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자주 꾸는 편이고,
예지몽을 꾸는 날도 있어서 항상 꿈에 예민해서
자고 일어나면 적어두고 기억하려고 애쓰는 편인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긴 꿈을 꿔서 일기형식으로 쓸려고 해.
어릴적에 이사다니는 일이 많았어
길면 2년 짧으면 6개월.
항상 이사를 갔던 집에서의 첫날은 같은 꿈을 꿔,
경비병 옷을 입은 남자 두명이 1층 현관에서 지키고 있다가
내가 나가려고 하면 '여기는 못나가겠다, 나갈수 있겠다' 이런식으로
나를 말리거나 배웅해줬지
얼굴을 보고 싶어도 키가 작아서 얼굴까지 손을 뻣을수가 없었어
그래도 항상 얼굴한번 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고,
이 꿈이 내가 중학생, 고등학생을 지나고
성인이 된 21살까지 이어졌었어
마지막으로 이사갔던 집에서 모든일이 벌어진거지,
꿈을 꾸면 생각보다 생생하고 가끔씩은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였어,
다행이도 1층 현관문 앞을 나가보면 경비병옷을 입은 분들이 있으면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구나 라고 느꼈지
이사온 첫날,
오른쪽 경비병이 나한테 말을 했어
'오랫동안 너를 지켰는데 이젠 니가 꿈속에 안왔으면 좋겠어'
그게 내가 그사람한테 처음으로 들었던 가장 긴 말이였어
솔찍히 꿈이지만 서운했어,
꿈이지만 몇 년을 봐왔던 사이인데,
더이상 안왔으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대답 할수가 없었어,
대답하는 순간 다시 못볼꺼 같았거든,
그러고 몇달동안은 꿈을 꾸지 않았어,
나는 꿈을 원했지만 몇달동안 한번도 다른꿈 조차도,
그때가 고3이였고,
나는 졸업하고 취업을 바로 했고,
바쁜 생활에 잊어버릴만 할 때,
다시 그 꿈을 꾸게 된거야,
출근 준비를 하고 가족들이 다 나가고
나는 씻고 문을 잠그고 집을 나섰는데 1층에 도착하고
경비병을 보는 순간 꿈이라고 느꼈지,
여전했어,
그 경비병들은 나한테 안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그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더라고,
좋았어,
나를 위해서 그 자리에서 꿋꿋하게 있던 그 경비병들이 좋았어
하지만 그 경비병들의 이야기는 달랐어,
내가 더이상 꿈에 안왔으면 좋겠다고 여전히 나한테 말을 했고
나는 얼굴을 보여주면 이 꿈에 대해서 잊고 살겠노라 말을 했어,
하지만 거부당하고 말았어,
얼굴을 보여주면 위험할꺼라고,
차라리 그런생각 하지 말고 꿈에 오면 자기들이 지켜주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더이상 말을 할수가 없었어,
너무 확고했거든,
우울해 하는데 왼쪽에 있던 경비병이 와서 토닥여 주더라,
미안하다고,
얼굴을 보여주는 순간 여기에 이렇게 서있을수 없을거라고 말을 하더라
나는 잃을수 없었어,
한편으로는 내 추억이자 나랑 학창시절을 같이한 사람들이잖아?
항상 내가 옆에서 쫑알쫑알 거려도 묵묵히 들어주고
토닥여 주던 그런 사람들인데,
근데 그러던 도중에 일이 생겨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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