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노인은 부둣가에 삐걱이는 낡아빠진 의자에 앉아
그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뛰노는 청새치를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다.
눈을 감으면 떠오른다.
나이가 든 다는 것, 늙는다는 것을 나에겐 그저 백년이고 천년이고 평생 오지 않을 듯한 저 먼 훗날의 이야기로만 생각하던 때가.
만선의 기쁨을 사랑스런 아내와 이웃들 동료들과 나눌 때가.
슬프다. 저 청새치 비늘을 닮은, 바닷물을 닮은 시퍼런 눈물이 흐른다.
어째 창해에서 뛰노는 저 놈이 나의 시계추를 놀려먹고
그 튼튼한 꼬리로 시계추의 궁둥이를 세게 걷어차고서는 더 빨리 달려라! 하고 재촉하는것만 같아
자글자글한 주름에 주름을 더하여 눈에 힘을 주고 바다 한 가운데서 기다릴 그 놈이 보일때까지 이마에 핏발을 세우고 미간을 찌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