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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너에게 연락을 했을 텐데.

내 감정이 우선이었던 작년과 달리 이제는 창피한 기억들과

너의 감정들이 우선시되어서 연락조차 함부로 못 하게 되었다.







사실 이제는 널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뤄지지 못한 짝사랑의 미련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너의 생각을 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렸고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너의 생각을 하고 있고

그게 나에게 독이 되는 것 같아 널 떠올리지 말자고

다짐하는 순간에도 네 생각이 났다.






널 처음 좋아할 때 너와 함께하는 미래를 상상하지 않았다.

 항상 내가 상상하던 일들은 안 일어났었기 때문에

 그게 두려워서 일부러 억눌렀다.

혹시나 내가 너와의 미래를 상상해서 안 이루어진 건 아닐까 하는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상상을 억누르고 그저 현재만 생각했다.

너에게 연락을 하고 싶어서 같이 벚꽃을 보고 싶어서

연인이 되고 싶어서 카톡을 했다.

 너의 대답 하나하나에 떨렸고 좋았고 또 슬펐다.

말하지 않아도 너와의 연락에서 느껴지는 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형식적인 대답과 나에게만 붙어있는 물음표.


나만 네가 궁금했었다.







너에게 고백을 했다. 사실 우리 둘 다 알고 있었을 거다.

 끝이 정해진 고백이었단 걸.

 너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때의 난 내 감정을 버틸 수 없었고 그래서 터뜨렸다.

마지막이라며 널 보냈다.

예상했기 때문이었을까, 그 날은 슬픈 영화를 봤을 때보다

적은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심장 소리가 들린다고 착각할 만큼

 심장이 크게 뛰었다.

실구별도 잘 되지 않았다.

어제 했던 고백은 꿈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 현실이구나 느낀 순간

그저 다시 자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꿈속에서 살고 싶은 기분이었다. 깨고 싶지 않았다.

정말 지독히도 아팠다.

쉽게 낫던 감기조차 한 달이 넘도록 낫지 않았다.

감기가 나을 때 즈음 내 감정도 진정이 되었다.







진실게임의 단골질문을 받았다.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런 질문을 할 거면 소개나 해달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답했다.

“아니, 없어”

 만약 아직 좋아한다고 말을 한다면

널 향한 내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까 봐 무서워서

그렇게 대답을 했다.

 대답만이라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사실 이 대답은 나에게 세뇌하는 거다.

난 더는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넌 그냥 경험일 뿐이라고.

그리고 그런 세뇌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네 생각을 해도 예전만큼 떨리지 않았고 아프지 않았다.







널 만나고 싶었지만 만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이중적인 마음을 난 꽤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널 봤을 때 난 그냥 널 만나고 싶었던 거구나 깨달았다.

내가 했던 세뇌조차 아무 소용없었다는 사실도.







둘이서만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이 어색했다.

 무슨 말을 해야 될까 그냥 무시할까 이런 갖가지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네가 말을 걸었다.

날씨가 춥다는 일상적인 얘기로 시작하며 머리는 언제 잘랐느냐며

 나에게 물었다.

말문을 트니 대화가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다.

아직도 널 좋아하는 내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들키면 또 작년과 같은 일이 반복될까 두려워서 친구처럼 편하게,

조금 막대하며 말을 했다.

그 날 집에 가고 핸드폰 보니 너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조심히 들어가고 다음에 보자며.

그런 상투적인 톡 하나에 의미부여가 됐지만,

최대한 아니야, 얜 날 친구로 대하는 거라며 날 달랬다.







그 후 너와 꽤 많이 만났다.

물론 둘이서만 만난 건 아니었지만

 우린 항상 같이 버스정류장을 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장난을 치고 정말 친구가 된 것 같았다.

연락도 했다.

별거 아닌 얘기들이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해야지 생각했다.









그러다 내가 너에게 미안한 일이 생겨

밥을 사주겠다며 약속을 잡았다.

사심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어쨌든 미안한 마음이 더 컸고 그래서 만났다.

 그런데 난 작년보다 우리가 아주 친해졌다 생각했는데

넌 아니었나 보다.

작년과 똑같은 어색한 분위기였다.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왜 이런 걸까, 왜 작년과 똑같지, 내가 불편한 건가.

마지막이라서 많은 얘길 하고 싶었고 즐겁게 보내고 싶었는데

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 날은 같이 버스도 타지 못했다.

엉망이었다.









네가 군대에 갔다.

편지 주소가 나왔다.

 쓸까 말까 하는 일주일은 고민했었다.

뭐라 쓰지, 내가 아직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나에게만 의미 있는 고민을.

뭐, 결론을 말하자면 쓰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심적으로 지쳤다.

래서 널 좋아하는걸 그만해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래서 못 썼다.








나는 한번 사는 인생 후회 없이 살고

후회할 거면 하고 후회하자는 신조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널 꾸밈없이 좋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

런데 자꾸만 후회된다.

돌이킬 수 없는 걸 아는데도 후회된다.

그때 그 행동을 하지 말걸, 고백하지 말걸, 좋아하지 말걸,

널 만나지 말걸, 너와 친구가 되지 말걸.

수백 가지 후회를 하고 바꿀 수 없는 과거를 자꾸 생각한다.








요즘에는 부질없는 생각들을 한다.

 미친 척하고 한 번만 안아달라 할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열 번 찍어볼까,

술 먹자고 약속을 잡을까 봐 뭐 그런 생각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어렵게 친구가 되었는데

이 관계라도 유지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어렵다 정말.









널 좋아하는 마음에 의문이 든 적 있었다.

사랑하면 보내준다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되길 빌어준다는데

나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다.

차라리 평생 혼자였으면,

그리고 이렇게 널 좋아한 나를 그리워했으면

아니, 생각이라도 했으면.

이런 악독한 생각만 하는데 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은 이런 마음이 당연하다고 난 생각한다.

이뤄지지 않은 짝사랑에 대한 치기 어린 질투 그 정도라고.

안 그래도 가슴 아픈데 이런 마음마저 잘못된 거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그러니 이런 마음은 당연하다.










사실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다.

우린 생각보다 둘이서 한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주말에 시간 되면 놀러 가자는 내 카톡에 왜 전화했는지,

우리 둘이 만나던 그 날 왜 내가 끼고 오라 한 귀찌를 하고 왔는지,

 춥다고 말한 적도 없는 나에게 왜 옷을 빌려줬는지,

가지 말란 내 말에 정말 막차 타고가지 않고

왜 나중에 만원이 넘는 거리를 택시 타고 갔는지,

오랜만에 만났던 날 나랑 그저 친구로 친해지고 싶어서

 1년 동안 하지 않은 먼저 카톡으로 선톡을 보낸 것인지,

내가 타는 버스를 왜 매번 같이 타고 갔는지,

내가 고백한 날과 같이 공연한 날

그리고 내가 너무 취해 네가 집까지 데려다준 날들에

바뀐 프로필 음악의 의미,


 내 고백에 왜 거절도 긍정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는지

물어보지 못할 물음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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