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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날,
한기가, 나를 안는다. 
안기고 싶었던 대상이 마침 필요하던 참에 냉랭한 한기가 나를 따스히 안아준다, 
한기에 기댄다. 
필히 존재하기 마련인 원인이나,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는 외로움에, 안길 곳이 필요하다.
차가운 한기가 다리를 감싸안고, 팔을 감싸안고, 가슴을, 목을 감싸안는다. 
툭 쳐도, 때려도, 밟아도 미동도 없을 것인마냥, 기운 없이, 의식이 없는것마냥 늘어진 팔이, 한기에 징그러운 닭살이 올라옴으로써  반응한다.
그 징그러운 팔은, 한기를 맞이하고 한기는 이어 더 올라와 몸 전체를 감싸안는다.
어느새, 한기가 옥죄여 온다. 
천천히 한기가, 목을 옥죈다.
답답하나, 숨이 막힐 듯 하나, 한기에 기댈 수 밖에 없다.
차라리 그것이, 숨을 끊어 놓고 말 것만 같은, 외로움보다는 따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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