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게이가 쓰는 연애담
' 鍾路眞談 [종로진담]'
20대의 중반을 지나쳐왔습니다.
어쩌면이대로 사라져 버릴 내 꿈같은 추억들을 가슴속에만 묻어두기 아까워 조금의 용기를 내어 적어봅니다.
화려한수식어보단 굵직하고 무덤덤한 문채로 과거를 회상하며 이 공간 안에 내 진심이 담기길 바래봅니다.
EP. 0. 프롤로그
내가 인정하기 어려웠기에 남들 보고 나와 같은 삶을 살라고 하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것 같아요.
나 스스로 조차 굉장히 많이 부정했으니까요. 평범하게 살고 싶었고남들처럼 결혼하면서 아들 하나 딸 하나 잘 키우며 가정을 이루고 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내가 게이라는걸 인정한 후부터 그건 하나의 허상에 불과했죠.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에게 커밍아웃을 한지는약 1년이 조금 안되었네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친구들은 날 알았지만, 거짓 없는 나를 안 지는 1년이 조금안되었습니다. 정말 오랜 시간과 고민 끝에 커밍아웃을 했어요.
가장 믿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믿었지만 그래도 쉽게 할 수 없어 30분을 망설이다 말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우려했던 것처럼 커밍아웃을 했다고 해서 이 친구들과의 우정이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아쉬움은 더욱 커진 것 같아요.
‘야, 나 여자 친구 생겼다.’
‘축하해, 인마’
친구는 핸드폰 속 사진을 들이밀며 나에게 말했죠,
‘어때? 이쁘지?’
‘ 그래 이쁘다 인마, 여자친구가 아까울 정도로’
‘뭐 새꺄?’
소주잔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고등학교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질 않았어요. 오랜만에만나 더 행복했고 진한 남정네들의 수다.
여자 친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결혼할 나이가 되고,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내 친구들이 문득부러웠어요.
‘야, 나는 너네가 너무부럽다’
‘갑자기 총 맞았냐? 웬봉창 두드리는 소리냐?’
‘그냥, 너넨 사랑하면결혼하면 되잖아’
내 말 한마디에 술자리의 분위기가 숙연해지는 것이 느껴졌어요. 여기서그만 했어야 했던 걸까요.
하지만 가슴속 맺혀있던 한은 제 입을 막지 못했어요.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불법이래, 그래서 사랑해도 결혼할 수도 없데.’
친구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어보는 저의 고민이었을 거예요. 이런고민은 어디 가서 얘기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장르니까요. (웃음)
그날 술을 친구들이 냈습니다. 나는 축의금도 못 받는 불쌍한 애라나뭐라나 뭐 친구들이 뭐라고 말하는 꽁술에 그저 기분이 좋을 뿐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은 많았지만아직까지 내 삶은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띠릭”
그리고 그 순간, 제 폰으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Will continue on the next 1 episode
EP.01
[ 답장은 쉽지만, 답신은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