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너는 나의 자야,
나에게 있어선 내내 어여쁠 사람. 눈물길일랑 어서 지우고 눈가에 초승달만 걸어놓은 채 나를 봐주오.
이따금씩 달이 보고 싶은 날이면 꿈 속에서 하얀 얼굴을 매만질테니.
-자야-
2.
누군가의 눈동자 속이 아름다운 것들로만 채워지길 원한다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따뜻하고 편안한 곳에서만 울리기를 바란다면
누군가의 두 발이 비단처럼 고운 곳에서만 자리하길 바란다면
그것은 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3.
님이 떠난 후 아픔이 가실 때, 뒤늦은 슬픔이 찾아왔다.
소란스러워야 할 옆자리가 비어있었기에
내가 아픔을 못이겨 내질렀던 소리가 메아리 쳐 다시 내게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메아리-
4.
내 세상에서 있어 사랑은 오롯이 너를 위한 단어야.
5.
너는 지나치는 감기 같았으나
실은 온 몸을 뜨겁게 만드는 몸살이었다.
난 한 평생 내내 널 그리워해야할 것이니
너는 내가 평생을 앓아야 할 사람일 것이다.
-감기-
6.
내가 가진 얕은 글재주론 그대를 향한 감정을 담아내지 못 하네.
좁은 언어의 틈에 들어가기엔 내 마음이 너무 크기 때문이오.
글자로 아무것도 담아내지 못할 바엔 차라리 모든 여백에 내 맘을 담아 보내리라.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아, 빈 여백을 보거든 눈을 감고 내 얼굴을 그려주오.
-여백-
7.
내 인생이 백지라면 나는 모든 흰 부분을 너의 이름으로 까맣게 물들일 것이다.
8.
네 눈 속에 비치는 건
하얀 눈이라도 푸른 하늘이라도
이름 모를 들꽃이라도
모든 것이 아름다워
나의 시선 나만의 뷰
나만이 알 수 있게
나만이 앓을 수 있게
네가 보는 세상을 나에게만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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