 것도 주고 말도 자꾸 걸어주고. 전 항상 제가 먼저 다가갔지 누가 저한테 다가온 경험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 상황이 좋기도 했고 조금 낯설기도 했어요. 하지만 싫지는 않았죠. 얘때문에 학교 가는게 좋아지기도 했구요.
일주일 후. 저는 어김없이 학교를 갔습니다. 항상 나에게 말을 걸어주던 그 얘가 어쩐지 나에게 다가오지 않아요. 항상 나에게 말을 걸어주던 아이였는데... 그래도 점심시간에는 말을 걸어주겠거니 했죠. 하지만 그렇지 않았고 저는 결국 밥을 혼자 먹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혼자'에는 이미 익숙한데 저는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아침,점심,저녁을 매일 혼자 먹던 나여서, 혼자가 익숙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도 걔는 나에게 전혀 말을 걸어주지 않았어요. 그 이후로 학교가 끝날 때까지 저는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았어요. 물론 그 친구하고도요.
종례가 끝난 후 저는 락커로 갔습니다. 저에게 말을 걸어주었던 친구가 이 쪽으로 오는 걸 보았어요. 저는 당연히 나에게로 와 나에게 말을 걸어줄거라 생각했죠. 근데 내가 아닌 다른 애 옆으로 가더라구요. 그러고는 생글생글 그 아이에게 말을 건냅니다. 그 아이는 친구에게 웃음을 보입니다. 그리곤 둘이 학교를 빠져나가더군요.
저는 오늘 하루 내내 생각했습니다. 제가 뭘 잘못한건가요? 내가 혹시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게 있나 생각해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건 없었어요. 근데 그 아이는 저에게 더이상 말을 걸어주지 않아요.
여러분, 말해주세요. 도대체 제가 뭘 잘못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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