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71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전체 게시물 알림
공지사항 실제연애 애니/2D 로맨스 SF/판타지 단편/수필 BL GL 개그/유머 실화 게임 미스테리/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죽을거야 전체글ll조회 136
춥지도 덥지도 않은 그저 그런 날, 날씨는 제법 선선한 편이였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내 발 밑엔 낙엽들이 스치며 고개를 들면 눈이 시릴 듯이 파아란 하늘이 높게 떠 있던 그런 날에 우연히 너를 다시 만났다.     

     

     

     

딱 이맘 때 쯤이였지. 네가 나에게 이별을 말한 날이.      

그 시절, 나의 전부였던 너는 나에게 너무나 가혹했다.      

한 치의 표정 변화도 없이 넌 나에게 그만 만나자고 말했고, 어렸던 나는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순간.      

넌 이렇게 될 나를 알았는지 망설임없이 나를 돌아서 버렸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왜? 라는 말도 나오지 않았어. 그냥...      

     

그게 너와 나의 마지막이었다.     

     

     

그 때 이후, 너와 나는 마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정말 길에서 우연으로도 마주칠 수 없었다.     

주위에서 너의 소식은 간간히 들려왔지만 들을 자신도 없었거니와 궁금하지도 않았다.      

너에 대해서 더 들을수록 더 아파질 것만 같아서.      

     

그렇게 혼자 아파했다.      

많이 사랑했던 만큼 많이 아팠고, 오래 좋아했던 만큼 오래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너를 못 보내겠다는 듯이 보내고 말았다.      

     

아아, 가슴 시리도록 아픈 너의 눈웃음.     

또 너를 떠올리게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너도 나도 훌쩍 자라 있었다.      

     

그 때도 많이 났던 키차이지만 너는 더 훤칠해진 키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고, 더 진해진 눈썹과 뚜렷해진 이목구비는 나를 놀라게 만들었지.     

     

     

나의 청춘을 더 파아랗게 해줬던 너,      

     

나의 학창시절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줬던 너,      

     

내가 처음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그런 너가 지금 내 앞에, 다시금 상상하지 못할 순간에 내 앞에 있다.     

     

나는 또 다시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너도 그랬을까. 너는 어땠을까.     

너도 많이 아팠니. 나만큼 많이 아파했니.     

     

아무 것도 담겨있지 않았던 너의 눈동자에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이 담겨진다. 그리고 그것은 시선을 나에게로 옮긴다.      

     

     

     

     

     

다가온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안겨진다.     

     

     

     

     

     

     

     

     

'잘 지냈지,'     

     

     

     

     

     

     

     

     

     

'보고싶었어.'     

     

     

     

     

     

바람이 불어온다. 선선한 가을 바람, 네가 참 좋아했었지.      

그때와는 사뭇 다른 바람, 그 바람이 널 스쳐간다.      

     

그리고 너란 바람은 다시 나를 스쳐간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바람
11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권태로운 일상에 대한 간단한 고찰1
10.30 23:34 l 조회 151
나는 너를 기억한다
10.30 23:20 l 조회 147 l 그라모니아
늦은 밤, 좁은 골목어귀에선
10.30 03:51 l 조회 159 l spsp
언니
10.28 22:11 l 조회 212 l
좋아한다
10.28 01:10 l 조회 155 l 디디두
나에겐 우주가 있었다
10.27 21:38 l 조회 197 l 그라모니아
음... 너는 말야
10.27 00:49 l 조회 61
나는 내일 너를 본다
10.26 23:39 l 조회 152 l 매일
너를 좋아한 나의 잘못이야,2
10.25 21:38 l 조회 156 l 매일
그렇게
10.24 17:46 l 조회 43
위로2
10.24 00:28 l 조회 208 l 디디두
이리로 와요 그대
10.23 01:52 l 조회 109 l 십칠
가지 못하는 날들에 대한 그리움
10.23 00:31 l 조회 115 l 십칠
느리게 걷고 싶었다
10.21 20:50 l 조회 136 l 그라모니아
중고 장터 🛒
비가온다
10.21 17:29 l 조회 60 l 움비리자
어쩐지 오늘
10.21 00:45 l 조회 160 l 디디두
바람
10.19 20:03 l 조회 136 l 죽을거야
2014-10-18
10.19 17:39 l 조회 82 l 개드
야 너2
10.17 23:29 l 조회 120
치맛단. 그것은 꽃과 같아 보였다
10.17 22:24 l 조회 145 l 추천 1 l 안녕나의열아홉


처음이전57585960616263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1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